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KBO 개막 특집] 마이클 보우덴 스카우팅 리포트 스카우팅리포트

류지호 (gulakk***)
2016.04.23 04:35
  • 조회 2208
  • 하이파이브 4

[비즈볼 프로젝트 반승주]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에게 지난 시즌 유일한 흠은 외국인 선수 농사에 완전히 실패했다는 점이었다. 5년 연속 두산의 유니폼을 입은 니퍼트는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고, 시즌을 함께 시작한 마야와 루츠 그리고 이들을 대체한 스와잭과 로메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팀을 떠났다. 이에 5명의 선수가 지난해 기록한 WAR(스탯티즈 기준) 총합은 4.09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14.png

 

마이클 보우덴(사진: 두산베어스 제공)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니퍼트를 제외한 나머지 2명의 선수와는 이별을 통보했다. 니퍼트와는 해를 넘기긴 했지만 지난해 보다 약간 삭감된 금액에 재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두산은 니퍼트와 재계약 하기 전에 이미 그의 파트너를 영입했다. 바로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의 탑 유망주 출신 마이클 보우덴이다. (계약금액 65만 달러)

 

 

BACKGROUND


마이클 보우덴은 1986년생으로 만 29세의 우완투수이다. 미국 오대호 연안 일리노이 주 출신으로 시카고 컵스 팬으로 자란 그는 와밴지 밸리 고등학교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눈에 띄었다. 보우덴은 고등학교 시절 19K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바 있는데, 이 때 제이슨 맥러드 보스턴 스카우팅 디렉터에 눈에 띄게 됐다. 보스턴은 2005년 드래프트를 앞두고 페드로, 데릭 로, 올랜도 카브레라 등이 이적하면서 꽤 많은 상위픽을 갖고 있었고, 보우덴을 그들이 1라운드에서 가장 마지막에 갖고 있었던 샌드위치픽 전체 47순위로 지명했다. 2005년 드래프트는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성공한 드래프트 중 하나로 불리며 보스턴이 1라운드와 샌드위치픽에서 지명한 5명의 선수는 모두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보스턴의 2005년 드래프트 1라운드+샌드위치픽 결과(bWAR)

23순위: 자코비 엘스버리(26.3)

26순위: 크레익 한센(-1.9)

42순위: 클레이 벅홀츠(15.7)

45순위: 제드 라우리(9.1)

47순위: 마이클 보우덴(0.8)


드래프트 된 후 곧바로 루키리그를 소화한 보우덴은 곧바로 베이스볼아메리카가 선정한 유망주 팀 랭킹에서 11위에 선정되며 유망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듬해 로우 싱글 A에서 시작한 보우덴은 선발로 24경기에 나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풀시즌을 보냈다. 비록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시속 90마일 초반임에도 주무기인 커브가 빛을 발하며 118개의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보우덴이 유망주로서 가장 경쟁력이 있었던 부분은 젊음이었다. 그는 같은 해 드래프트 된 클레이 벅홀츠와 곧잘 비교되었는데, 스카우터들은 2살 어린 보우덴을 더 선호했다.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마운드 위에서 승부근성이 좋았으며, 코칭스태프로부터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자세도 뛰어났다. 보스턴도 보우덴을 2-3선발급 자원으로 분류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게 했다.


더블A 승격 후 다소 고전하긴 했지만, 2008시즌 9승 4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보우덴은 7월 트리플A에 승격해 7경기를 소화하며 마이너리그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시즌을 마무리할 찰나 그에게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기회가 생겼다. 에이스 조시 베켓이 팔꿈치 부상으로 15일 DL에 오르면서 선발 한 자리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그 기회를 차지한 보우덴은 8월 3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경기에 나서 5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팀의 8대 2 승리를 이끌며 메이저리그 데뷔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그가 던진 89개의 투구 중 62개가 스트라이크였을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인 경기였다.


보우덴은 이듬해 트리플 A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특히 3년 연속 팀 내 베스트 컨트롤을 보유한 선수로 꼽혔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던 제구력이 무뎌지며 볼넷은 늘고 삼진은 줄었다.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 받던 커브가 상위 마이너 리그에서는 통하지 못했고, 드래프트 이후 꾸준히 지적 받아왔던 서드피치(체인지업) 장착에도 실패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보스턴도 이미 베켓, 레스터, 벅홀츠, 마쓰자카 등이 선발진을 지키고 있어 프론트 라인 로테이션에 들 가능성이 낮은 보우덴에게 기회를 주긴 힘들었다. 때문에 보우덴은 2010 시즌 중반부터 불펜 투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보우덴은 선발로 나설 때보다 적은 이닝에 전력투구를 펼칠 수 있는 불펜투수로 뛰자 일시적으로 구위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1시즌 트리플A에서 마무리투수로 16세이브를 거두기도 했던 그는 끝내 메이저리그에서는 그 구위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변화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었던 커브를 포기하고 슬라이더와 함께 커터를 장착했지만 좋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2012시즌 중반 보우덴은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 된다. 보스턴에 비해서 기회는 많이 받았지만 필승조에 포함되지는 못했다. 결국 2013시즌 2번의 지명할당 끝에 10월 컵스로부터 최종 방출 당했다.


보우덴은 메이저리그로의 재도전을 뒤로 하고 일본 세이부에 입단하며 아시아 무대에 도전했지만, 일본에서도 결정구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다시 미국으로 유턴했다. 그는 지난해 볼티모어와 미네소타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며 133이닝을 소화하며 11승을 기록,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시즌 후반 미네소타 산하 로체스터에서 거둔 성적이 인상적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두산과 65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SCOUTING REPORT


보우덴은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 탑 유망주 출신이다. 190cm, 98kg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그는 투구 후 1루 베이스에 도달하는 시간이 4.2초에 불과할 정도로 상당한 운동능력을 보유하였고, 어린 나이임에도 커맨드와 제구력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2009년까지 BA 팀 유망주 랭킹에서 항상 10위권에 자리 잡았으며 2006 ~ 2008년에는 전체 유망주 랭킹 TOP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83위> 94위 > 83위)


보우덴의 주요 피칭 레퍼토리는 우타자를 상대로는 패스트볼과 커터와 슬라이더 조합, 좌타자를 상대로는 패스트볼과 오프스피드 피치인 스플리터 조합이다. 유망주 시절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커브는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로는 밋밋하게 들어와 좋은 먹잇감이 되어 던질 수가 없었다. 서드피치로 연마하던 체인지업도 2011년을 마지막으로 던지지 않았고, 이후 스플리터를 줄곧 던지기 시작했다.


패스트볼 구속은 유망주 시절에 비해 줄어들지도 늘지도 않았다. 유망주 시절 최고 구속 시속 94마일에 평균 시속 90 ~ 92마일을 기록했던 보우덴은 메이저리그 입성 이후에도 평균 시속 91마일대를 유지했다.(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인 2013년 패스트볼 평균 구속 시속 90.7마일)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 경기에서도 90마일 초중반대의 공을 꾸준히 뿌린 것으로 보아 구속이 갑자기 줄어들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망주 시절 완성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커브는 2009년을 기점으로 던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후에 다른 결정구를 마련한 것도 아니였다. 그는 선발투수에서 구원투수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보통의 선수들이 장착하는 슬라이더성 브레이킹 볼을 던졌으며 2012시즌에는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스플리터를 던졌다. 일본 세이부에서 뛰었던 2014시즌에도 보우덴은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각각 20%대의 비슷한 비율로 활용했다. (구종별 피안타율 슬라이더 .250, 스플리터 .184) KBO리그에서도 패스트볼/슬라이더/스플리터 조합은 그대로 끌고 갈 확률이 높다.


보우덴은 구종에서 확실한 강점은 없지만 보통 투수와는 다른 특이한 투구폼을 갖고 있다. 보우덴은 팔을 뒤로 길게 뺐다가 짧게 툭 던지는 폼을 갖고 있다. 릴리스포인트 자체도 완벽한 오버스로가 아닌 스리쿼터에 가까웠지만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투구폼으로 인해 제구가 스트라이크 존 아래쪽으로 형성 되었고, 결과적으로 타자가 상대하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독특한 각도로 뿜어져 나오는 보우덴의 공은 타자들을 움찔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래프트 당시 보스턴도 보우덴의 투구폼에 의문을 품었지만 의료진의 꾸준한 검진을 통해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보우덴 자신도 자신만의 투구폼으로 만들어 나갔다.


이렇게 독특한 딜리버리를 가졌음에도 보우덴은 10년 가까운 프로생활 동안 큰 부상 이슈가 없었다. 2008년과 2009년 각각 장딴지 부상으로 인해 열흘 가량 쉰 것이 그의 부상 이력의 전부다. 특이한 투구폼에도 투수의 피할 수 없는 부상 부위인 어깨와 팔꿈치는 끄떡 없었다.

 

24.png

 

효자 외국인선수 니퍼트는 신입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사진: 두산베어스 제공)

 

 

THE FUTURE


6년 연속 니퍼트와 함께하는 두산 베어스는 니퍼트의 통산 9번째 파트너를 맞이했다.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선수 스와잭으로 인해 여러모로 곤혹을 치렀던 두산이 보우덴을 영입하면서 던진 화두는 적응이다. 이미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에서 한 시즌 활약한 바 있는 보우덴은 아시아 타자들의 특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문화에 대한 적응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니퍼트가 리더로서 적응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있으며 보우덴 역시 한국 문화에 거부감이 없는 모습이다.


보우덴의 구위는 한화의 로저스나 기아의 헥터에 비해 떨어지지만 KBO리그에서는 정상급이다. 패스트볼 커맨드는 마이너리그 유망주 시절부터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독특한 투구폼에 의한 디셉션 효과는 그의 패스트볼 체감 속도를 더욱 높여줄 것이며 타자에게 그의 패스트볼은 생소하게 다가올 것이다.


다만 문제는 그의 패스트볼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변화구가 없다는 것이다. 커브를 봉인한 이후 슬라이더, 커터, 스플리터,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지만 어느 것도 결정구가 되지 못했고, 이는 보우덴이 메이저리그 안착에 실패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기본적인 커맨드와 컨트롤이 뒷받침 되었음에도 보우덴은 타자들과의 싸움에서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다. 타고투저가 지속되고 있는 KBO리그는 타자들의 컨택 능력이 정교해지고 있는 리그다. 이러한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타자를 완벽히 제압할 수 있는 변화구를 보유하지 못한 채 시즌을 소화한다는 것은 그의 활약에 상당한 의문을 들게 한다.


그럼에도 보우덴은 구위를 앞세워 타자들과의 적극적인 승부를 즐기는 선수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도 보우덴을 “파워피처”로 정의하며 그의 영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KBO리그에서도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는 그의 피칭 스타일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전형적인 플라이볼 투수에 속하는 보우덴을 상대하는 KBO 타자들이 삼진을 당할지, 많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낼 지가 보우덴의 성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자의 경우 보우덴은 두산 선발로테이션의 큰 보탬이 될 것이며 후자의 경우 심하면 5~6월 중 짐을 싸야 할 지도 모른다.


프로 야구단 전력의 2~30%를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미미했음에도 기적을 만들어내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두산 베어스는 이제 도전자가 아닌 챔피언의 입장에서 그 자리를 지켜는 위치에 섰다. 화수분 야구로 대표되는 두산이 왕조로 거듭나기 위해선 새로운 시즌 외국인선수 농사의 성패가 시즌 운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니퍼트의 9번째 파트너 보우덴이 두산 외국인 선수 잔혹사를 끊어내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참고: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프로스펙터스, 베이스볼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 베이스볼데이터


goldenwindow@bizballproject.com

 

 

bizball project [페이스북] [홈페이지]

저작권자 ⓒ bizball project,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하이파이브 4 공감하면 하이파이브 하세요!

댓글 1

비즈볼 프로젝트, bizball project, 마이클 보우덴, 마이클 보우덴 스카우팅 리포트, 스카우팅리포트, 보우덴, 두산

    • 등급 잣같다
    • 2016.04.27 09:07
    • 답글

    보우덴선수는 아직까지는 100점 아닐까 싶네요

등급
답글입력
Top
등급
답글입력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수정취소 답글입력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