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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진의 DUGOUT Story 상무 야구단 이원석 MEMORIES

dugout*** (dugout***)
2016.04.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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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냈어요? 저는 곧 나가지 말입니다!

 

KBS 미니시리즈 <태양의 후예>가 성황리에 방영 중이다. 덕분에(?) 대한민국 군인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태양보다 뜨겁다. <태양의 후예>의 좋은 기운을 이어받아 만난 그는 대한민국 국군체육부대 상무 야구단에서 ‘군인 포스’를 물씬 뽐내고 있었다. 두산 베어스의 3루 자리를 꾸준히 지켰던 이원석이 그 주인공이다. 송중기, 진구만큼 ‘군인’이라는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이원석. 상무 야구단에서 생활한 지 1년이 넘었다. 올해는 전역을 앞두고 있다. 군대에서 더욱 성숙해졌을 그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제 말 좀 들어주시지 말입니다.”

 

Photographer 황미노 Interview 윤태진 Editor 김동건 Location 국군체육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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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윤태진입니다. 참 시기가 잘 맞는 거 같아요. 우리는 요즘 <태양의 후예>라는 작품을 통해 군인이 상당히 친숙하죠? 저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웃음) 드라마에서 나오는 송중기, 진구는 특전사죠. 총을 다루는 모습과 멋진 액션을 통해 우리에게 흐뭇함을 선사하잖아요. 이원석 선수도 그만큼의 훈훈함이 존재했어요. 총보다는 배트와 야구공, 아령을 들고 있지만, 짧은 머리에 더욱 단단해진 몸. 제가 알고 있던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말투부터 너무 차분했어요. 그리고 인터뷰 중간마다 가끔 튀어나오는 ‘다, 나, 까’ 말투! 진정한 군인이 됐더라고요. 올해 전역을 앞둔 그의 스토리. 지금부터 들어보시죠!

 

 

아픈 데는 없어요? 괜찮은 거죠?

너무 걱정하시는 거 아닙니까? 요즘 하는 게 없어서 그냥 오전에는 야구하고 오후에는 보강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 운동하고 있어요!) 잘됐네요. 여기로 와서 운동 같이해요. 제가 제대로 알려드릴게요. (웃음)

 

 

군 생활은 어떠세요?

이제 절반 이상 했죠. 적응도 많이 됐고요. 이제 제집처럼 편할 때가 많아요. 외박이나 휴가 나가서도 처음에는 복귀하는 게 엄청나게 싫었는데 지금은 덤덤하더라고요. 적응한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지 몰랐어요. (그렇다면 계속 있고 싶겠어요!) 아니요! 그건 아니죠. (웃음)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었나 봐요?

솔직히 조금 무서웠어요. 군대라는 이미지 자체가 두려웠죠. 아무것도 못 하게 억압할 거 같아서요. 막상 오니까 오히려 편하고 체계적이어서 좋더라고요. 특히 이곳은 운동하는 친구들만 있다 보니까 운동은 원 없이 하고 있습니다. 다른 부대보다 저희가 훨씬 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찰청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솔직히 조금 놀랐거든요. 시설 때문에요.

저도 들어보니 경찰청은 시설이 정말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여기는 보기만 해도 딱 아시겠죠? 체계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신경 쓰고 운동할 부분을 막힘없이 할 수 있는 게 제일 장점인 거 같아요.

 

 

관리를 잘하고 있나 봐요. 특별히 다친 곳은 없는 거예요?

감독님이랑 코치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이제 아픈 데는 없고요. 오히려 건강해졌죠.

 

 

군대에서 시간을 보낸 지가 1년이 조금 넘었잖아요. 이제는 빨리 전역하고 싶죠? (웃음)

당연히 빨리 전역하고 싶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시간이 엄청 빨리 지나가는 거 같아서 불안하기도 해요. 아직 준비를 더 하고 싶고 발전하고 싶은데 말이죠. 시간이 너무 잘 간다는 생각에 가끔은 큰 부담을 느껴요. 그래도 빨리 전역해서 프로로 돌아가는 게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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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신경 쓸 계획인가요? 특별히 준비하는 부분이 있나요?

일단 수비는 기존에 했을 때보다 순발력이나 자세를 많이 신경 쓰려고 해요. 감독님이 되게 강조하시거든요. 연습 많이 하고 있습니다. 타격 같은 경우는 제가 장타 생산을 많이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겨울에 웨이트도 많이 했습니다. 홈런을 친다기보다는 외야수를 쉽게 넘길 수 있는 배팅을 하고 싶은 거죠.

 

 

지난 시즌에는 원 소속팀 두산이 우승했잖아요. 어땠나요? 기분이 남달랐을 거 같아요.

당연히 축하할 일이죠. 보는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솔직히 내가 저기에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제일 컸고요. (서운했나요?) 아니요! 서운하지는 않았죠. (그렇다면 아쉬움?) 제가 그 자리에 없었다는 아쉬움은 있죠. TV로만 봐도 소름이 돋았는데 현장에 없었다는 건 당연히 안타까울 수밖에요. (웃음)

 

 

팀 동료들에게는 연락이 수시로 오나요?

연락을 못 하죠! 여기 군대입니다.

 

 

그렇다면 면회는 자주 오는 편인가요?

면회는 한 번도 안 왔어요. 제가 (유)희관이 군대 있을 때 한 번 갔는데 지금은 그 친구가 잘 나가잖아요. 희관이가 그때를 생각 못 하고 있나 봐요. 희관이가 저 군대 갈 때 배웅도 해주고 했는데…. 울먹이면서…. 희관이 말고도 오재원 선수, (오)재일이, (양)의지랑 친한데 한 번을 안 오더라고요. 다들 바쁘겠죠! 뭐! (웃음)

 

 

지금 서운한 표정이 보이는데요? (웃음)

아니요! 전혀! 서운하지 않습니다. 나가서 안 보면 그만이니까. (웃음)

 

정말(?) 서운한 표정이었어요! 덕분에 분위기가 달아오를 정도로 취재현장이 웃음바다가 되었답니다. 군대에서 잘 적응하고 준비를 하는 이원석 선수. 너무 기대되는데요! 여러분도 그러실 거로 생각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그라운드에 복귀해서 유쾌한 입담만큼 시원시원한 플레이를 보여주기를 기대해봅니다.

 

 

두산에서 3루수를 맡았잖아요. 이번에 같은 포지션에서 허경민 선수가 너무 잘했잖아요.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정말 좋았어요. 거짓말 아니고요! 저도 아직 두산에서 주전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허)경민이가 시즌 초반에 시합을 잘 못 나갔습니다. 그때 제가 연락을 한 번 했었죠. 당시 엄청 위축되어 있더라고요. 힘내고 자신 있게 하라고 이야기 많이 해줬는데 그 이후로 잘 풀리더라고요. 너무 고맙죠. 잘해주는 모습 보여주니까요. 경민이 보면서 저도 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어요. 저도 두산으로 돌아가면 경민이한테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포스트시즌에서 최다안타 기록도 세우는 거 보니까 기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팀으로 참가해서 팀이 우승도 했죠. 뜻 깊은 대회였을 거 같아요.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 감사하고 좋았죠. 그런데 큰 의미를 두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생각뿐이죠. 저는 더욱 큰 것을 바라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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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상무 야구단 분위기가 어떤지 잘 모르잖아요. 솔직하고 디테일하게 알려주세요!

감독님도 워낙 유쾌하시고 코치님들도 재밌으세요. 프로에서 각각 다른 팀이었던 선수들과 생활하니까 각자의 개성과 패턴이 다르거든요. 그거 느끼는 재미도 쏠쏠하죠. 야구 이외에도 배드민턴이나 농구 같은 다른 운동을 할 기회도 많고요. 타 종목 선수들과도 소통이 원활해서 좋습니다. 그 누가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프로팀에서 있을 때랑 느낌이 완전 다를 거 같은데요.

스케줄은 거의 비슷해요. 경기 시간만 낮으로 앞당겨지는 거 빼고요. 운동하는 것도 다 똑같아서 운동 자체로 적응하는 것은 크게 문제 될 게 없습니다. 단지 낮경기를 계속한다는 게 조금 힘든 거죠. 2군 생활하고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적응을 정말 잘한 거 같아요. 말하는 거 보니 표정이 상당히 여유로운데요? (웃음)

제가 여기 있는 선수 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거든요. 친구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 제대를 했어요. 이제 저 혼자입니다. 다른 종목 운동선수들과 교류도 하고 친해지고 제가 평소 관심이 있었던 운동을 배울 기회도 있고요. 스포츠에 대한 시각이 넓어지는 기회가 많아요. 분위기 자체가 운동하는 분위기여서 적응을 걱정할 건 없습니다.

 

 

살짝 예민한 질문인데요.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탈 때가 있었잖아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표팀으로 뽑혔으면 군 면제도 가능했을 텐데 뜻대로 되지가 않았어요. 팬들도 많이 아쉬워하는 부분이고요. 선수 본인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요.

저 지금 한 달에 17만 원 받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웃음) 농담이고요. 대표팀에 합류를 못 한 건 제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여기 와서 코치님들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 시기에 상무로 온 게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성숙해지고 운동하는 것도 더 배울 기회가 생겼고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를 다듬는 시간이 많아진 건 좋죠. 솔직히 군 면제를 못 받은 거에 대한 아쉬움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17만 원! (웃음)) 그래도 12만 원에서 많이 오른 겁니다!

 

 

예민한 질문에도 웃음으로 승화시켜주는 이원석 선수였습니다. 군대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선수들 측면에서는 큰 배려를 받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많은 선수를 만나본 결과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래도 이곳에서 잘 적응하고 앞으로의 본인을 생각해보며 꾸준히 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이원석 선수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뿌듯해졌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시죠? (웃음)

 

 

어쨌든 목표를 정해서 달성하고 유지하고 있는 거죠?

네. 다섯 달 정도 계획을 짜서 운동했죠. 지금은 거의 끝난 상태입니다. 제가 생각했던 거 보다 힘이 많이 붙은 거 같아요. 그런데 몸을 만들어 놓은 게 전부가 아니죠. 올 시즌을 치르면서 유지를 잘해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군 입대 후의 자신을 돌아봤을 때 예전하고 달라진 걸 조금 느끼나요?

말하는 것부터 행동까지 많이 달라졌죠. 예전에는 제가 말을 가볍게 툭툭 내뱉는 경향이 있었어요. 신중하지 못한 면도 있었고요. 지금은 제가 하는 모든 언행에 대해 한 번씩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참을 줄도 알게 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방법도 조금은 배운 거 같아요. 이원석이라는 선수가 진지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웃음)

 

 

본인이 바뀌게 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그냥 단순한 생각입니다. 말보다는 열심히 준비해서 달라졌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도 말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잖아요. (웃음)

 

 

2015시즌 상무에서 거둔 기록을 보니까 타율 0.280 157타수 44안타 7홈런 37타점 출루율 0.399! 어때요? 만족하시나요?

딱 봐도 전혀 만족하면 안 될 거 같지 않으세요? 만족하는 거 하나도 없습니다. 일단 시합을 많이 못 나갔죠. 저번 전지훈련 때부터 몸이 안 좋아서인지 시즌 내내 영향이 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준비를 제대로 못 했죠. 감독님 눈에 잘 띈 것도 없고요. 매우 불만족! (그중에서도 제일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시합을 많이 못 나간 거죠. 기록은 따라오는 거고 제가 많은 경기를 치러봐야 제가 자신을 알고 발전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올 시즌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따로 주문하는 부분이 있다면?

타격할 때 힘을 많이 실어서 때리는 것과 우중간 쪽으로 밀어 칠 수 있는 타격을 많이 강조하십니다. 특히 우측으로 칠 수 있는 능력을 길러보자고 많이 말씀하세요. 시합을 많이 나가서 타석에 자주 들어가야 연습이 되는 거잖아요. 올해는 준비도 잘했으니까 풀타임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전 경기 출장이 목표인 거죠?

목표는 전 경기 출장과 1군에서 거두지 못했던 커리어하이 달성이죠. 그런데 그게 말로만 한다고 쉽게 되는 게 아니잖아요. 몸이 잘 따라주려나 모르겠습니다.

 

 

퓨처스리그와 1군 경기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타자로서 본다면요, 투수들은 1군하고 큰 차이가 없어요. 오히려 더 잘 던진다는 느낌을 받는 선수들도 많고요. 중요한 순간에서 실투가 1군보다 많은 거죠. 수비에서도 자잘한 실책이 많고요. 그런 차이는 있지만 별다른 건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2할8푼을 친 거죠…. (웃음)

 

 

진짜 제대를 앞둔 해가 왔네요. 시간 정말 금방 가죠?

잘 안 가요! (아까는 시간 잘 간다면서요! (웃음)) 그냥 있으면 시간 잘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국방부시계는 잘 안 가더라고요.

 

 

군인들 보면 달력 날짜 막 지우면서 전역 날짜 계산하는 거 같던데 이원석 선수는 그런 거 안 해요?

저는 생각 안 해요. 시간 더 안 가는 거 같아요. 같이 지내는 애들이 우리 얼마밖에 안 남았다고 하면 시끄럽다고 조용히 하라고 막 소리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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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눠봤는데요. 프로로 돌아가는 해잖아요. 프로에 가서 달성하고 싶은 목표나 기록이 있다면?

제가 프로에 있을 때도 뛰어나게 잘했던 선수가 아니었잖아요. 그거보다는 훨씬 잘해야죠. 경기 출장 수도 늘려야 하고 안타, 홈런, 타점, 수비 모든 부분에서 예전보다 더 상승해야죠. 기록을 정해놓기보다 누가 봐도 ‘예전의 이원석’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준비하는 거잖아요.

 

인터뷰하는 순간만큼은 시간이 정말 잘 갔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군대에서의 2년이라는 시간이 남성에게는 상당히 불리하다’는 이야기가 ‘이원석 선수한테 만큼은 해당 사항이 없지 않을까?’라고요. 제가 너무 속단했나요? 그만큼 이원석 선수 본인이 깊은 생각과 자기 관찰을 통해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기대가 되더라고요. 프로로 컴백한 모습이!

 

 

이제는 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해볼게요. 상무 야구단에서 가장 가깝게 지내는 동료는?

한화 이글스 출신 김혁민 선수요. 저와 같이 연장자 축에 속하거든요.

 

 

동생들이 안 놀아주나 봐요?

자기네들끼리 놀죠. 외로워요. (웃음)

 

 

애틋하네요. 두 분이 의지하면서 지내고 있는 거예요?

9월에 선임들이 나가고 방을 쓰는데 그냥 저희 둘이 쓰고 있습니다. 둘이 합치면 나이가 60살입니다. 연장자 취급 제대로 받고 있어요.

 

 

상무 야구단 말고 밖에서!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아까 말했듯이 그 멤버들! 그리고 개그맨 박규선이라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친구입니다. 휴가 나가면 맥주 한잔씩 하죠. 재일이는 친했는데 결혼하면서 멀어진 거 같아요.

 

 

정말 서운하신가 봐요. 또 표정이! (웃음)

저도 결혼하면 그렇게 될 텐데요 뭐! 되게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돌아올 거예요!) 아니에요. 이제 필요 없습니다. 다 필요 없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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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하면 생각나는 게 초코파이잖아요. 진짜 맛있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단 거를 진짜 안 좋아하는데 막상 오니까 이상하게 끌리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도 신기해요. 특히 훈련소에서 초코파이 나오면 하나라도 더 먹는 사람이 왕이었죠.

 

 

여기도 관물대 있죠? 군인들 관물대에 사진 붙이잖아요. 이원석 선수는 누구를? (웃음)

저는 아무것도 없어요. 걸그룹 안 좋아합니다. (같이 지내는 동료들도요?) 네 거의 없는 거 같아요. 뭐 TV 틀면 다 나오잖아요. 그런 쪽으로는 별로 로망이 다들 없는 거 같더라고요.

 

 

 

 

좋아하는 음식은?

김치 좋아해요. 김치만 있으면 어떤 거든 다 먹습니다.

 

 

김치남…? (웃음) 타석이나 수비 상황에서 특별한 습관이나 징크스가 있다면요?

수비할 때는 없고요. 시합할 때 장갑 같은 거 껴서 그날 안타 못 치면 새것으로 바꾸고 그러죠. 바뀐 거로 안타 치면 안타 못 칠 때까지 쓰다가 또 바꾸고요. 상무에서는 장비가 한정되어 있어서 못해요. (웃음) 징크스라고 말하기보다 개인적인 루틴입니다. 바꾼 장갑은 연습 때 꾸준히 쓰니까요. 절대 낭비 아닙니다!

 

 

이원석 선수의 롤모델은?

예전에는 이종범(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선배님이었는데 지금은 NC 다이노스 박석민 선수입니다. 석민이 형 보면서 많이 배워요. 야구하는 거나 팬들한테 하는 거나 모두 잘하는 선수잖아요. 본받을 만하죠.

 

 

지금까지 오면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투수를 꼽아보자면?

저는 삼성 투수였던 릭 밴덴헐크요. 공이 다 스트라이크로 보이더라고요. 삼진당한 것만 기억에 남습니다. 맞춰 본 적이나 있나 모르겠네요.

 

 

그렇게 특정 선수에게 약한 것이 딱 정해지면 되게 힘들지 않아요?

아무래도 한 번 잡히면 어려워요.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여도 내가 자신만 있고 타이밍이 잘 맞으면 다 쳐요. 반대로 조금 부진한 투수여도 저랑 안 맞는 부분이 있으면 못 치는 거죠.

 

 

야구선수 생활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과 아쉬웠던 것을 하나씩 말해보자면?

2013년 넥센 히어로즈랑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제가 끝내기 쳤을 때랑 5차전 목동에서 선제 3점 홈런 쳤을 때가 가장 짜릿했죠. 아쉬운 건 2010년에도 제가 아시안게임에 갈 수 있었거든요. 그때 경기 도중 타구가 손에 맞아서 골절됐었죠. 그래서 합류를 못 했는데 그때가 제일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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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면서 꼭 물어보는 게 있어요. 이원석에게 야구란?

그냥 제 인생이죠. 야구 때문에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좋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요. 짜증도 나고! (웃음) 그러다가도 야구 없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행복한 게 가장 커요.

 

 

이원석에게 군대란?

인생의 전환점. 정말 잘 왔다는 생각밖에 없고요. 물론 여기에서 훈련하는 게 매번 같은 패턴이라 지루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제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으니까요.

 

 

이제 앞으로의 본인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는 뭘까요?

팀 동료들과 같이 우승 한번 해보고 싶고요. 오랫동안 아프지 않고 야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특별하게 재능이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팬들에게 꾸준했던 선수라는 이미지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오랫동안 잘해줬던 선수!

 

긴 인터뷰 감사하고요.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인사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원석입니다. 작년에 저희 팀이 그동안 꿈이었던 우승을 해서 팬 여러분들도 많이 행복하셨을 거로 생각해요. 우승을 기점으로 앞으로도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매년 우승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저도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올해 전역을 하게 됩니다. 운이 좋게 가을에 야구를 하게 된다면, 제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준비 잘해서 나갈 테니 저 잊지 말아 주시고요. (웃음) 잘 기다려주시면 제가 건강한 모습으로 전역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팬 여러분들이 불러주시는 제 응원가가 아직도 귀에 맴도네요. 그 성원이 그립습니다. 빨리 나가서 좋은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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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6년 4월호(60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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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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