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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원과 운동선수가 꿈이었던 부산 소녀는 지하철 보안관이 돼 서울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하루에 2만 보를 넘게 걷고 지하철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을 쫓다 보면 몸이 성할 날이 없다. 하지만 그는 안전을 지키는데 이런 상처 따위는 아무렇지 않다고 말한다. 새내기 생활 체육 야구 선수가 아닌 서울시 지하철 보안관 이주연의 이야기는 어떨까?
지하철 보안관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어릴 적 꿈이 경호원이랑 운동선수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이와 관련된 직업을 찾다가 지하철 보안관을 알게 됐어요. 경력을 쌓기 위해 은행 청원 경찰도 하고 공부도 고등학교 때보다 열심히 했어요. 야구도 하고 있으니 꿈을 다 이룬 셈이네요. (보안관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요?) 지하철과 역사 안에 몰카범 같은 질서 저해자들이 없는지 확인하며 쾌적한 지하철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피곤하지는 않나요?
어려운 건 아니에요. 저희는 2주에 한 번씩 시간대를 이동하며 2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어요. 주간일 때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야간 근무는 오후 4시부터 오전 1시까지요. 아무래도 교대 근무다 보니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야간 근무를 하더라도 퇴근하고 2시 안에는 잠들려고 해요. 규칙적인 생활이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가장 좋으니까요.
야구를 할 때도 애로사항이 있을 것 같아요.
올해 초만 해도 토요일과 빨간 날은 쉬어서 문제가 없었어요. 근데 근무 형태가 바뀌면서 주말도 반납해야 할 때가 있어요. 그때는 동료 선배들한테 양해를 구하거나 일정을 조율해 어떻게든 야구 경기에 참석하려고 해요.
지하철 보안관과 야구의 닮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수비를 도와주기 위해 백업을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리고 공이 빠지지 않도록 지켜야 하고요. 그런 점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보안관의 일과 장소만 다를 뿐 같은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수습생 기간 때 선배들과 근무하다가 외국인 여성이 과호흡 증상으로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어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뛰어가서 응급처치했죠. 빠른 조치로 안전하게 귀가시킬 수 있었어요. 그때 응급처치를 공부하길 참 잘했다고 속으로 칭찬을 많이 했어요. 한 사람의 생명을 살렸다는 거에 큰 보람을 느꼈어요.
# 더 높은 곳을 향해! 목표는 국가대표!
신인 선수 이주연. 그에게는 원대한 목표가 있다. 바로 자신의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다. 비록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운동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신념으로 그녀는 벌써 등정 준비를 마쳤다.
올해 여자 야구 월드컵이 열렸어요. 국가대표에도 관심이 있나요?
교대근무를 하면서 열심히 챙겨봤어요. 아직은 큰 포부일 수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팀에서 자리매김한 후 국가대표팀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먼저 국가대표 상비군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에 향후 3년 안에 국가대표 주전 선수가 되는 게 목표예요. (상비군 발탁이나 테스트가 따로 있는 건가요?) 매년 봄에 모집하고 테스트를 보는 거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동계 훈련이 저한테는 정말 중요해요.
여자 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좋은 현상이에요. 이제는 그런 관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자 축구나 배구, 농구처럼 좋은 인프라 구축돼서 여자 야구도 전문성이 있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하고 있어요.
그 소망이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올해 첫 시즌을 보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인가요?
5월과 6월에 진행한 익산시장기 전국 여자 야구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 팀이 결승에 진출해 대구 아레스 팀을 상대로 엎치락뒤치락하다가 1점 차이로 이겼거든요. 처음 맛본 우승이라 아직도 벅차오르네요. 여자 야구는 퓨처 리그와 챔프 리그가 있는데 이번 대회 덕분에 챔프 리그로 승격하게 됐어요.
최근에는 이천에서 2018 LG배 한국 여자 야구대회도 열렸어요.
LG배에서는 처음으로 챔프 리그 팀과 경쟁하게 됐어요. (성적은 어땠나요?) 이틀 연속 패배로 빠르게 짐을 챙겼습니다. (웃음) 저희가 경력도 짧고 손발을 맞춘 게 아직은 오래되지 않아 승부에서 밀렸어요. 비록 졌지만 좋은 소질을 가진 선수들이 많으므로 리그를 좀 더 경험한다면 금세 강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 성장의 발판 시민리그
이스트서울과 이주연은 올해 ‘2018생활체육서울시민리그 S-리그’(이하 시민리그) 시민리그 야구리그에 참가했다. “시민리그는 저에게 성장의 발판 같은 곳이에요. 연습만 한다고 해서 실력이 향상되지 않잖아요.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인데 시민리그는 저에게 있어서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해요.”
시민리그에 참가하면서 느낀 소감이 궁금해요.
올해 2월에 입단하고 그리고 바로 3월에 시민리그에 참가하게 됐어요. 열정은 넘치지만 아직 야구를 잘 모르다보니까 다치고 아웃되면서 배웠어요. (웃음) 그래도 좋았어요. 연습만 매일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늘 수 없잖아요. 연습에서 채워지지 않았던 부분들을 경기를 통해 채울 수 있어 뜻깊은 리그였어요. 이런 시민리그처럼 리그들이 많이 생겨서 그래서 저를 포함해 여자 야구인들이 많은 경험을 통해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1월 3일 통합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패배했어요.
정말 아쉬웠어요. 솔직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1이닝 때 다득점을 못했던 게 패배의 요인이에요. 그날따라 저희 팀 불방망이가 안 나왔거든요. (시무룩) 수비는 잘했는데 타격이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2018년을 돌아보면서 팀 내 수훈 선수를 꼽자면 누구인가요?
팀원이자 감독님인 이수연 선수를 꼽고 싶습니다. 저보다 20살이 많으세요. 그런데도 힘든 포지션인 포수를 보고 계시거든요. 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경기 중 눈물이 핑 돈 적이 있어요. 정말 아낌없이 손뼉 쳐 드리고 싶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감독님 사랑합니다!
이주연에게 야구란 어떤 존재인가요?
삶의 원동력이자 제 꿈을 실현해주는 존재예요. 제 안에 열정이 되게 많아요. (웃음) 그런 것들을 야구라는 뚜렷한 목적을 통해 해소하고 삶을 살아가는데 추진력이 돼주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팀원들에게도 한마디 부탁드려요.
우선 총 감독이하 운영진 분들이랑 팀원들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 항상 노력하려고 하는 제가 될거고 지금처럼 팀워크랑 그리고 이제 뭐 혼자 하는 야구가 아니기 때문에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팀이 더 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소통도 많이 하고 그러다보면 좋은 경기력과 좋은 분위기를 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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