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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개막 특집] 콜린 벨레스터 스카우팅 리포트 스카우팅리포트

류지호 (gulakk***)
2016.04.26 15:48
  • 조회 1791
  • 하이파이브 4

[비즈볼 프로젝트 도상현] 삼성 왕조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 통합 5연패에 도전했던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를 맞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왕좌를 내주어야만 했다. 두산의 니퍼트는 9.1이닝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으며 우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삼성의 두 외국인 듀오, 피가로와 클로이드는 도합 13이닝 13실점으로 실망스러운 마지막 모습만 남기며 결국 재계약에 실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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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외국인 투수 콜린 벨레스터(사진 출처: 삼성 라이온스 홈페이지 캡쳐)

 

시즌이 끝난 후 삼성 라이온즈는 ‘스포츠단에 거액을 쓰지 않겠다’는 모기업의 방침에 따라 제일기획으로 이관되었다. 많은 돈을 쓰더라도 확실한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요즘의 추세와는 다르게 삼성은 새 외국인 투수 콜린 벨레스터와 계약하는데 단돈 50만 달러를 쓰는데 그쳤다. 한화의 로저스가 190만 달러, KIA의 헥터가 17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것과는 상반되는 금액. 벨레스터는 연습경기에서도 썩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팬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하고 있다. 과연 벨레스터는 ‘싼 게 비지떡’이 될까, ‘가성비류 甲’이 될까?


 

Back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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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레스터 통산 성적 (기록 출처: Baseball Reference)

 

벨레스터는 86년생, 193cm의 우완 투수로 2004년 4라운드 전체 114번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전신인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지명되었다. 드래프트 때부터 큰 키와 평균 94마일(약 150.4km)에 달하는 패스트볼로 주목을 받았다. 05-06 2년 연속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팀 내 베스트 패스트볼로 꼽히면서 주가를 높였다.


프로 무대에도 빠르게 적응한 벨레스터는 고교 출신 투수로서는 매우 빠르게 2년 만에 AA에 도달했다. 2007년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최고 유망주로 꼽히며 TOP 100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BA는 앞서 언급했던 큰 체격과 좋은 패스트볼 외에도, 나쁘지 않은 커브와 함께 성장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체인지업까지 지녔다는 평을 들었다. 제구만 잡힌다면 1선발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받았다.


2008년 7월 1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자 첫 선발 등판한 벨레스터는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따냈다. 비록 이어지는 등판에서는 좋지 못한 모습으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신인으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80이닝 3승 7패 ERA 5.51). 그러나 이어지는 2009년엔 탈삼진은 줄고, 볼넷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며 발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강력한 패스트볼을 받쳐줄 변화구가 없기 때문이라 판단한 구단은 그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불펜 투수로 전향시켰다.


불펜 전향 첫해, 벨레스터는 69이닝 동안 5.87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면서 난타당했다. 덩달아 당시 그가 속했던 AAA 구단이 투수 친화 리그인 인터내셔널 리그 소속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부진은 더더욱 심각했다. 탈삼진은 전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오히려 제구는 더 잡히지 않았고 결국 2012년을 앞두고 워싱턴은 트레이드로 그를 디트로이트에 보내며 포기를 선언했다. 디트로이트의 AAA에서 잠깐 반짝하는 모습을 보이며 한때 메이저리그 승격의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상승세는 이어지지 않았다.


2013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둥지를 튼 벨레스터는 다시 한 번 선발 도전의 기회를 받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토미 존 수술이었다. 2014년 막판 재활에서 돌아왔지만 후유증에 시달리며 19이닝 8.53의 ERA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지난해에는 후유증에서 회복된 모습을 보이며 마이너리그 시즌 초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57이닝 ERA 2.21). 8월 말, 오랜만에 메이저리그를 밟은 벨레스터는 패전조로 등판하며 시즌을 마쳤다(15.2이닝 7.47). 시즌이 끝난 후 다시 무적 상태가 된 그는 친한 동료이자 前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인 J.D. 마틴의 추천을 계기로 한국 무대 진출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어 삼성과 50만 달러에 계약을 마친 벨레스터는 트위터를 통해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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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대 기대감을 나타내는 벨레스터 (출처: 벨레스터 트위터)

 

 

Scouting Report


벨레스터의 최고 무기는 역시 패스트볼이다. 지난해 토미 존 수술에서 회복한 후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평균 구속은 약 92마일. 시속 147km를 웃도는 빠른 공이다. 물론 불펜 등판에서의 구속이기 때문에 선발로 나섰을 때 약 2km 정도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국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구속임은 분명하다. 패스트볼의 구위만큼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세컨 피치로 사용되는 커브는 약 77마일에서 형성된다. 큰 키에서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는 류중일 감독도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꾸준히 일정한 코스로 제구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벨레스터의 커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안타를 잘 허용하지 않았던 구종이다(커브 통산 피안타율 0.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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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커브의 제구력 (출처: Baseball Prospectus) * 포수가 투수를 바라보는 시점

 

써드 피치인 체인지업은 약 85마일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유망주 시절 선발 투수로서의 성공을 막은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체인지업의 정체였던 것은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마지막 풀타임 선발 시즌이 2009년이었다는 것도 체인지업이 과연 얼마나 발전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체인지업의 완성도가 기대 이하라면 좌타자 승부에 어려움을 겪는 벨레스터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마이너리그 성적을 살펴보면 우타자에 비해 좌타자 승부에 크게 고전했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의 벨레스터와 좌타자를 상대할 때의 벨레스터는 서로 다른 투수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편차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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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자 앞에선 작아지는 남자 (기록 출처= Minorleaguecentral.com)

* 2012년 이후 기록, FIP = 수비 무관 평균 자책점

 

강력한 구위를 가진 패스트볼이지만 약점 또한 존재한다. 드래프트 이후부터 계속 지적받던 패스트볼 ‘커맨드’ 문제다. 실제로 좋은 평가를 받던 시절에도 높게 제구되는 패스트볼이 많아 장타를 자주 허용한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락세를 그리던 2008년부터는 거의 매 시즌 9이닝당 1개 이상의 피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빠른 구속에 비해 탈삼진이 적은 이유는 투구폼 때문으로 보인다. 큰 키에 비해 다소 낮은 팔각도 때문에 실제 공의 스피드보다 타자들의 느끼는 체감 스피드가 떨어진다. 또한 디셉션(숨김 동작) 효과도 부족해 타자를 상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


 

Future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에 대한 조건을 논할 때 제일 중요시하는 것은 바로 ‘적응’이다. 아무리 좋은 커리어를 가졌고 훌륭한 공을 던져도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지금까지 벨레스터는 적응력 면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계약이 성사된 후 삼성 유니폼을 입고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프런트에 보내주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가족 모두 한국으로 들어와 벨레스터와 함께할 예정인 것 역시 적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틴, 조쉬 린드블럼, 에반 믹, 테드 웨버 등 KBO 무대에서 뛰었던 동료들에게 한국 무대에 대한 노하우를 얻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벨레스터가 가장 우려되는 점은 선발 등판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중 전 시즌 선발 등판 경험이 없는 투수는 벨레스터가 유일하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는 벨레스터가 얼마나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불펜의 무게감이 예년과 비교해 많이 떨어진 삼성 입장에서도 그가 긴 이닝을 책임져주지 못한다면 시즌 구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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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레스터의 뚜렷한 장단점

 

벨레스터는 과연 ‘적응 여부가 최우선 조건’이라는 명제를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투수 고쳐쓰기 전문이라는 삼성 라이온즈가 벨레스터도 살려낼 수 있을까? 확실한 장점만큼 단점 또한 뚜렷한 벨레스터가 ‘한국형 외인 투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록 출처: Baseball America, Baseball Reference, MLB.com, Baseball Prospectus, Fangraphs.com, Minorleaguecentr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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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콜린, 콜린 벨레스터, 스카우팅 리포트, 삼성 용병 투수, 삼성 외국인 투수

    • 등급 잣같다
    • 2016.04.27 09:09
    • 답글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싼값인거는 처음 알게되었네요

    • 등급 김필중
    • 2016.05.02 11:35
    • 답글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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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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