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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개막 특집] 지크 스프루일 스카우팅 리포트 스카우팅리포트

류지호 (gulakk***)
2016.05.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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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파이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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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를 마친 지크 스프루일(사진: 본인 SNS)


[비즈볼 프로젝트 박지훈] 올 시즌을 준비하는 기아 타이거즈의 화두는 막강한 선발진이다.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된 양현종, 선발로 다시 돌아올 윤석민, 그리고 지난 시즌 9승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인 임준혁까지 KBO 어느 팀 부럽지 않은 국내 선발진을 지녔다. 여기에 일찌감치 헥터 노에시 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마쳤다. 그리고 기아는 선발 로테이션 마지막 한 자리를 채울 선수로 프리미어12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지크 스프루일을 택했다.


 

BACK 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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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의 마이너리그 & 메이저리그 성적(자료출처: 베이스볼 아메리카)


지크는  2008년  2라운드 전체 70번으로 애틀란타의 지명을 받아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첫 시즌이었던 2008년 루키리그에서 10게임에 출장해 7승 무패 2.93의 ERA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인 그는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선발투수 수업에 들어갔다. 2009년에는 로우A에서 등판한 20경기 중 19경기에 선발로 나와 116이닝을 던지며 8승 6패 3.06의 ERA를 기록했다. 그리고 시즌 후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그를 팀 내 유망주 8위에 올려 놓으며 미래에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좋은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다음해인 2010년, 지크는 하이A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도중, 덕아웃 벽을 치다 부상을 입어 시즌을 마감했다.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한 부상 이후 지크는 보다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직전 시즌 고비를 겪었던 하이 A 무대에서 20경기에 선발로 나와 7승 9패 3.19의 ERA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기록은 129.2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23개만을 내준 볼넷이었다. 이 해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는 지크를 팀 내 최고의 컨트롤을 지닌 유망주로 평가하면서,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하락했던 팀 내 유망주 랭킹에서도 다시금 9위에 올려놓았다. 시즌 막판에 상위 마이너리그인 AA 무대를 밟은 지크는 이듬해까지 팀의 건실한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추후 메이저리그 3~4 선발을 맡을 수 있는 재목으로 기대 받았다.


눈에 띄진 않지만 차분히 성장 중이었던 지크에게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13년 1월이었다. 당시 애틀란타는 저스틴 업튼을 받는 댓가로 마틴 프라도, 닉 아메드 등과 함께 지크를 애리조나로 트레이드 했다. 지크는 이적 후 AA레벨에서 5경기 동안 1.42의 ERA를 기록했다. 그러자 애리조나는 AAA를 건너뛰고 그를 메이저리그로 콜업시켰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고, 결국 AAA로 내려가 시즌을 마쳤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진 못했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은 지크는 2014 시즌 전 유수의 매체들에 의해 메이저리그 로스터 한자리를 두고 경쟁할 선수로 지목되었다. 매체들은 건실하게 쌓아온 마이너리그 커리어와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경험이 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2014 시즌은 그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투수에게 악명이 자자한 애리조나 산하 AAA팀 레노의 홈구장을 버티지 못하고 6점대의 ERA를 기록하며 무너진 것이다. 그럼에도 시즌 말미에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잠시 밟긴 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은 남기지 못하고 결국 시즌 후 보스턴으로 두 번째 트레이드가 되었다.


2015시즌을 보스턴 산하 AAA팀에서 보낸 지크는 시즌 후 프리미어12 미국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고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인 한국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리고 그 경기는 지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었다. 추운 날씨에도 150km/h가 넘는 패스트볼을 던지며 6이닝동안 3피안타 7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미국 대표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이 모습은 KBO 스카우터들의 이목을 끌어 잡았다. 이후 계약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마이너 FA 신분이었던 지크는 기아와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하며 KBO로 무대를 옮겼다.


 

SCOUTING REPORT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지크의 강점은 195cm에 90kg의 좋은 체구를 잘 이용하는 부드러운 투구폼과 여기서 파생되는 안정적인 제구력, 그리고 좋은 무브먼트를 지닌 패스트볼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크는 미국에서 보낸 8년 동안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총 191경기 903이닝을 던졌고, 이 동안 총 238개의 볼넷을 내줬다.(9이닝당 2.37개) 비록 표본은 적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9이닝당 2.38개의 볼넷을 내주면서 컨트롤에 있어서는 리그 수준을 따지지 않고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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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의 메이저리그 투구 분포(사진: 브룩스 베이스볼)


단순히 볼넷 수 이외에도 지크가 공략한 스트라이크 존과 타구 비율을 보면 그의 강점을 알 수 있다. 낮게 제구 된 싱킹성 패스트볼은 많은 땅볼을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구종이다. 거기에 세컨 피치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것 또한 땅볼 타구를 양산해내는 좋은 방법이다. 지크는 바로 이 두 가지 레퍼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투수로 마이너리그 통산 1.47의 GB/FB를 기록했다. 역시나 표본이 적은 메이저리그에서도 1.17의 GB/FB를 기록하며 뜬공보다 많은 땅볼을 만들어냈다.


패스트볼의 구속 또한 KBO에서는 충분히 강점이 될 수 있다. 시속 90~94마일, 약 144~151km/h로 형성되는 패스트볼의 구속은 비록 미국에서는 평범했지만 한국에서는 상위권에 해당하는 속도이다. 실제로 지난 프리미어12에서도 최대 153km/h를 기록하면서 많은 팬들과 스카우터들을 놀라게 했다.


이렇게 지크가 좋은 제구력과 패스트볼을 지녔으면서도 메이저리그에 안착하지 못한 이유는 패스트볼을 뒷받침 할 변화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드래프트 당시의 지크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마이너 단계를 올라갈수록 슬라이더보다는 체인지업에 대한 평가가 좋아졌다. 아무래도 자신의 강점인 싱킹성 패스트볼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궤적이 비슷한 체인지업 연마에 힘을 쏟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체인지업은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통할만한 수준까진 발전시키지 못했고, 좋은 평가를 받던 슬라이더 마저 상대 타자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쉽게 공략당했다.


밋밋한 변화구 이외에도 스태미너가 지크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특히 경기 중 스태미너가 떨어지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지명 당시부터 경기 초반 구속을 경기 후반까지 유지하지 못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을 들었다. 실제로 지크는 데뷔 이래 하위 마이너 레벨에선 줄곧 선발로 뛰었지만, 메이저 레벨에 근접했던 지난 2년간은 선발과 불펜을 겸했지만, 불펜으로 등판하는 횟수가 더 많았다.


 

THE FUTURE


기아는 지난 시즌 조쉬 스틴슨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싱킹성 패스트볼을 통해 많은 땅볼을 양산해 내는 유형으로 외국인 선수 슬롯 한 자리를 채웠다. 스틴슨은 기대 만큼 많은 땅볼을 만들어 내며 ‘땅볼 요정’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불안한 제구력과 경기 초반 흔들리는 약점을 드러내며 결국 재계약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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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지크는 스틴슨과 같은 약점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뛰어난 제구력은 미국에서도 인정 받은 강점이고 부족한 스태미너로 인해 경기 후반이 불안할 뿐 초반만큼은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보여주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비록 스틴슨보다 삼진 능력은 떨어지지만 지크는 기본적으로 삼진 보다는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투수이니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홈런 억제에 있어서도 스틴슨 보다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무대에 발을 들여놓기 직전 시즌을 비교해 보면 스틴슨은 AAA에서 9이닝당 1.5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반면 지크는 9이닝당 0.63개의 홈런을 허용하면서 스틴슨보다 1개 가까이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KBO에서 스틴슨의 9이닝당 홈런수가 0.8개로 미국에서 보다 절반 가량 줄어들었음을 감안하면, 지크는 이 보다 훨씬 더 좋은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지난 시즌 실패했다고 규정할 수 있는 스틴슨에게 비교우위를 점한다는 것일 뿐, 지크가 한국 무대에서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되지 못한다. 특히 계속해서 지적 받아온 스태미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시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용규처럼 투구수를 늘려 투수를 괴롭히는 타자들이 많은 한국에서 이러한 약점은 상대에게 쉬운 공략 포인트가 된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들에게 많은 이닝을 기대하는 KBO의 리그 특성상 부족한 스태미너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지크는 분명 좋은 체격, 부드러운 투구폼, 뛰어난 패스트볼 이라는 다양한 장점이 있는 선수이다. 하지만 밋밋한 변화구와 부족한 스태미너 라는 분명한 약점도 지닌 선수이다. 또한 땅볼을 양산해내는 유형의 투수이기에 내야진의 도움이 필수적인 선수이다. 한마디로 지크는 가진 재능은 좋으나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한 투수라는 것이다. 과연 알맞은 관리를 통해 기아 선발진의 방점을 찍는 선수가 될까, 아니면 KBO에는 어울리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되게 될까. 올 시즌 지크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기록 출처: Baseball-Reference, Fangraphs, Baseball America, Baseball Prospectus, MLB.com, BroocksBaseball,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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