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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그 Talk] 이화플레이걸스, 간절한 승리-② 서울시민리그(S-리그)

dugout*** (dugout***)
2018.05.31 12:50
  • 조회 3355
  • 하이파이브 2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팀을 이루니 학업과 취미, 동아리 성적까지 신경 쓸 부분도 많다. 그럼에도 주 1회 정기 훈련에 평일 저녁에도 시간을 내어 훈련한다. 이들의 야구 열정을 뒷받침하고자 지난 2016년 8월 말에는 LG 트윈스의 박용택이 일일 코치가 되었다. 에디터가 당시 이야기를 꺼내기가 무섭게 허은비는 탄식을 뱉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Dayoung Yun Location Ewha Womans University

 

허은비 (4).jpg

 

 

 

그때의 기억이 그리워서 탄식이 절로 나오시는 건가요? (웃음)

아니요. 제가 못 간 게 아쉬워서요. (씁쓸) (혹시 두산 팬이어서 안 가셨던 건 아니죠?) 에이, 그럴 리가요. (웃음) 그 날이 일요일이었거든요. 교회에 가느라고 못 갔어요. 어쨌든 제게 야구는 취미 생활이니까요. 저희는 여느 생활 체육 팀과는 달리 정기 훈련도 토요일에 해요. 다른 팀들은 보통 일요일에 하거든요. 팀원의 사정에 맞춰 조정하는 훈련 일정인 셈이죠.

 

 

말은 그래도 아쉬웠겠어요. 다녀온 친구들 반응은 어땠어요?

우선, 호감도가 말도 못 하게 높아졌어요. 한동안 저희 동아리는 박용택 팬클럽이었답니다. (웃음) 친절하고 다정하고, 한마디로 스윗하셨대요. 다녀온 친구들이 제일 많이 해준 이야기는 캐치볼에서 신경 쓸 부분이었어요.

 

 

캐치볼이요? 연습할 때 특히 더 도움이 될 조언이었겠네요.

캐치볼을 할 때 보통 던지는 거에 더 집중하기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박용택 선수는 캐치볼을 할 때 받는 것에 더 집중하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저희들끼리 연습할 때 받는 걸 더 신경 쓰고 있어요.

 

 

박용택 선수의 일일 코칭이 몇 년째 도움이 되고 있네요. 훈련할 때 코치가 따로 있나요?

코치가 따로 있지는 않아요. 1주일에 한 번 주말에 하는 정기 훈련 때 각자 자기가 알고 있는 걸 공유하는 식이에요. 저희 팀의 어떤 친구는 S-리그에서 저희가 상대했던 팀과 예전에 연습을 같이한 적이 있다고 해요. 요즘 저는 쌍문동 엠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 열리는 야구 강좌를 듣고 있어요. 각자 훈련을 준비해 와서 서로가 서로의 코치가 되어주는 거죠.

 

 

십시일반으로 야구 훈련을 하는 거네요. 연습 외에 각자 야구 공부를 따로 하다니 열정이 대단해요. 환경이 열악해서 대체로 힘들기는 하겠지만, 야구에서 언제 가장 힘든가요?

팀 기준에서는 운동장이 너무 좁은 거요. 펜스가 낮아서 공이 넘어가거든요. 그리고 평일 저녁에 연습할 때 이 운동장에서 주변 주민들이 운동하기도 하거든요. 잘못하다가는 그 분들이 맞을 수도 있어서 신경 쓸 부분이 많죠. 또, 재정적인 부분이요. 야구용품 거의 다 사비로 사니까요. 가장 아까운 건 배팅장갑이에요. 제일 비싼 건 유니폼이고요.

 

 

국내 유일무이 여자 야구 동아리로 관심도 받았었는데, 외부 지원은 따로 없나요?

학교 중앙 동아리라서 나오는 동아리 지원비가 있죠. 용품 등을 사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감사히 받고 있어요. 팀이 처음 창단할 때에는 지원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열정 없이는 못할 취미를 유지하는 중이네요. 계속 힘든 이야기만 했으니 다른 이야기를 해 볼까요. 야구를 할 때 가장 도움 되는 자신의 성격은 무엇인가요?

성실한 거요. 여태까지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훈련을 다 나왔어요. 훈련에 빠지지 않고 늘 성실히 임하는 게 제 장점 같아요. 그거 하나는 자신 있어요.

 

 

허은비 (8).jpg

 

 

닮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일단 제가 찬양하는 마이크 트라웃 선수요. 그런데 요즘은 투수로 시합에 많이 나가다 보니 장원준 선수가 좋아요. 장원준 선수는 항상 꾸준하고 일정하잖아요. 저는 장원준 선수와는 달리 우완이지만 (웃음) 그래도 그 꾸준함을 닮고 싶습니다. 스스로 저의 꾸준함이 자신 있으니까요.

 

 

달콤한 승리를 향하여

 

 

‘야구는 취미 생활이니까요’ 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나 그 열정은 야구를 업으로 삼고 있는 프로선수들 못지않았다. 취미라는 야구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도 분명 있을 터였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 허은비는 수줍게 답했다.

 

 

“저희 팀의 아주 오래된 목표, 1승을 하고 싶습니다.”

 

 

안 그래도 다른 인터뷰에서 목표가 1승이라는 글귀를 읽었어요. 그래서 이뤘는지 물어보려 했는데, 아직이었군요.

오래된 목표예요. (웃음) 그렇지만 이젠 정말 할 거예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올해 졸업인데 졸업하기 전에 반드시 1승 할 수 있다고 믿어요.

 

 

만약에 1승을 한다면 어떨 거 같아요? 1승을 했을 때 이룰 수 있는 공약이어도 좋아요.

아, 어렵네요. 동아리 하는 내내 꿈꿨던 순간이에요. 그래서 항상 팀원들이랑 1승 하면 내가 이런 거까지 할 수 있다는 농담을 자주 했거든요. 그럴 때는 쉽게 나오던 말들이 인터뷰에서는 어렵네요. (과제 대신해주는 건 아니었고요?) 1승 하면 뭐든지 다 해줄 수는 있는데 과제는 안 돼요. (웃음) 확실한 건 1승 한 순간 기뻐서 펑펑 울 것 같아요.

 

 

허은비 (5).jpg

 

 

허은비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요?

동아리 친구들과 야구에 대해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야구,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라고요. 영화 <아가씨>에 나오는 말을 패러디 한 거죠. 야구를 보기 시작한 것, 그리고 하기 시작한 것이 저를 힘들게 함과 동시에 행복하게 해주거든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너무 커요. 그런데 좋을 때의 달콤함이 모든 걸 이겨버리죠. 그래서 계속 함께하게 돼요.

 

 

마지막으로, 이화플레이걸스에게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현재 훈련하는 운동장이 열악하기는 해도, 정기적으로 훈련할 공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올해 참가하는 S-리그 같은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렴한 참가비로 서울시에 있는 난지 한강 야구장이라든지, 신월 야구장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야구 관련 시설들이 많이 개방되어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즐기고 싶습니다.

 

 

***

팀원들에게 한마디를 남겨달라고 하니 “늘 고맙고, 힘내서 올해 꼭 1승 하자”며 어색하게 정말 한 마디만 남겼다. 팀원들에게만 남긴 말은 한마디에 불과했지만 인터뷰 내내 야구, 그리고 이화플레이걸스를 향한 허은비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바람대로 올해에는 이화플레이걸스가 뜻깊은 1승을 거두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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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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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장준호
    • 2018.06.03 14:10
    • 답글

    아무리 그래도 시계는 아닌거 같은데요

    • 등급 야구배트
    • 2018.06.07 12:22
    • 답글

    야구에 대한 열정 응원합니다!

    • 등급 올드앤뉴
    • 2018.06.08 11:52
    • 답글

    야구는 승부 보단 플레이 를 즐기는 운동,..단당신의 기록을위해 노력하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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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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