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 죽을 각오로 뛰어라,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 베이스볼스토리

GM수연아빠 (july***)
2018.02.1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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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한 각오로 일본 독립리그에 문을 두드린 마지막 도전의 기회


 봄의 길목 입춘이 훌쩍 지났음에도 동장군의 위력이 꺽이지 않는 올 겨울, 유난히 추운 날씨의 영향으로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선수들의 전반적인 컨디션 난조 때문이였을까? 혹은 자신이 가진 혼신의 힘을 다해 치고 달리고 어깨가 부서져라 오버버닝하며 전력피칭을 선보인 전날 포지션별 테스트의 여파 때문이였을까?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 트라이아웃에 도전장을 던진 청백전에 참가한 40여명 선수들의 몸놀림은 무척이나 힘겹고 무거워 보였다. 평소 가진 실력만 제대로 발휘했다면 140km/h은 충분히 찍고도 남는다는 투수진들은 고척 스카이돔 전광판에 130중반 이상의 패스트볼 스피드를 기록하지 못했다. 야수들도 사회인 야구 3부리그에서나 볼 법한 평범한 포구실책을 범하면서 새로운 기회에서 한 걸음 더 멀어지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제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부담감이 더욱 컸던 도전의 시간. 프로야구 무대에 재도전을 꿈꾸는 젊은 야구인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던진 일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plus 정기 트라이아웃 도전의 현장, 이번주 이슈앤대세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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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난 고교졸업생의 빅리그 도전의 꿈, 과욕의 댓가?


 세상을 살다보면 마음대로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참 많는 법이다. 잘 못 꿰어진 첫 단추와 시작점 때문에 날개를 활짝 펴고 화려하게 비상하기는 커녕 자신의 기량을 발휘해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채 잊혀지는 유망주들이 그런 경우이다.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경북고 출신 배지환에게는 마음마저 춥게 느껴질 이번 겨울은 단순한 성장통을 넘는 큰 시련의 계절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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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된 내야수비력을 바탕으로 청소년 국가대표에 발탁, 탄탄대로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았던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 배지환은 과감히 KBO 신인지명 드래프트를 거부했다. MLB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구단과 30만달러 계약을 맺어 당당히 빅리그 진출을 꿈꾸던 전도유망했던 만18살의 어린 고교생이 불과 몇 개월만에 일본 독립야구 트라이아웃에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MLB사무국의 주장대로 정말 이면계약이 존재하든 혹은 미국 프로구단간의 유망주 쟁탈전 힘겨루기의 불똥이 튄 단순 계약취소 해프닝이라고 치부해도 일단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은채 미국직행을 선언한 꾀심죄로 인해 배지환은 앞으로 2년간 국내무대로 돌아오기는 힘든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설령 계약무효에 관한 법정다툼에서 승소한다고 해도 미운털이 박힌 선수를 선뜻 신고선수나 육성선수로 영입할 의사가 있는 국내 프로구단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이다. 결국 국제 미아 신세가 된 배지환이 실전감각을 꾸준히 유지하고 졸업후에도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독립구단이라는 선택 이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보이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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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미국진출이란 무리한 도전에 대한 과욕의 댓가라고 비난하거나 스스로 내린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불가항력이라고 말하기에는 풋내기 고교생이 감당할만큼의 무게로 보기 어렵다. 어긋난 시작점을 바로 잡고 야구선수의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인 독립야구리그 도전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중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대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잊혀지기에는 현장에서 지켜 본 배지환의 안정된 수비자세와 야구센스 전반의 기량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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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한국 독립리그가 아니라 일본 독립리그인걸까?


 그럼 최근 한국에도 독립구단, 독립리그 창단의 열풍이 거센 상황에서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은 왜 하필 머나먼 이국땅인 일본 시코쿠 아일랜드 독립리그 소속 구단에 입단 의향서를 던지게 된 것일까? 고양 원더스로 시작을 알린 대한민국의 독립 야구단은 이렇다 할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다 보니 아직까지 선수들에게 월급을 지급하거나 생활비를 보조받기보다는 매월 50~100만원의 월회비를 내고 야구를 해야 하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올 해부터 본격적으로 독립 구단간의 정규 시즌 및 정기 교류전이 시작되고 일본, 대만, 중국 해외팀들간의 경기가 펼쳐지면 대중의 관심과 분위기가 조금 달라질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회비를 내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월봉 10만엔 정도의 생활비를 보조받아가면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일본 독립리그의 매리트는 쉽게 떨쳐내기 힘든 달콤한 유혹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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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일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플러스 산하 독립구단은 한국선수들에게 큰 관심을 보인 고치 파이팅 독스를 필두로 카가와 올리브 가이너스, 도쿠시마 인디고 삭스, 에히메 만다린 파이렛츠가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꿈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의 젊은 야구인에게 기회의 손길을 내밀었다. 비록 말이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독립구단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다는 것이 결코 녹록하지만은 않겠지만 우리보다 안정된 운영 노하우를 가진 일본 독립리그 산하 구단들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선수들에게 주어진 제한된 기회와 경제적인 부담감을 털어낼 수 없는 국내 독립야구 현실의 장벽은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어쩌면 선배야구인들이 좀더 관심을 갖고 빠른 시일내에 풀어내야 할 숙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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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순수 비선출도 독립리그 도전과 입단이 가능할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시코쿠 아일랜드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의 참가대상이 무제한이였기 때문에 순수 비선출의 선발여부였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야구를 배우지 않는 선수가 독립리그를 거쳐 최종 목표인 프로야구까지 진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무모한 도전이다. 하지만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실제로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는 순수 아마추어 비선수 출신 참가자가 눈에 띄기도 했다. 얼마전 KBO가 제도를 개선해 비선수 출신이 프로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그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순수 비선출이 과연 첫번째 관문인 트라이아웃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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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완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윤신근은 비선출임에도 고양 원더스 창단멤버로 야구선수의 꿈을 시작했고 원포인트 릴리프를 목표로 프로진출의 꿈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제구력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유격수로 교체 출전한 이영준은 수비에서 큰 실수를 펼치지는 않았지만 프로야구에 도전하기에는 타격의 파워에서 부족함이 아쉬웠다. B팀 1루수로 출전한 7번타자 최영성은 트라이아웃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하면서 발군의 타격기술을 보여주었지만 독립리그 관계자의 눈에 들지는 못했고 현장에서 1차 스카웃 제의를 받는데 실패했다. 독립구단 관계자의 표현대로 단순히 실전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본 프로구단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선수를 데려가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말이 어쩌면 비선출의 한계를 드러낸 표현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 아마추어 출신으로 쟁쟁한 선수출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도전은 충분히 박수받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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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 그들의 종착지는?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은 프로무대에서 뛰다가 구단에서 방출을 통보받은 김원석, 이재곤, 정형식, 이정호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선수들이 새로운 둥지를 찾기 위해 독립야구단에 문을 두드렸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지환을 포함해 1차적으로 일본 독립구단이 눈도장을 찍은 5~6명의 선수들도 즉시 입단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2월중에 일본으로 건너가서 한달정도의 합동훈련과 유예기간을 가진 후에 정식 계약을 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고 한다. 트라이아웃을 통과했다고 해도 안정적인 환경과는 거리가 먼 이래 저래 좋은 조건이 아님에도 독립리그는 지난날의 실수를 만회하고 야구를 향한 희망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는 이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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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독립야구단은 새로운 희망의 무대라고 말하지만 또 다른이는 희망을 접는 마지막 무대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미 여러번의 실패를 맛봤음에도 불구하고 재도전의 기회를 준다면 다시 한번 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한번만 더!"라는 부질없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한계를 인식시켜 새로운 출발을 도와주기도 하는 것이 독립리그의 순기능인 것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주어진 기회도 남아 있지 않는 벼랑끝에서 잡히지 않는 허황된 꿈을 쫒아 2군무대도 아닌 독립리그를 전전하면서 젊은날의 귀중한 시간을 허무하게 낭비하는 것보다는 정신차리고 생계를 책임질수 있는 기술을 배우거나 군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냐는 결과론적인 비판에 앞 서 야구를 향한 뜨거운 가슴속의 열정을 후회없이 남김없이 모두 표출하고 돌아오라는 진심어린 응원의 한 마디를 전해주고 싶다. 먼 훗날 미련과 후회가 남지 않도록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죽을 각오로 열심히 뛰다보면 비록 남들보다 한 걸음 멀리 돌아가더라도 결국은 최종 종착지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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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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