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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Voice] 비디오 판독 범위 확대 DUGOUTV

dugout*** (dugout***)
2022.10.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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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라운드에서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고그때마다 심판의 판정이 내려진다그리고 그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양 팀의 감독은 손으로 사각형을 그린다비디오 판독을 신청한다는 의사 표시다이전에는 오심이 나오더라도 그저 항의하는 데에 그쳤지만이를 통해 많은 오심을 바로잡을 수 있게 됐다하지만 모든 판정을 뒤집을 수 있는 건 아니다아무리 판정이 잘못됐다는 확신이 들더라도판독을 신청할 수 없는 경우가 존재한다바로 그 상황이 판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다. (9월 1일 작성)


에디터 김민규 사진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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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판독할 수 있는가


현행 제도에 따르면비디오 판독 대상이 되는 플레이는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홈런에 대한 판정외야 타구의 페어/파울포스 및 태그 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타자의 파울/헛스윙주자의 누의 공과그리고 주자의 선행주자 추월 등을 통틀어서 13가지다.


하지만 제도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판독 범위가 지금과 같았던 건 아니다. 2014년 후반기부터 심판 합의 판정제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였을 때 판독 신청이 가능한 플레이는 고작 5가지에 불과했다같은 해에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13가지 항목을 대상으로 삼았던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였다. 2년 뒤인 2016시즌부터 타자의 파울/헛스윙 여부와 홈플레이트에서의 충돌 조항이 신설되기는 했지만지금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좁은 범위다.


그렇기에 비디오 판독 제도가 애매한 상황을 모두 해결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다특히 가장 대두됐던 건 2019시즌 중 불거진 ‘3피트 라인(주루 허용 범위)’에 관한 것이었다시즌 개막 전 KBO는 타자 주자의 수비 방해를 엄격하게 잡아내겠다라고 공표했고실제로 타자 주자가 주루 중 3피트 라인을 조금이라도 밟을 시 수비 방해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아웃을 선언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심판마다 판정의 기준이 달라 특정 구단이 유독 손해를 보며 논란이 불거졌는데문제는 주자의 3피트 라인 침범 여부가 비디오 판독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억울한 판정이 나와도 재심을 신청조차 못 하는 일이 반복되자결국 2019시즌 도중 규정을 바꿔 3피트 라인 위반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기에 이른다.


그 외에도 2020시즌 뜬공 아웃 후 주자들의 태그 업 타이밍에 관한 내용을 추가하는 등 KBO는 2019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총 6가지의 조항을 신설했으며현행 제도는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논의는 계속된다


그러나 올해도 아쉬운 부분이 드러나며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첫 번째 문제는 4월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5회 초 SSG의 공격. 1사 1루에서 최지훈의 타구가 1루 라인을 타고 날아갔는데이 타구가 페어로 선언되며 결국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화면을 돌려보니 최지훈의 타구는 명백히 파울인 것으로 보였지만 내야에서의 페어/파울 여부는 판독 대상이 아니었다. 1점 차 팽팽했던 싸움에서 SSG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게다가 이 경기에는 SSG의 KBO리그 최초 개막 11연승이 걸려 있었기에 오심에 대한 논란이 상당했으며결국 시즌 도중 페어/파울 여부에 대한 판독 범위가 기존의 외야에서 ·외야로 확대되는 결과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최근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바로 체크 스윙에 관한 부분이다. 8월 11일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나온 이른바 양석환 체크 스윙’ 판정을 계기로 타자의 스윙 여부까지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중요한 순간에서 타자의 스윙 여부는 빈번히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며이에 관한 결정을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에만 온전히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였다.


#바로잡을 기회


분명히 제도를 고칠 필요성은 있다체크 스윙은 오랜 기간 논란의 중심이었고클러치 상황에서의 결정적인 오심은 경기를 지켜보는 모두를 허탈하게 할 뿐 아니라 경기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그리고 만약 다시금 판독의 범위가 확대된다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오심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또한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는 걸 막을 수 있으며오심으로 경기의 흐름이 넘어가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물론 체크 스윙에 대한 판정은 야구 규칙에서도 명확하게 그 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은 부분이며메이저리그에서도 최근까지 골머리를 앓아 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쉽사리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체크 스윙 판정이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는 사례가 너무나도 빈번하게 나오고 있으며논란이 되는 장면이 너무나도 명백한 오심이었던 만큼 바로잡을 기회는 있어야 한다는 거다.


#마냥 확대할 수 없는 이유


다만 이에 부정적인 시선 또한 존재한다만약 체크 스윙에 관한 부분을 포함한다면 자연스럽게 기존에 포함하지 않은 또 다른 상황들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텐데야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을 수는 없다.


이를테면 타자 주자가 1루에 진출한 이후 2루까지 갈 의사가 있었는지에 대한 판정이 대표적이다. 2루와 3루에서와는 달리 1루에서는 포스아웃 상황에서 타자 주자의 오버런(주자가 달리던 가속도 때문에 베이스를 지나치는 일)이 인정되지 않아, 1루 베이스를 먼저 밟았다면 태그를 당해도 아웃 되지 않는다하지만 만약 타자 주자가 출루 후 2루를 향해 조금이라도 몸을 트는 식의 행위를 보였다면 오버런으로 인정되며태그 아웃을 당하지 않으려면 타자는 반드시 1루로 되돌아와야 한다이때 타자의 2루 진출 의지 여부는 오롯이 심판의 주관으로 비디오 판독 신청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체크 스윙 외에도 판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들이 존재하며경기 중에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인 만큼 그 중요도는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하지만 이 모든 경우를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이러한 과정이 반복된다면 이전까지는 넘어갈 수 있던 사소한 장면에서도 비디오 판독이 남발될 수 있다그 판정이 오심이 아닐지라도 말이다자연스럽게 상황을 돌려보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경기가 지연되는 일도 잦아져 의도치 않게 경기 스피드업을 방해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체크 스윙을 포함한 각종 상황을 판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야구 규칙에조차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결정적이다이는 비디오 판독 범위 확대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주된 근거로 작용한다오랫동안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MLB나 NPB(일본 프로야구)에서조차 체크 스윙을 판독 대상에 넣지 않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어차피 어디까지 휘둘러야 스윙인지’ 그 누구도 정확하게 답을 내릴 수 없는데육안이 아닌 중계화면으로 돌려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라서 비디오 판독 범위의 확대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문제가 되는 상황들이 명확한 기준이 아니라 심판의 주관에 의해 결정되는 이상불만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물론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수준의 오심이 자주 나왔던 것도 사실이지만단순히 최근의 문제가 비디오 판독 범위가 좁아서’ 일어나는 건 아니다엄연히 따지자면 심판마다 일관된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정하지 않은 야구 규정 본연의 문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 우리가 막고자 하는 건 중요한 장면에서 논란이 될 만큼 지나친 수준의 오심이다설령 불분명한 기준으로 인해 원심이 번복되지 않더라도혹시 모를 단 한 번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다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지라도최근까지 빈번히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 택할 수 있는 가장 가깝고 현실적인 방안이다.


#궁극적으로 풀어야 할 매듭


물론 장기적으로는 판독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무엇보다 불분명한 판정의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일각에서는 KBO에서만이라도 체크 스윙에 대한 독자적인 로컬 룰을 만들어보자는 의견도 있지만국제대회 등에서 발생할 문제를 고려하면 그다지 바람직한 해결책은 아니다. KBO가 독단적으로 규칙을 만들어낼 수는 없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비슷한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MLB, 그리고 NPB 등 타국의 프로야구 사무국과의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보는 건 어떨까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아마 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들 역시 명확하지 않은 판정 기준으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공감대를 형성할 여지가 적진 않다그리고 만약 국제적인 합의를 통해서 규정의 모호한 부분이 해결된다면구체적인 기준을 갖춘 판독 체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더 나아가 판정의 정확성을 수치로써 측정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현답(賢答)을 찾아내기를


사실 지금까지 대두되는 모든 논의는 결국 판정을 내리는 심판도 사람이라는 대전제에서 기인한다분명 심판들도 정확한 결정을 내리고전문성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다만 그저 그들이 완전무결한 정확성을 갖출 수 없는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오심 논란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이미 팬과 선수들은 지속되는 오심으로 판정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만약 심판들의 노력으로 결정적인 오심이 감소했다면오늘날과 같은 논의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테다따라서 우리는 그 부족함을 메울 방안을 채택하려는 것이다전문성에 기반해서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것이 그들의 의무이지만, 100% 정확할 수는 없기에 우선 그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더 부여하자는 거다그리고 더 나아가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방법까지 천천히 논의하면 된다.


이전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일인 만큼 절대로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그렇기에 KBO 관계자를 비롯한 여러 야구인의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점이다충분한 논의를 통해 지금까지 그래왔듯 현명한 답을 찾아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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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3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8호 (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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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매거진 #KBO리그 #프로야구 #비디오판독 #비디오판독센터 #심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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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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