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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휘문고등학교 이승민 DUGOUTV

dugout*** (dugout***)
2022.10.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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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릴 준비를 마친 적토망아지


하루에도 천 리를 간다는 적토마(赤兎馬)는 수많은 전투에 나서 전장을 휘몰았다그리고 적토마라고 불리며 LG 트윈스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이병규도 그랬다그의 별명처럼 거침없는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누비곤 했다. 2017년을 끝으로 잠실의 적토마는 질주를 멈췄지만여전히 팬들은 그 기백과 플레이를 기억하고 또 추억한다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의 호쾌한 플레이 스타일과 피지컬외모까지 닮은 고교 선수가 나타났다벼락같은 스윙으로 3루타를 기록하는가 하면 수비에서도 강한 어깨로 지켜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다음 시즌 휘문고등학교 야구부를 이끌어갈 적토망아지’ 이승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Jinseok Kim Location Whimoon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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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출생 2005년 1월 6일 신체조건 187cm 88kg 출신교 도곡초-휘문중-휘문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좌투좌타 2022년 성적 13경기 타율 0.311 14안타 1홈런 10타점 0도루 OPS 1.063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9월 15일 인터뷰)

안녕하세요저는 휘문고등학교 2학년 외야수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승민입니다.


5년 전 도곡초등학교 시절본지 78(2017년 10월 호)에서 아버지 이병규 코치와 함께 짤막하게 인터뷰한 경험이 있어요당시 촬영은 어땠는지 기억나나요?

처음엔 팀원들과 아버지와 함께 사진을 찍고 끝나는 일정으로 알고 있었어요그런데 갑자기 인터뷰를 진행하게 돼서친구들 사이에서 기분도 좋고 재밌었던 경험으로 남아있어요(기억나는 질문도 있나요?) 롤 모델에 관련된 질문이었는데 아버지를 뽑지 않고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었던 외야수 켄 그리피 주니어를 꼽았죠그때는 제가 어려서… 아버지 사랑합니다. (웃음)


시즌 마지막 대회가 끝나고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해요.

3학년 선배들은 쉬기도 하지만저는 2학년이니까 내년 대회를 위해서 열심히 땀 흘리고 있어요다음 시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진행하나요?

다음 시즌을 대비하는 시기다 보니 체력적으로 많은 준비를 하려고 해요그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훈련을 진행하고 있죠.


올해 마지막 대회인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동산고에 패하면서 1회전에서 대회를 마쳤어요. 3출루를 했음에도 패배를 기록해 아쉬움이 클 텐데요.

1회부터 우리 팀이 무너졌어요그래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조금 더 집중해서 어떻게든 점수를 따라가려는 마음이 컸죠감독님과 코치님도 저에게 그 부분을 주문하셨기 때문에 그대로 해내고자 했어요하지만 결국 패했고 상실감도 컸어요올해 마지막 대회가 끝났다는 생각에 허탈한 기분도 있었죠마음이 아팠어요.


1회전 조기 탈락으로 배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아쉽지만 분명 내년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될 거예요내년엔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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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타율 0.311로 팀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기대했어요특히 장타율이 0.667로 김민석 에 이은 팀 내 2위입니다알고 있었나요?

기록 부분은 인지하고 있었어요장타는 타석에서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아니에요하지만 공을 맞히는 데 집중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장타보다는 출루율을 올리는 데 조금 더 집중하고 싶기도 하고요타석에서 꼭 살아나가서 팀에 더욱 큰 도움을 주고 싶어요.


특히 황금사자기에서의 3루타 3개 기록이 눈에 띄어요홈런만큼이나 의미 있는 기록이 아닐까 싶은데요.

3루타를 기록한 상황이 모두 팀이 뒤지고 있거나 선제점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요그래서 최대한 많은 베이스를 지나서 다음 타자의 후속타에 홈으로 들어와야 했죠열심히 뛰었던 게 3루에 다다를 수 있던 이유가 아닐까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서는지 궁금해요.

선두 타자가 되면 일단 무조건 출루에 포커스를 두고 타석에 임해요어떻게든 살아나가서 다음 타자에게 연결하자는 생각으로 투수를 상대하죠주자가 나가 있는 상황을 맞게 되면 모든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인다는 각오로 배트를 휘둘러요.


타석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 있다면요?

접전 상황에서 결승 혹은 역전 타점을 기록하는 순간이요그런 순간에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요.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뽑아볼까요?

황금사자기 우신고와의 경기예요. 9회 말까지도 6대 10으로 지고 있었죠하지만 마지막 이닝에서 5점을 뽑아내며 11대 10으로 역전승을 가져왔어요선두 타자인 ()해원이 형이 출루에 성공했고 제 타석에 주자 1, 2루 찬스가 오게 됐어요그 기회에서 3루타를 치며 8대 10까지 추격했죠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몸이 떨릴 만큼 짜릿했던 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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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경동고와의 경기에서 고교 첫 홈런을 쳤을 때도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당시 상황을 복기해볼까요?

그날은 경기 시작 전부터 느낌이 좋았어요팀원들에게도 오늘 안타 4개는 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컨디션도 긍정적이었죠주자 1루 상황에서 타석에 섰는데 바깥쪽 직구가 들어왔어요투구와 동시에 주자도 뛰기 시작했고요무조건 주자인 ()성현이 형을 3루까지 보내자는 생각으로 휘둘렀는데 배트에 공을 정타로 맞힌 느낌이 들었어요공은 쭉쭉 뻗어나갔고, ‘이 타구라면 3루타를 기록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었죠그런데 2루 베이스를 지날 때쯤 더그아웃의 함성이 들렸어요담장을 넘어갔다는 신호였고 정말 짜릿한 기분을 느끼며 홈으로 들어왔어요.


올해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내년 주목해야 할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어요실감하고 있나요?

대회가 끝나고 기사가 올라오면 반 친구들이 먼저 알려주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곤 해요. SNS에서 팬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조금은 실감하고 있어요.


올해 성적이 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던 이유 한 가지만 꼽아볼까요?

시즌 초반에는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많이 떨었고 타석에서 조급한 모습을 자주 보였어요하지만 점점 경기 수를 늘리고 감독님코치님께서 저를 많이 믿어주셨죠덕분에 조금씩 자신감을 얻으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어요.


1년 후의 이승민을 상상해볼까요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오늘이 기준이라면 한국에 없을 거예요해외에 있을 예정이죠청소년 대표팀 친구들과 대회를 치르고 있을 거예요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죠.


다음 시즌에 대한 각오와 목표도 들어보고 싶어요.

타격도 좋고 수비도 잘하는 5툴 플레이어가 되고 싶어요특히 도루에도 욕심이 있어서 많이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민석이 형만큼의 타율도 기록하고 싶고요팀으로서는 모든 대회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려고 노력할 거예요그중 한 대회에서는 우승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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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아들로서


이병규 코치의 주니어라는 수식어가 부담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부담은 없어요오히려 좋다고 느끼고 있죠제가 조금 더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이 아닐까요부담은 전혀 없고아버지는 아버지고 나는 나라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스타 선수여서 좋았던 점을 더 얘기해볼까요?

어렸을 때부터 야구와 친숙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던 게 긍정적인 점이에요야구를 더 많이 볼 수 있었고뛰어난 선수들이 가진 공통점을 더욱 빠르게 캐치할 수 있는 힘을 길렀죠.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때 아버지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해요.

처음 말씀드린 건 초등학교 3학년에서 4학년 사이로 기억해요단호하게 안 된다고 하셨어요그래도 대화를 통해 도곡초등학교 취미반에 다닐 수 있게 됐어요그러면서 꾸준히 재미를 붙이고 4학년이 끝날 때쯤 진지하게 해보고 싶다고 한 번 더 말씀드렸죠포기 안 할 자신 있냐는 질문에 절대 그럴 일 없다는 답변을 드렸고그 이후 5학년 때부터 제대로 야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본인의 플레이 중 어떤 점이 아버지와 비슷한가요?

제가 타격하는 폼을 보면 아버지와 정말 똑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저를 어렸을 때부터 봤던 분들은 걸음걸이부터 닮았다고 하시기도 하고요어깨가 강한 편인데 그런 부분도 비슷하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해요. KBO리그 통산 2,000안타를 기록한 레전드의 좋은 부분을 닮았다는 얘기니까 자랑스러워하고 있어요.


아버지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는 편인가요?

많이 구하는 편이에요매일 밤 스윙 연습을 하는데 영상을 찍어 아버지께 보내고 피드백을 받는 경우도 많고요타격이 안 풀리는 날에는 직접 봐달라고 부탁드리기도 해요상대 투수의 영상을 같이 보면서 어떤 부분을 공략해야 할지 얘기도 많이 나누고요좋은 선수의 플레이 영상을 아버지가 보내주시기도 해요야구와 관련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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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병규 코치의 은퇴식에서 시타를 했어요당시 기분이 궁금한데요.

그날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물론 시타로 들어서긴 했지만잠실야구장의 많은 팬 앞에서 처음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이었어요떨리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벅차기도 했죠그때 프로로서 타석에 꼭 한번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어요아버지처럼 팬들의 응원을 들으면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고요무조건 된다는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동기부여가 됐다고 생각해요.


경기장에 방문해 아버지의 응원가를 따라 부른 경험이 있나요?

최근엔 박용택 선배님 은퇴식과 아버지의 KBO 레전드 40인 시상식에 방문했어요아버지가 등장하셨을 때 팬들이 등장 곡과 응원가를 불러주셨는데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저도 같이 따라 불렀죠(혹시 훗날 본인의 응원가도 고민해본 적 있나요?) Bad Bunny의 ‘BENDICIONES’. LG 트윈스 로벨 가르시아의 등장 곡이기도 한 노래예요라틴팝 장르를 평소에 많이 듣기도 하고가능하면 웅장한 곡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최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는 뉴욕 메츠 에드윈 디아즈의 등장 곡도 멋있다고 생각해요.


아버지의 현역 시절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나요?

평소 야구 영상을 많이 찾아보는 편인데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보는 게 아버지의 영상이에요분석을 위해 보기 시작하다가도 어느 순간 감상을 하고 있게 돼요대단하신 분이죠.


대선배 이병규와 아버지 이병규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운동장에서 보는 아버지의 모습은 정말 멋있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같은 게 느껴져요특히 유니폼을 입었을 때의 모습은 표현할 방법이 없어요하지만 집에서는 한없이 다정하고 사랑을 많이 표현하시는 아버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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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기 위해


처음부터 외야수로 시작했나요?

외야수로 시작했는데초등학교 때 키가 한 번에 확 크면서 무릎에 무리가 왔었죠그래서 한때 투수랑 1루수 포지션으로 경기를 나갔어요중학교에 올라가서는 투수랑 외야수로 뛰었고요.


본인의 생각하는 외야수만의 매력을 꼽아볼까요?

다이빙해서혹은 담장을 타고 올라가서 타구를 잡아 아웃 카운트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이요안타가 되기 직전에 타구를 아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에요주자를 잡아내는 보살도 한몫하고요.


이제 학교를 대표하는 3학년 타자가 될 텐데요본인을 알리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타격과 수비주루 등 모든 방면에서 장점이 있는 외야수라고 생각해요내년에 저를 상대할 다른 팀 투수들에게는 전력으로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팀의 맏형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은 없나요?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기대감이 많이 들어요(후배들에게 어떤 선배가 되고 싶나요?) 중고등학교 시절 형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예쁨도 받았어요이제 마지막 학창 시절은 제게 잘해준 선배들처럼 좋은 형이 되고 싶어요밥도 잘 사주고 도움도 많이 줄 수 있는 친한 형이요제게 민석이 형을 비롯한 3학년 형들이 그랬듯동생들에게 보탬이 되고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예요.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팬들의 뇌리에 남는 장면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한국시리즈 우승 장면이라면 그 장면의 한 가운데에 있는 그런 선수요언제나 팬들에게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픈 마음이 커요.


이승민에게 야구란?

제게 야구란 운명이에요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자랐고야구와 함께 성장했어요아버지 덕에 프로야구를 꾸준히 접할 기회도 받았고요지금까지도 야구를 하는 걸 보면 제게 운명이 아닐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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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터뷰 어땠나요?

재밌게 답변할 수 있도록 좋은 질문을 해주셔서 감사해요이 인터뷰를 계기로 삼아 내년 드래프트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훈련에 더욱 매진하려고 해요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될게요.


본인을 지켜볼 팬들에게 인사하고 인터뷰 마칠게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열심히 준비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그리고 부모님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이번 시즌 초반 부진이 심해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어요내년에는 처음부터 좋은 성적을 내고더욱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마지막으로 사랑합니다!


***

야구인 2세라는 호칭을 달고 사라져간 선수는 셀 수 없이 많다그들에게 짊어진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거나혹은 일찍이 부여된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옅어져 갔다하지만 이승민은 다를 것 같다는 기대감을 품게 했다부담감은커녕 본인이 더 주목받을 기회로 여기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야구팬들의 주목을 즐기고 있었다.


아마도 아버지의 플레이 스타일과 외형적인 면뿐만이 아니라 특유의 당당함도 쏙 빼닮은 것이 아닐까 싶다적토마 2세 적토망아지’ 이승민이 내년에는 또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까별명처럼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누릴 그의 다음 시즌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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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3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8호 (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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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매거진 #휘문고등학교 #휘문고야구부 #고교야구 #고교야구유망주 #야구선수 #아마야구 #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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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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