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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팬터뷰] 삼성 라이온즈 김태군 DUGOUTV

dugout*** (dugout***)
2022.10.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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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왕이 될 상이었다

 

시사적인 고민을 해보자. 21세기 대한민국에는 튼튼한 계층이동 사다리가 놓여 있을까본지에서 논하기는 다소 곤란한 문제다그렇다면 이 문제를 야구판으로 옮겨 온다면 어떨까아마 이제는 답해볼 수 있을 듯하다이미 신분 상승을 이뤄낸 사람이 있으니 가능하다고 말이다. SBS 종영 야구 드라마 스토브리그에도 등장했던 포수 거지론의 창시자가 바로 그 역전의 주인공이다거지라는 말에 웃었더니 이게 웬걸이제는 곤룡포를 입고 양산 아래서 걷는 진짜 왕이 되고야 말았다.


에디터 전윤정 사진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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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짬바


dugout_mz 타격에서 깜짝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있는데 소감이 궁금해요.

계속 밀어붙였다고 해야겠죠타격 스타일을 한두 해 만에 바꾸거나 하지 않고 한 스타일로 쭉 유지했어요오래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 게 아닐까 하고 있습니다.


_starsl 타석에 올라서거나 수비 나가기 전에 하는 루틴이 있나요?

우선 6시 반 경기 기준으로 6시 8분에 그라운드로 나가요그리고 제 개인 장비는 제가 다 들고 움직이는 편이고요또 대타로 나갈 때는 뒤에서 기계 볼을 계속 치죠.


dugout_mz 15년 차 선수로서 경기에 나갈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지 궁금해요.

신인 때랑 같아요그때 긴장했던 만큼 지금도 똑같이 긴장하고요제가 붙박이 주전이 아니기도 하니까 여전히 한 게임 한 게임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어요초심을 잃지 말자는 마음이에요.


lions_moments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결승타 치기 vs 한국시리즈 우승 직전 마무리 투수와 호흡 맞추기 중 뭐가 더 끌리나요?

전자를 고르겠습니다예전에는 포수로서 마무리 투수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는데요한국 야구의 추세를 보니까 결국 기억에 남는 건 타자 쪽이더라고요이제는 한국 추세를 따르겠습니다좀 더 주목받는 쪽으로.


_____.jung.___ 중요한 상황에서 대타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마인드 컨트롤은 어떻게 하나요?

이 타석을 살려야 다음 타석도 있는 거다라고 되뇌며 타석에 섭니다.


jsh.0321 삼성 라이온즈로 오고 나서 NC 다이노스와 다르다고 느낀 점에는 뭐가 있나요?

선수단 분위기가 꽤 자율적이더라고요다른 부분은 다 똑같이 야구 하는 거라 비슷해요. 15년 차인데 크게 다를 게 있겠습니까.


김태군_(1).jpg


__simba18 삼성 와서 제일 기억에 남는 타석은 언제였나요?

이거일단은 NC랑 할 때 5타수 5안타 친 날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그리고 7월에 롯데 자이언츠랑 할 때 9회 말에 동점타 친 거도요.


__simba18 올 시즌혹은 남은 야구 인생에서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지금부터라도 시합에 자주 나가고 싶어요항상 하는 말이지만 저는 유니폼 입고 경기 나가는 날이 제일 좋거든요수비가 됐든 배팅이 됐든요.


dugout_mz 슬럼프가 온 적도 있었겠죠?

저는 주목받았던 선수가 아니라서 솔직히 많이 힘들었어요주전으로 뛸 때조차도사람들이 제가 쌓아 온 커리어를 무시할 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저는 주전으로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해 본 포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백업 선수라는 이미지로 굳어져 있더라고요마치 유튜브 알고리즘에 한번 들어가면 바뀌기 힘든 것처럼요어떤 분들은 그런 이미지조차 제가 만든 거라고 하시기도 하던데 역시 그런 건 주변에서 몰아붙인 탓인 것 같아요.


samchil_d 그렇게 슬럼프가 왔을 때는 어떻게 이겨내는지 궁금합니다.

쉽게 말해서 그런 거 있죠. ‘나는 안 들린다너네는 그렇게 말을 해라나는 그렇게 안 될 거다.’ 이런 식으로 생각했어요내 커리어를 무시하는 사람들은 저도 똑같이 대응을 안 하기로 했어요그래야 저도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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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포수잖아요


_starsl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초등학교 때 동네 야구를 하다가 진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 있었어요초등학교 4학년 겨울에요원래 아버지 손을 잡고 사직야구장에 자주 갔거든요그거 보면서 야구를 시작했는데 선수들을 보다 보니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_starsl 포수라는 포지션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가을에 포수를 시작했어요지금은 하늘에 계신 고교 시절 조성옥 감독님께서 갑자기 너 오늘부터 포수를 해라’ 하셨어요그때가 시작이었죠(스스로 결심해서 한 건 아니었나 봐요.) NC 손아섭 있죠아섭이 형이 저보다 1년 선배인데 초등학교 때 공이 빨랐어요그래서 그걸 받을 만한 사람이 없어서 제가 좀 받았거든요그리고 중학교에 갔는데 KT 위즈의 하준호 아시죠그 선수 볼이 또 빨라서 제가 받았어요근데 고등학교 감독님께서 그런 걸 다 기억하고 계시다가 저한테 권유해주신 거죠. “성격도 포수랑 어울리니까 오늘부터 포수 해라” 하고요(권유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그땐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는 포지션으로 가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게임 나가는 게 최우선이니까요.


_starsl 다음 생에 다시 야구를 하게 돼도 포수를 선택할 건가요?

아뇨절대 안 골라요저는 왼손 투수를 하겠습니다.


_____.jung.___ 포수는 거지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유효한 건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근데 올해 삼성 와서는 정말 감사하게도 제가 거의 왕이 됐네요.


_____.jung.___ 포수가 가져야 할 여러 가지 역량이 있을 텐데그중에서 없으면 큰일 난다!’ 하는 게 있으신가요?

성격이 중요해요소심하고 꽁하게 있는 스타일이면 안 돼요(여러 투수와 합을 맞춰야 하니까 대인배여야겠죠?) 때로는 그런 면도 있어야 하는데 필요할 때는 조금 성질도 부릴 줄 알아야 해요앞에서는 남자다운 척하고 있다가 마음에는 따로 담아두고 하는 성격이면 곤란하죠그리고 포수는 절대 주위에 휘둘리면 안 됩니다자신만의 기조가 뚜렷해야 해요.


win._.lions 본인과의 호흡이 가장 잘 맞는다고 느꼈던 투수는 누가 있을까요?

제일 잘 맞는 건 아무래도 외국인 투수들이죠(의외네요소통이 불편하지 않나요?) 아뇨말 안 들으면 그냥 무시하면 돼요. (웃음그리고 반대로 저랑 스타일이 완전 반대였는데 잘 맞춰 갔던 투수에는 이재학 선수가 있죠그렇게 맞춰 갈 때야말로 대인배인 척할 때죠.


youngae_1231 더운 여름에 마스크보호대처럼 무거운 장비들을 차서 힘들지는 않은가요?

무척 힘들어요(포수만의 여름 나기 방법이 있다면요?) 그런 건 없어요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장비 차고 그냥 버티는 겁니다여름에 정말 힘들어요블로킹 미스가 날 때도 그렇고 포수들이 이런저런 몸놀림 하는 걸 보면 서로 고된 거 알거든요동병상련 느낌이에요근데 어쩌겠어요버텨야죠.


psjjsp531 예전에 김진성 선수에게 내가 다 막아줄게자신 있게 던져.”라고 한 것과 올해 오승환 선수가 마운드에서 흔들릴 때 공 좋아~”라면서 위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제구가 안 되는 공을 잡는 것도 힘든 일일 텐데투수를 먼저 챙기려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건가요?

그런 마음이 곧 제가 무거운 포수 장비를 입는 이유겠죠그게 바로 포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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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마마


daisyl3_3l 김태군 선수 딸이 구자욱 선수의 열렬한 팬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통화할 때 자욱이를 비춰주면 굉장히 쑥스러워하고요그러다 다시 저랑 통화할 때 되면 아빠이제 끊을게” 하고 끊어버려요(아빠로서 서운하지는 않아요?) 한 살 한 살 잘 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dugout_mz 아들은 어떤 선수를 가장 좋아하나요?

아들은 아직 뭐가 똥인지 된장인지도 몰라요. TV에 아빠 나오면 빤히 쳐다보고 있고요(아직 아빠밖에 안 보일 나이네요.) 그래서 너무 귀여워요지금. (흐뭇)


dugout_mz 아들도 야구선수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이런 얘기가 나오면 요즘 부모 대부분은 자식이 하고 싶어 하는 거 시킨다고 하는데요저는 반대로 야구선수를 하고 싶다고 하면 제가 테스트를 해볼 거예요과연 제대로 된 정신 상태로 야구를 시작할 수 있는지요즘 야구는 약간 겉멋 든 느낌이 있는데 그래서 야구를 하려는 건 아닌지 시험해볼 거예요그래서 이정후 선수가 참 좋은 본보기인 듯해요나이는 어리지만 얼마나 가정에서 교육을 잘 받고 자랐는지 보이죠(만약 아들이 야구선수 중에서도 포수를 한다고 하면요?) 절대 안 시킵니다포수만은 안 돼요.


_____.jung.___ 사모님 SNS에서 영상통화 캡처본을 봤는데, 8월 초에 원정 갈 때 너무 활짝 웃던데요이유가 뭐였는지 기억나나요?

원정 갈 때마다 많이 웃어요근데 저만 좋은 거 아닐걸요돈 벌러 가는 거잖아요.


psjjsp531 딸 송희 양이 최근 학원을 땡땡이치고 직관 중인 것을 부인분이 중계화면으로 보고 SNS에 올렸더라고요그런 것들에 대해 내막을 다 알고 있는 건가요?

이 얘기 왠지 들은 것 같은데요근데 요즘 애들은 학원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제법 받잖아요여섯 살부터 학원 서너 개씩 다니고저는 그렇게 안 하고 싶어요애들은 뛰어놀아야 해요시대가 변했다곤 하지만 놀면서 넘어지기도 해보고 다치기도 해보고 해야 애들이죠.


psjjsp531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나요자녀들에게 짓궂게 장난치는 모습이 자주 보여요.

저는 그저 자식들이 잘 먹고잘 살게끔만 해줘야죠(학업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공부 잘한다고 돈 많이 법니까저는 애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고 싶어요못했을 때는 뭐라고 하고 잘했을 때는 칭찬해주는 부모가 되고 싶어요이래라저래라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그렇지만 포수는 안 된다?) 절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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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군마마 납시오


_____.jung.___ 팬과의 일화 중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요?

모르는 분들이 절 보면 인상이 안 좋다고 느끼실 거예요누가 말을 걸어도 잘 안 웃는 편이거든요근데 그런데도 NC 초창기 때부터 항상 저를 따라다니시는 이모님 두 분이 계세요그래서 그분들이 제일 기억에 남고요최근에 삼성 오고서는 항상 아버지 손 잡고 오는 꼬마애가 있어요참 제 어렸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유독 눈길이 가더라고요.


dugout_mz 받았던 선물 중에도 인상 깊었던 게 있나요?

제가 술담배를 안 하거든요근데 제가 담배 피우는 줄 알고 전자담배를 선물하신 분이 있어요. (웃음그때 적잖게 당황했어요인상만 보고 주신 건가 봐요그래서 이거 사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사람 생긴 거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win._.lions ‘태군마마라는 별명을 처음 들었을 때 어땠나요?

처음엔 잘 몰랐는데 듣다 보니까 자존감이 올라갔어요또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까 이제 진짜 팬분들 앞에서 뭔가 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근데 또 그게 제가 잘한 것도 있으니까 팬분들이 그렇게 별명을 붙여주신 거겠죠(등장곡부터 왕을 모시는 느낌이 들잖아요.) 왕이 행차할 거니까 너희 수그려라’ 하는 느낌이죠삼성 와서 자존감이 정말 높아졌어요.


dugout_mz 올스타전에서는 아예 코스튬도 했잖아요어떻게 준비한 거예요?

그거에 대해 3주 정도 마케팅팀이랑 응원단이랑 고민했어요태군마마 콘셉트로 한번 가보자고 정한 뒤에 시나리오도 짜고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이 정도면 스스로 즐기고 있네요.) 이런 거 보고 즐기시려고 팬분들께서 팬 투표 1위도 시켜주시고 한 거 아닙니까팬 서비스가 말로만 잘하겠다고 하면 뭐 합니까행동으로 실천해야죠.


es__samsunglions 시그니처인 헤어밴드를 계속 착용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처음엔 여름에 땀이 많이 나서 한번 차 봤어요근데 땀이 밴드를 타고 옆으로 흘러가니까 괜찮더라고요이거 제가 처음 시작했는데 야구 더 잘하는 선수들도 차니까 그 선수들 캐릭터가 돼버렸더라고요(원조는 나다?) 제가 먼저 찼거든요이런 것마저 이미지의 문제죠.


psjjsp531 김태군이 추천하는 대구 맛집이나 명소가 있을까요?

대구 하면 역시 막창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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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jung.___ 선수단 속에서 자신은 어떤 이미지를 담당하고 있나요?

저는 그냥 막 하는 거 같은데… 그냥 전 그래요어린애들이 행동을 똑바로 안 하면 뭐라고 하고 잘하면 잘한다고 하고어린 선수들은 상황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모르는 부분이 많잖아요그렇게 커 오기도 했고근데 여기는 프로잖아요다들 각자 잘해야 한다고 하지만 보고 배울 선배가 없으면 성장을 못 하거든요그런 쪽으로 제가 조언할 부분은 해주고 그럽니다.


psjjsp531 언제 어디서든 하이 텐션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뭔가요정말 부럽습니다!

유니폼 입었을 때만큼은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요이것도 어린 친구들한테 늘 얘기하는 건데요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두 번째고 통장에 돈이 찍히면 받는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해주거든요그래서 저도 유니폼을 입은 순간만큼은 최대한 즐기는 모습하이 텐션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dugout_mz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어줄 팬들에게 인사하고 마치겠습니다.

다들 너무 감사합니다특히 삼성 팬분들께서 저를 좋은 선수로 여겨주셔서 정말 행복합니다늘 크게 와닿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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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3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8호 (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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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매거진 #삼성라이온즈 #삼성 #김태군 #야구선수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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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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