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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보상선수 신화 DUGOUTV

dugout*** (dugout***)
2022.04.0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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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Free Agent, 자유계약선수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자유 신분으로 모든 구단과 계약 협상을 할 수 있다이를 통해 팀을 옮기게 된다면 영입한 팀은 그의 원 소속팀에게 한 명의 선수를 보상해야 하는데슬프게도 이는 당사자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다뜻하지 않게 팀이 바뀌는 건 분명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하지만 다들 말한다위기는 곧 기회라고그곳에서 필요로 했기에 선택받은 것이며맞는 자리에 들어간다면 FA 계약 이상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고이번 더그아웃 먼슬리에서는 다사다난했던 2022시즌 스토브리그를 통해 보상선수로 이적한 4명의 자원과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보상선수 신화를 보여준 이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에디터 김나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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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명단 외 선수

 

스토브리그의 꽃, FA 제도는 비시즌 뿔뿔이 흩어졌던 야구팬들을 모이게 한다각 팀이 전력을 보강할 적절한 기회기도 하고무엇보다 준척급 이상의 자원들이 어느 팀으로 가게 될지 예상해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기 때문이다그리고 이적 발표가 나면 너 나 할 것 없이 저마다의 보호명단을 꾸리기 시작한다익숙했던 얼굴이 떠나가는 슬픔과 새로운 얼굴이 합류하는 설렘이 교차하는 기묘한 순간이기도 하다.

 

보상선수 제도는 지나친 FA 시장 과열과 팀 간 과도한 전력 격차를 막기 위해 존재하며지금까지 여러 차례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2011시즌 전까지는 보호명단 규모가 18인으로 다소 작았고이후에는 FA로 선수를 떠나보낸 팀이 20인 외 보상선수 1명과 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 200%, 혹은 전년도 연봉의 300%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변경됐다그리고 2021시즌부터 FA 등급제가 도입되며 A등급은 20, B등급은 25인의 선수를 보호할 수 있고 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되는 현 제도가 완성됐다.

 

구단에서 지정한 보호명단은 공개되지 않는다지명된 선수로서는 보호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픔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하지만 달리 생각해서 1군 엔트리 정원이 28인인 것을 고려하면, 21번째 혹은 26번째 자원 역시 충분히 우수한 기량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게다가 야구는 단순하게 일렬로 줄 세워 각 자원의 중요성을 판가름할 수 없는 스포츠다다양한 포지션이 존재하고팀마다 부족한 전력이 다르므로 어떤 팀에 속하느냐에 따라 가치는 변할 수 있다분명한 건 팀이 그 선수를 필요로 했기에 지명했다는 사실이다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기에 자격이 있는 자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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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신화를 쓸

 

올해 FA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던 만큼 많은 보상선수가 발생했다가장 먼저 발표가 난 주인공은 NC 다이노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팀을 옮긴 강진성이었다주전 우익수 박건우를 놓친 가운데 뜻밖의 내야수 픽이었지만포지션 변경이 잦았던 강진성의 이력에 주목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선택이다데뷔 후 퓨처스리그에서 줄곧 3루수와 포수를 맡았던 그는 2018년에 외야수로 전향했으며주전으로 도약한 2020시즌부터는 주로 1루수로 경기에 나섰다.

 

두산에 양석환이라는 확실한 주전 1루수가 있기에 전략적으로 강진성을 묶지 않았다는 시선이 있기도 하다하지만 멀티 포지션 능력을 인정받은 데다가 좌투수 상대 타율이 통산 3할이 넘는 만큼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좌타자 김인태와의 우익수 플래툰 출전은 물론양석환의 체력 안배를 위한 1루수 출장도 가능하기에 새로운 팀에서의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특히 NC 시절부터 야구를 대하는 남다른 자세로 유명했던 만큼새로운 팀에서도 간절함을 무기로 본인의 자리를 꿰찰지 주목된다.

 

같은 날 박해민을 LG 트윈스로 떠나보낸 삼성 라이온즈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의 1차 지명을 받은 안방마님 김재성을 택했다이미 탄탄한 포수진을 갖춘 삼성의 예상외 선택이었다물론 주전 포수 강민호와의 재계약 전에 이뤄진 지명이긴 했지만트레이드로 데려온 베테랑 김태군과 직전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김민수도 있기에 반전에 가까웠다.

 

하지만 현 리그 상황에서 포수는 여전히 귀한 데다가 김재성은 흔치 않은 우투좌타 포수다대주자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주력도 뛰어난 편이고, 1차 지명자 출신으로 타격 포텐도 갖췄다경찰 야구단을 통해 군 문제까지 이미 해결했으니 강민호와 김태군 이후를 바라보는 삼성이 충분히 눈독들일 만한 자원이었음은 분명하다또한이 결정으로 인해 LG는 1군급 포수가 부족해져 KT 위즈로부터 급하게 허도환을 영입해야 했으니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평도 많았다.


#주목할 얼굴들

 

나성범을 잃은 NC가 KIA 타이거즈에서 데려온 자원은 하준영이었다고교 시절 청소년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일찍이 큰 기대를 받아온 투수로필승조로 나선 2019년엔 최고 구속 150km/h의 빠른 볼과 공격적인 피칭으로 눈길을 끌었다하지만 2020년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기나긴 재활에 돌입했으며이후 아직도 1군 등판 이력이 없다아직 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만큼 올해 보상선수 중 ‘If’가 가장 많이 붙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NC가 리스크를 감수하며 그를 택한 이유는 부상 전 뛰어났던 기량과 앞으로의 가능성이다. 99년생으로 여전히 젊기에 미래까지 내다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덧붙여 승리욕으로 눈물을 보이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여러 번 잡힐 만큼 열정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다특유의 성격이 보상선수 지명이라는 계기와 맞물려 긴 시련을 이겨낼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실제로 그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며 1군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했고, “던지면서 아프지 않다라는 인터뷰를 남겨 팬들의 설렘을 증폭시켰다.

 

이번 스토브리그 마지막 보상선수의 주인공은 문경찬이었다. NC가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영입한 손아섭이 B등급으로 책정되며 롯데는 25인 외에서 데려갈 이름을 선택할 수 있었다. 92년생으로 비교적 적지 않은 나이 때문인지 25인 내에 들지 못했으나, KIA 시절 1점대 방어율의 철벽 마무리로 이름을 날리며 국가대표에도 승선한 이력은 단연 돋보인다이번이 세 번째 팀인 만큼 낯선 곳에서의 적응도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

 

NC로 이적한 이후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작년 9월 1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한 만큼 섣불리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평가할 순 없다또한창원 홈경기보다 원정에서의 성적이 더 좋았던 만큼 팀을 옮기는 것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게다가 최근 사직야구장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으로 펜스를 대폭 높이기도 했으니뜬공 유도에 능한 문경찬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지난 시즌 뛰어난 타격에 비해 부실한 마운드가 뼈아팠던 롯데다언급한 기대 요소와 더불어 베테랑 불펜 투수의 영입이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들에 앞서

 

이들과 같이 새로운 출발점에 서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이들이 있다흔히 보상선수 신화라고 하지만그들의 저력과 노력이 뒤늦게 빛을 발했을 뿐이라고 덧붙이고 싶다올해 또 다른 도전 앞에 서게 된 그들을 격려하는 의미로 앞선 신화의 주인공들을 돌아보고자 한다비록 시작은 21번째 혹은 26번째 선수였을지라도새로운 팀에선 1번에 보다 가까워진 활약을 보여주며 큰 사랑을 받길 응원한다.

 

가장 먼저 소개할 이는 문동환이다. 2004년 롯데로 향한 정수근의 반대급부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으나단 하루 만에 트레이드로 한화 이글스의 일원이 됐다아마추어 시절 그는 제2의 선동열이라고 불리며 구속은 물론 제구력까지 갖춘 괴물 투수였다. 1998년과 1999년 각각 12, 17승을 기록하면서 거인 군단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하지만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부침을 겪은 후 2년간 겨우 4승 11패의 성적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선발투수가 필요했던 한화는 그를 선발로 복귀시켰다하지만 당해 120이닝을 소화하고도 4승 15패 평균자책점 5.37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선발로서의 부활은 보지 못하는 듯했다하지만 다음 해인 2005년 기적 같은 활약을 보여줬으니,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10승 투수에 다시 안착했고 2006년은 류현진과 원투펀치로 나서며 한화의 준우승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부상과 재활을 극복하고 훨훨 날아오른 보상선수 신화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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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역시 보상선수 이적 후 꽃피운 대표적인 인물이다롯데에서 신인 시절부터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촉망받는 유망주 중 하나였지만, 2008년 당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하며 점차 출장 기회를 잃게 됐다이후 2009년 홍성흔의 반대급부로 두산으로 팀을 옮기게 됐는데사실 이는 롯데의 예상과 완전히 빗나간 결과였다두산은 마운드보다 야수가 강한 팀이니 투수 위주로 보호명단을 작성하는 전략을 세웠고이원석을 지명할 거란 예측은 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커리어에 반전을 맞이한 이원석은 곧바로 자신의 최고 성적을 기록했으며그 이후로도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하며 신화를 써 내려갔다하지만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타의로 팀을 옮긴 그가 FA 자격을 얻어 자의적으로 모든 팀과 협상할 수 있는 신분이 됐다는 것이다그는 2016시즌이 끝나고 총액 27억 원의 조건에 삼성과 손을 잡았고, 2021년 2차 FA 계약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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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썼던

 

김승회는 두 번이나 보상선수로 팀을 옮겼다제주도에서 대학을 나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기도 한 그는 외지에서 기량을 발전시켜 두산에 입단했다데뷔 초에는 뛰어난 활약을 보이지 못했으나 점차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내비쳤고, 2012년 21번째 선수로 뽑혀 홍성흔을 내준 롯데로 향했다이후 팬들로부터 홍성흔과 트레이드를 해도 괜찮았겠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선발과 마무리 등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며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2015년 2번째 보상선수 이적이었던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행은 윤길현의 반대급부였고사직에서의 활약에 비하면 다소 아쉬웠지만 꾸준함으로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비록 자격을 행사하지 않고 방출되는 뼈아픈 경험을 했지만결국 친정 두산으로 돌아가 끝내 우승 반지를 손에 얻고 명예롭게 은퇴했다여러 팀을 전전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모습은 보상 픽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나아갈 이들의 귀감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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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서 KIA로 향한 임기영 역시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다데뷔 초에는 큰 임팩트를 주지 못했지만사이드암으로서 정교한 제구와 높은 변화구 완성도로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줄곧 받았다. 3년 차인 2014시즌이 끝나고 송은범의 반대급부로 팀을 옮기게 됐는데당시 입대를 눈앞에 둔 만큼 보호명단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 판단에 따른 결과였다그리고 한화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되고 말았다.

 

이적 직후 곧바로 상무에서 활약한 그는 KIA에서의 첫해부터 본인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2017년 4선발로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2번의 완봉승을 거뒀고, 6월에는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기도 했다이후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등판까지 경험하며 우승에 크게 일조했으며당해와 이듬해 국가대표에도 승선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선발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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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신화를 쓴 주인공으론 양의지 대신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이형범이 있다비교적 늦은 시기의 19세에 투수로 전향했음에도 4개의 구종을 구사하며 차세대 선발 자원으로 주목받았다하지만 2019년 당시 NC에는 확실한 주전 야수가 많았기에 이형범을 묶지 못했고마침 투수가 필요했던 두산은 그를 주목했다.

 

NC의 창단 멤버였던 그는 보호명단에 들지 못해 팀을 떠나게 된 사실에 솔직하게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프로 입성 후 7년간 거뒀던 2승을 한 달 안에 달성하겠다는 당돌한 포부를 내비쳤다실제로 이형범은 2019년 이적 후 일주일 만에 구원승으로 2승을 따내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이후 빠르게 팀에 적응하며 양의지 부럽지 않은 특급 마무리를 얻었다는 팬들의 찬사와 함께 첫 우승 반지까지 얻어 FA 못지않은 값어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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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3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2호 (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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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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