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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Otaku] FSK 강상권 총괄이사 BEHIND STORY

dugout*** (dugout***)
2018.04.24 10:58
  • 조회 4538
  • 하이파이브 3

글러브 오타쿠의 새로운 도전

 

 

콜라보레이션. 각기 다른 분야가 손잡고 새로운 브랜드나 소비자를 공략하는 기법을 뜻하는 용어다. 작게는 가수들끼리의 피처링부터 ‘만화+운동화’와 같이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분야의 협업까지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그런데 야구계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감지되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 FSK 강상권 총괄이사와 그의 이름을 딴 Kang's Studio의 첫 작품을 만나 보자.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Seong Jihyun Location Fusion Sports Korea Seoul Seongdong-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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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다.

그렇다. 국내 시장에서는 콜라보레이션 시도가 쉽게 일어나지 않더라. 그런 부분에서 기존에 없던 것들을 조금씩 천천히 시도해보고 싶었다. 다른 브랜드와도 단순한 경쟁의 위치가 아니라 함께 좋은 야구 장비를 위해서 협업을 해볼 수 있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 글러브는 Kang's Studio를 알리기 위한 첫 번째 제품이다. 최근에는 BMC와의 콜라보를 통해 천연 나무와 같은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한 배트도 출시했다.

 

 

Kang's Studio란 무엇인가?

새로운 브랜드의 론칭이라기보다는 함께 개발하는 팀이라는 표현이 조금 더 정확하다. 시각 디자인, 도시 공학, 불교 디자인, 프로그램 코딩 등 다양한 전공의 친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동안의 야구 제품은 고지식하게 특정한 틀에 박힌 제품들이 많았다. 그 틀을 조금 비틀어보려 했다. 제품을 상당히 많이 만들면서 여러 브랜드 제품을 생산해보고 개발해보기도 했다. 이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더 좋은 소재와 색다른 디자인적 요소의 사용을 통해 그동안 느꼈던 아쉬운 점들을 보완하고자 했다. 보통 사람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먼저 브랜드 인지도, 그리고 누가 사용하느냐를 많이 본다. 그보다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부분을 가미해서 소비자분들의 생각들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게 저희 팀, Kang's Studio다. Kang's Studio는 어떤 브랜드와도 협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이다. 자세히 얘기하면 BMC 브랜드 제품에도 팀 인원이 참여하여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킬 수도 있고, 자사가 아닌 타 브랜드와도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브랜드보다는 하나의 팀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그런데 심벌이 물고기 모양이다.

맞다. 물고기 중에서도 잉어다.

 

 

특별히 로고를 잉어로 선정한 이유가 있을 듯한데.

그동안 글러브들을 보면 자기 이름이나 브랜드 이니셜을 넣었다. 제작자 입장에서 보면 약간은 식상했다고나 할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물고기 같은 것들로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지금까지 없었던, 남들이 하지 않았던 그런 생각. 약간의 차별화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질감이 없는 친숙한 것이 중요하다. 야구도 좋아하고, 낚시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 물고기 중에서도 특히 더 친근하면서 월척 느낌도 나는 잉어가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글러브 손바닥에도 물고기 세 마리가 있다. 글러브의 경우엔 내야 수비를 하면서 공을 낚듯이, 월척을 낚는 느낌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런데 글러브마다 잉어 색이 각각 다 다르다.

잉어 색깔에 차이를 둔 이유는 글러브의 패턴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패턴에 따른 각인이 글러브 안에 다 찍혀있지만 겉으로 딱 봐서는 확인이 어렵다. 각인은 안쪽을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지 않나. 따라서 겉에서 얼핏 봐도 구분이 가능하도록 색깔을 달리했다.

 

 

글러브에서 패턴. 중요한 문제다. 이번에 나온 글러브는 패턴이 어떻게 준비되어 있나? 손바닥 포구 면이 굉장히 넓어 보이는데.

기본적인 사양은 다 같은 모델이다. 비틀어 잡는 패턴에 와이드 힌지를 적용했다. 때문에 크기, 포구 면, 라인 자체가 굉장히 넓게 형성되었다. 내야수에 적합하도록 했다. 또 한 가지, 일괄적인 글러브 사이즈를 탈피하고자 했다. 보통의 내야수 글러브 사이즈는 11.5인치, 11.75인치를 많이 사용한다. 이 모델은 11.35인치, 11.6인치로 손이 작은 분들도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는 기존의 식상한 사이즈 틀에서 벗어나서 보다 전문가들을 위한 사이즈를 만들기 위한 의도도 있다. 한마디로 상급자용 글러브이다.

 

 

하지만 야구계에는 아무래도 상급자보다는 초·중급자가 훨씬 많다. 판매를 위해서는 범용성이 뛰어난 인기 있는 패턴의 글러브를 만드는 게 더 유리했을 텐데.

초보자를 위한 제품만을 만들게 되면 제품이 적용되는 시장 자체가 한정된다. 야구를 하는 사람들의 모든 꿈은 프로같이 멋지게 플레이하는 것일 거다. 야구를 조금 접한 사람은 점점 더 상급자가 쓰는 글러브를 구매하고 싶어 한다. 유명한 프로 선수들이 쓰는 모델이 더 잘 팔리지 않나. 제작자의 입장에서 보면 글러브를 만들 때 무조건 처음부터 이 제품이 잘 팔릴 거라 생각하고 만들지는 않는다. 구매하는 사람의 생각은 모두 다 다르고, 유행이란 것도 있으니까. 제작 과정에서 의도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이 글러브를 제작할 때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다. 여기 있는 빵떡(?)도 그 일환이다.

 

 

그러고 보니 글러브 옆에 동그란 가죽이 하나 더 있다. 그냥 같이 둔 것은 아닐 거 같다.

내야 트레이닝용 글러브. 소위 말하는 빵떡이다. 상급자들만이 이 빵떡을 제대로 쓸 수 있다. 아직 자신이 초보자라면 이걸로 연습하면서 상급자에 도달할 수 있다. 동일한 소재로 같은 색깔을 묶어서 세트 구성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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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1+1 인가?

하하. 그렇게도 볼 수 있겠다. 처음에 글러브를 기획할 때 내야수 전문가용 글러브다 보니 글러브만 판매하기보다는 글러브를 더 잘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을 같이 구성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수비 훈련 글러브를 같이 줌으로써 글러브질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익히고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기본에 충실한 수비 훈련도 같이 하면 글러브를 더 잘 사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내야수로 주로 뛰었다. 좋은 내야 수비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있다. 그걸 실현시켜줄 수 있는 글러브를 만들고 싶었다.

 

 

선수 생활을 했다고?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야구를 접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교직에 계셔서 야구로 유명한 천안 북일고등학교 사택에서 자랐다. 야구부 형들과 항상 생활을 같이 해 온 셈이다. 또 어머니께서 6살 때부터 OB 베어스 대리점을 시작하셨다. 7살 때부터 자연스레 방망이 공장과 글러브 공장을 따라다녔다. 물론 그때는 이 일을 할 거라 생각도 못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이 일이 천직이었던 듯싶다. (웃음)

 

 

본격적인 야구 용품 관련 일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대학 때부터 사업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결혼을 해야 할 상황에서 보람된, 내가 하고 싶은, 자식에게 물려줄 만한 사업을 하고 싶었다. 망설이기만 하다가 결혼과 동시에 마음먹고 시작했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야구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사업을 시작했다는 건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는 얘기기도 할 텐데, 야구공을 놓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못해서 그만뒀다. (웃음) 부족한 실력, 내 한계를 깨달았다. 대학교 4학년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아… 질문이 괜히 미안하다. 자, 좋았던 얘기를 해보자. 사업이 그 후로 어떻게 발전했는가?

처음에는 해외 브랜드를 병행수입해서 유통하는 일을 시작했고. 2년 후에 모리모토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후 한국에서 자랑할 수 있는 브랜드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 BMC를 떠올렸다. 대학교 4학년 내내 BMC 제품을 쓰기도 했거니와 아버지가 쓰던 자이언트, 거인 제품을 초등학교 내내 쓰기도 했다. 운명처럼 이끌렸던 거 같다.

 

 

BMC는 최근 50주년을 기념할 정도로 한국에서 유서가 깊은 브랜드로 알고 있다. 혹시 BMC를 거쳐 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선수들이 있는가?

가장 유명한 건 역시 선동열이다. 또 많은 분이 모르시지만 박찬호 선수도 브랜드 전속 계약을 하기 전에는 BMC 제품을 썼다. 이 외에도 김기태 감독, 구대성 선수, 이상훈 코치, 정명원 코치, 송진우 코치 등 많다. 박용택 선수도 오래 사용했고. 이승엽 선수는 일본 가기 전까지는 BMC 메인 모델이었다.

 

 

특별히 많은 선수가 BMC를 선호했던 이유가 있었을까?

우선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다. 상당히 품질 좋은 고가의 제품이었단 얘기다. 직접 선수 생활할 때는 일본 제품보다도 품질이 좋았다. 선망하던 선배들이 계속 써 온 영향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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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C 하면 특히 박병호 선수와의 인연이 유명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연을 맺었다는데, 사실인가?

박병호 선수와의 인연은 아마추어 시절이 아니고, LG 트윈스에서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할 때부터다. 지금까지 써왔던 브랜드라는 걸 떠나 내가 제공하는 제품이 박병호 선수와 잘 맞았던 것 같다. 그가 미국에 가게 되면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다. ‘한국의 전통이 있는 BMC 제품을 썼으면 좋겠다’라고. 박병호 선수도 흔쾌히 동의를 했고 한국의 제품과 브랜드를 알리는 데 서로가 상당한 노력을 했다. 김현수 선수에게도 박병호 선수가 직접 권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제품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뿌듯한 일인 것 같다. 그런데 와서 보니 회사 내에 여러 브랜드가 있다. 각 브랜드는 어떤 관계인가?

퓨전스포츠는 이름 그대로 야구의 모든 것을 다루는 회사다. 그리고 퓨전스포츠 안에 여러 브랜드가 있다. 지금은 속해있지 않지만 처음 시작했던 모리모토, 미국에서 라이센싱한 다이아몬드, 인수한 BMC 등이 모두 퓨전스포츠 산하에 속해 있다. 그리고 나는 이 회사의 총괄이사를 맡고 있다. 퓨전스포츠는 가족이 경영하는 회사이며, 나는 이 회사를 운영하는 전문 경영인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쉽다. 퓨전스포츠는 야구 용품도 많이 다루지만 각종 훈련 장비, 트레이닝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홈런맨 트레이닝 센터가 대표적이다. 공을 쳤을 때 타구의 질과 방향, 스윙 스피드 등을 분석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야구를 시작하는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

 

 

사업을 하다보면 안 좋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한 때 야용사 등 국내 야구인 커뮤니티에서 퓨전스포츠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그런 시기가 길었다. 사실이다. 안고 가야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이미지에 대해서 판단하고 쓴소리를 해주시는 분들은 우리에게 관심 있는 분들이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 순간에는 ‘욱’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면 결국 다 관심이고 애정이더라. 지켜보고 계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야구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과 보다 나은 이미지를 보여드리면 더 좋은 관심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용품뿐만 아니라 국내 야구 환경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이에 대한 본인만의 목표도 있을 거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야구 관련 전문학교를 만들고 싶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야구 선수 생활을 했다가 실패하신 분들, 야구 전문인이 되고 싶은 분들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야구 학교를 만드는 게 꿈이다. 골프 중계를 보면 전문가들이 나와서 매일 레슨도 골프의 과학적인 얘기를 매일 같이 다룬다. 야구의 경우는 그런 게 전혀 없다.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골프 학과가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 야구 환경의 경우 야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과라던가 아카데미가 전무한 실정이다. 물론 골프와 야구는 실제 저변이 아직은 비교가 안 되지만 어느덧 야구도 천만 관중 시대의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아 가고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체계적으로 만들어보는 게 목표이자 꿈이다.

 

 

이번 Kang's Studio 프로젝트도 그러한 목표의 일환인가?

아니다. 글러브는 사실 그 목표에 들어가진 않는다. 앞서도 말했지만 Kang's Studio는 그저 그동안 없던 새로운 시도를 위한 팀이다. 브랜드도 아니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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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나온 김에 다시 글러브로 돌아가 보자. 사이즈 말고 이 글러브에 시도된 새로운 것들이 있을까?

글러브를 직접 보시면 알겠지만 손바닥 쪽 아래 제방끈을 제거했다.

 

 

오! 제방끈을 한 쪽 제거한 글러브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어떤 효과가 있는가?

손바닥 쪽 제방끈은 글러브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울 휄트가 무너지지 않게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한 쪽 없앤 이유는 글러브가 미세한 움직임에도 보다 더 쉽게 반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글러브에서 공을 빼기가 좀 더 수월해지는 효과도 있다. 가끔 제방끈이 두 줄인지 한 줄인지를 보고 싱글 팜이니 더블 팜이니 하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팜은 제방끈과는 상관이 없다.

 

 

어떠한 점에서 그러한가? 또한 그렇다면 팜은 무엇인가?

더블 팜은 윌슨 제품처럼 안에 패드를 넣은 것을 말한다. 손바닥 가죽이 두 장이 들어가 있을 때는 싱글 팜, 가죽 두 장 안에 한 장이 더 덧대어질 때는 더블 팜이다. 더블 팜은 손등 부분에 봉제선이 하나 더 들어간다. 이것의 경우 공을 받는 부분에 하중이 더 실리기 때문에 글러브 밸런스가 더 좋다고 판단하는 분도 있다. 맞는 얘기다. 윌슨 사의 명인 아소 상의 경우 밸런스를 위해 항상 더블 팜을 사용한다. 안에 팜이 하나 더 있어서 글러브의 형태가 쉽게 무너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 거다. 싱글 팜의 경우 반대로 포구 면 가죽이 한 장 적기에 이물감이 적고 글러브 질이 수월하며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싱글 팜은 사실 초보자는 다루기 어려운 글러브 형태다. 포구 면이 얇기에 초보자의 경우 포구 시 상대적으로 아플 수 있다.

 

확실히 상급자용답게 굉장히 많은 것들이 고려된 느낌이다. 가죽은 어떠한가? 글러브의 경우 가죽을 따져보는 사람이 많다.

글러브에 사용되는 가죽은 여러 종류가 있다. 킵 스킨, 카프, 와규 등등. 개인적으로 내야수들에게 제일 적합한 가죽은 스티어 하이드라고 생각한다. 내야수는 죽지 않은 공을 잡아야 하는 위치다. 언제든지 빠르고 강한 강습타구가 날아올 수 있는 자리기 때문에 글러브에 힘이 있어야 한다. 제일 두껍고 가장 튼튼한 가죽을 사용하는 게 맞다. 가죽의 에이전트는 익히 알고 있는 마루하시 사다. 사실 살아 있는 소를 이용해 만드는 가죽의 특성상 질은 항상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소를 키우는 장소가 다르고, 매년 마다 소가 자라는 환경이 다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마루하시 사의 가죽은 비교적 품질이 균일한 장점이 있다. 때문에 최상급의 글러브에 마루하시 사가 취급하는 가죽이 많이 쓰인다.

 

 

이외에 또 다른 이 글러브의 장점이 있다면?

글러브는 사실 사람이 만드는 거지만 들어가는 자재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생각하는 가죽뿐만 아니라 휄트, 컴파운드 등 정말 하나하나의 소재가 정말 중요하다. 특히 미즈노나 언더아머 등 고가의 글러브의 경우 같은 테네시 끈피를 사용한다. 약간의 기름기를 함유한 인디언 탄색인데, 강한 타구를 받아도 탄성이 좋아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하드한 타입의 끈피는 강한 공을 받을 때 끊어질 우려가 있다. 또한 손가락을 많이 활용해 손에 맞게 편하게 잡는 역말기 방식을 활용했다. 손바닥 부분 끝부분 끈피가 새끼손가락 쪽으로 방향을 잡은 방식이 정말기, 엄지손가락 쪽으로 말려있는 게 역말기이다. 최근의 야구는 예전처럼 손을 다 움켜쥐는 것보다는 손가락에 맞게 잡는 방법을 선호한다. 트렌드에 맞게 역말기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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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부분이 고려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좋은 글러브라도 잘못 길들이게 되면 제 성능을 다 하지 못할 수 있다. 제작자의 입장에서 이 글러브는 어떻게 길들이는 것이 좋은가?

이 글러브의 가죽은 물로 작업이 가능하다. 이는 물에 담갔을 때 반응하는 가죽의 형태를 보고 알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안 해도 무방하다. 물에 담그기, 혹은 스팀을 활용한 길들이기는 글러브의 수명이 줄 수 있는 행위다.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사우나에 한두 시간 있으면 피부가 축 처지지 않나. 비슷한 원리다. 글러브의 형태를 잡아 놓은 건데 수분을 주면 글러브가 아닌 원래 가죽 형태로 돌아가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물에 담그거나 스팀을 할 바에 차라리 부드러운 글러브를 사는 게 낫다고 본다. 프로 선수의 경우는 물에 담가도 무방하다. 글러브를 빨리 사용해야 하고 또 자주 교체하지 않나. 본인이 정말 자신 있지 않다면 생활 체육 야구인들의 경우는 물에 담그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본인의 손에 맞게 동봉되는 빵떡 글러브를 사용해보면서 감각을 익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길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얘기 나누다 보니 글러브에 대한 많은 공부를 한 것 같다. 함께 공부를 마친 독자들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거듭 말하지만 Kang's Studio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게 아니다. 다만 우리가 디자인과 기술적 측면에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개발 능력이 있음을 알려드리기 위해 만든 거다. 업체들과 협업 제작을 하기 위한 팀이니 퓨전스포츠에서 또 브랜드를 내놨구나 생각지 마시고 그저 쉽게 다가와 주셨으면 좋겠다. 한가로이 물에 뛰노는 친근하고 자주 볼 수 있는 잉어처럼 말이다. 기본에 충실한 트레이닝을 한다면, 생활 체육 야구인과 야구를 시작하는 유소년, 중고교 선수도 조금 더 정확한 포구를 하고 제대로 된 수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글러브가 그러한 수비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무쪼록 모든 야구인이 부상 없는 행복한 야구 하시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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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글러브,생활체육야구,더그아웃매거진,퓨전스포츠,bmc,fsk,야구잡지

    • 등급 김혁준
    • 2018.04.29 12:00
    • 답글

    잘보고 갑니다!!ㅎㅎ

    • 등급 장간지
    • 2018.04.29 20:37
    • 답글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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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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