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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서울디자인고등학교 이용준 DUGOUTV

dugout*** (dugout***)
2020.08.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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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의지와 신념, 이용준의 야구

 

아마추어 야구선수에게 학교의 이름은 중요하다. 명문 야구부일수록 많은 이의 주목이 쏠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용준은 지난해 신일고등학교를 떠나 창단한 지 10년이 채 안 된 서울디자인고등학교로 전학했다. 부상도, 기량 저하도 아니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전학은 숱한 소문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가 팀을 옮긴 이유는 오직 하나, 이용준의 야구를 펼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2020년, 서울디자인고는 이용준을 중심으로 창단 이래 최고의 마운드를 구축하며 약체에서 서울권의 새로운 강팀으로 부상하고 있다. 확고한 의지와 신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는 19살, 이용준의 진가는 지금부터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NH 인재원 야구장


이용준

출생 2002년 05월 08일 신체조건 183cm 90kg 출신교 서울 중대초-서울 양천중-신일고-서울디자인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20년 성적 3경기 1승 0패 12이닝 18탈삼진 6사사구 6피안타 평균자책점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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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에게 본인 소개 부탁해요. (7월 9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서울디자인고 3학년 이용준이라고 합니다. 1, 2학년 때는 인터뷰를 몇 번 해봤는데 올해는 처음이라 설레고 긴장되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주말리그를 한창 치르고 있는데 컨디션은 어떤가요?

코로나19 때문에 늦게 출발했지만 그래도 몸 상태는 좋아요. 여름을 대비해 웨이트도 열심히 하고 체중을 늘린 게 효과를 보고 있어요. (체중을 늘려서 몸이 무겁진 않나요?) 무작정 살을 찌운 게 아니라서 괜찮아요. 체력을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했거든요. 러닝도 소홀히 하지 않았고요. 스스로 무겁다고 느껴지면 조절을 하니까 컨디션은 최고예요. 단체 훈련이 허용된 이후부터는 팀 훈련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어요.


3경기에 등판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동계 훈련부터 후배와 동기들이랑 강팀을 만나면 어떻게 할 건지 자주 이야기했어요. 시합 전에도 모여서 대처법에 대해 논의했고요.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개인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아요.


장성익, 최용하 선수와 함께 서울디자인고 마운드를 이끌며 야구부 창단 이래 최고의 마운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어요.

뿌듯하죠. 덕수고등학교에서 온 좌완 (장)성익이와 (최)용하가 있어 든든해요. 제가 처음 전학을 왔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잘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어요. 이제는 어떤 강팀을 만나도 밀리지 않을 자신 있어요.


팀에 대한 믿음이 느껴지네요.

감독님, 코치님들 덕분이에요. 운동 분위기도 자유롭고 감독님과 코치님이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주시거든요. 그러니까 선수단 모두 ‘나만 열심히 하면 올라갈 수 있다’는 신뢰가 생기고 자신감으로 이어지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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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동네 친한 형이 중대초 야구부였어요. 그 형이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 걸 알고 중대초등학교로 데리고 가서 시작하게 됐죠. (테스트 없이 바로 들어갔나요?) 네. 특별히 시험을 본 건 없어요. 당시 중대초 야구부에 제 또래가 한 명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감독님이 “운동 잘하는데 야구 해볼래”라고 하셔서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전학을 하게 됐어요.

 

갑작스러운 전학인데 부모님이 흔쾌히 허락했나요?

어머니는 제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항상 믿고 지원해 주세요. 그때도 당황스러울법한데 “하고 싶으면 해”라고 하면서 허락하시더라고요. (웃음)

 

좋아하는 운동을 하러 야구부에 들어갔는데 즐기는 것과 치열하게 하는 건 다르잖아요. 초반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확실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어요. 저는 그냥 재미로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기합 소리와 분위기에 압도됐어요. 확실히 명문은 다르구나 생각했죠.

 

마운드에는 언제부터 올라가게 됐나요?

5학년부터요. 초등학생 선수는 포지션이 딱히 정해진 게 없으니까 야수를 하다가 감독님이 공을 던지는 걸 보곤 좋다고 하셔서 마운드에 올라가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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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난 호에 출연한 선린인터넷고등학교 김동주 선수와 서울 양천중을 같이 나왔어요. 혹시 111호 깅동주 선수 인터뷰는 봤나요?

그럼요. 중학교 때 같이 놀던 친구가 잡지에 나온 걸 보니 ‘아 부럽다. 나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바로 이어서 출연하게 됐네요.) 훈련 끝나고 버스에 타고 있는데 총무님이 “용준아 너 내일 인터뷰한다”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전달을 받아서 소식을 듣자마자 유튜브로 다른 선수들 영상 보면서 열심히 벼락치기 했습니다. 구독도 눌렀어요.


고등학교는 달라도 같은 서울권이라 경기장에서 자주 만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경기장에서 만나기도 하고 쉬는 날 사적으로 만나기도 해요. 연락은 자주 하지 않아도 같이 있으면 중학교 때로 돌아가 재밌게 놀죠. 저희가 개그 코드가 잘 맞거든요.


친한 친구지만 올해 서울권 상위 라운드 다크호스로 경쟁을 하고 있어요.

확실히 운동선수다 보니 경쟁에서는 지고 싶지 않아 의식하게 돼요. (최근에 선린인고와 주말리그 경기를 치렀어요.) 네, 그때 안타깝게 졌는데 청룡기에서 복수해야죠. (다른 목표는 없나요?)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4강, 결승까지 가는 게 목표예요. 선린을 만난다면 어떻게든 이길 거예요. 자신 있습니다!


포부가 멋지네요. 본인의 강점을 어필해 본다면?

신일고등학교에서 1학년 시절부터 꾸준히 등판해 경험은 풍부하다고 자부해요. 형들과 경쟁을 하면서 경기 운영 능력과 마운드에서 떨지 않고 제 공을 던지는 법도 배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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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듯이 1학년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어요.

신일고가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라 신입생을 10명밖에 안 받아요. 당시에 10명 중 4명이 투수였는데 3명이 부상을 당해 우연한 기회로 시합에 한 번 나가게 됐고 잘 던지면서 감독님께서 꾸준히 내보내 주셨어요. 황금사자기, 청룡기 같은 신입생은 버거운 경기도 저한테 믿고 맡겨주셔서 믿음에 보답하려 최선을 다했어요. 큰 경기를 경험하고 나니까 확실히 마운드에서 긴장도 덜 되고 ‘나는 큰 대회에서도 던져봤으니 잘할 수 있다’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신일고에서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디자인고로 전학을 선택했어요. 갑작스러운 소식에 여러 소문이 있었고요.

맞아요. 많은 분이 오해를 하더라고요. ‘학교 폭력을 했다’, ‘감독님과 불화가 있다’라는 여러 안 좋은 추측을 들었죠. 이번 자리를 통해 말씀을 드리면 전혀 사실이 아니고 다른 학교에서 제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며 성장하고 싶었어요. 부모님도 제 결정에 동의하셨고요. 나쁜 마음 없이 선택한 건데 안 좋은 이야기가 퍼지니까 조금 서운했어요.


당시 신일고 정재권 감독이 많이 말렸을 것 같아요.

네, 그런데 제 의지가 너무 확고했어요. 정재권 감독님께는 지금도 정말 죄송해요. 저를 정말 믿고 잘해주셨거든요. 감독님이 없었다면 이렇게 큰 관심도 받지 못했을 거예요. 경기장에서 다시 만나면 꼭 인사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둥지를 옮기게 됐는데 서울디자인고로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일단 저는 강팀을 가지 않으려고 했어요. 전학 소식을 듣고 다른 명문 학교에서 오라고 했는데 작년에 서울디자인고를 보면서 ‘한 번 해볼 만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익이는 중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이기도 하고 용하도 나이는 어리지만 팀의 주축을 담당했거든요. 창단 연도도 짧고 아직 전국대회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지만 내년에 이 친구들과 좋은 성적을 거두면 더 높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결심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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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 주인공인데요. ‘메이저’ 시게노 고로 같아요.

제 정신적인 롤모델입니다. (웃음) 1기부터 6기까지 되게 감명 깊게 봤거든요. (고로의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나요?) 자기만의 길을 꿋꿋하게 가는 모습이 멋지더라고요. 이런 사람은 실제로 몇 명 없잖아요. 만화 캐릭터이지만 존경하게 되고 고로처럼 제 야구 인생을 걸어가고 싶어요.


그럼 현실적인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LG 트윈스 고우석 선배님이요. 진짜 선배님의 투구는 다 닮고 싶어요. 아직 어리신 데도 마운드에서 자신감 넘치게 공을 뿌리잖아요. 속구 스피드, 슬라이더 각도 최고예요.


본인 역시 지난해 145km/h를 찍었을 정도로 속구의 위력이 대단해요.

작년 황금사자기에서 나온 속도예요. 올해는 더 열심히 훈련해서 140km/h 후반도 기록했어요. (비결이 있나요?) 비결이라기보다 훈련도 하고 경기에도 출장하다 보니까 천천히 오른 것 같아요. 어깨도 튼튼하고요. 거의 쉬지 않고 매년 등판했는데 작은 부상 하나 없을 만큼 강해요. 이것도 제 장점이에요.


변화구는 어떤 게 자신 있나요?

슬라이더요. 다만 속구에 비해 아직 다듬을 게 좀 있어요. 지금도 각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해 연습 중이에요. 각은 어느 정도 완성됐고 속도만 올라오면 최고의 무기가 될 거라고 자부해요.


공은 빠르지만 메커니즘 면에서 상체 위주로 던진다는 지적이 있어요.

맞아요. 저도 그걸 깨닫고 겨우내 하체 밸런스를 잡기 위해 노력했어요. 지금은 확실히 작년과 비교했을 때 하체의 움직임이 좋아졌어요. 작년에는 어깨에 피로가 빨리 왔는데 그것도 개선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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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 간다면 어떤 보직을 맡고 싶나요?

개인적으로 중간 계투랑 마무리가 어울리는 것 같아요. 코치님들도 팔의 내구성도 좋고 연투를 해도 그렇게 심하게 지치지 않으니까 불펜이 어울린다고 하세요. 중간이나 위기 순간에 올라가 막는 게 짜릿하기도 하고요. 제 롤모델인 고로랑 고우석 선배님이 또 마무리 투수잖아요. (웃음)


청룡기가 다가오고 있어요. 새로운 팀에서 치르는 첫 전국대회인데 각오가 어떤가요?

개인 성적보다는 팀을 위해 뛸 거예요. 전국대회는 일정도 짧고 단기전이라 선수단의 믿음도 중요해요.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동기, 후배,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님들과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포부가 멋지네요. 현재 유력한 상위라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감사하죠. 주목해주시는 만큼 마운드에서 잘하고 싶고 1차 지명도 해보고 싶어요. 아마야구 선수라면 1차 지명은 모두 꾸는 꿈이잖아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고 그렇다고 너무 거기에 매달리지 않을 거예요. 우선은 앞에 놓인 청룡기에 집중하려고요.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중간이든 마무리이든 어느 자리에 가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팬분들이 제가 등판하면 ‘믿을 만하다. 오늘 이겼다’라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선수요. 팀을 위해 던지는 투수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야구를 하면서 가장 감사한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그동안 저를 가르쳐주신 지도자, 선생님 한 분도 빠짐없이 다 감사드리죠. 신일고에서 저를 이끌어주신 정재권 감독님,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게 해주신 이호 감독님, 임재형 야구부장님도 그렇고 너무 많습니다.


부모님이 빠진 것 같은데요?

아 맞다! 이거 편집해주실 수 있나요? (웃음) 일도 하시는데 운동하는 아들까지 뒷바라지하느라 늘 고생이세요.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늘 제 마음속 1순위는 부모님이에요. 어머니 소원인 스포츠카 꼭 타게 해드리겠습니다. (어머니 소원이 스포츠카인가요?) 어머니가 나중에 프로에 가면 비싼 차 한 대 뽑아달라고 하셨어요. 고생하신 만큼 빨리 드리고 싶어요.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 서울디자인고 자랑 한번 해볼까요?

일단 서울 한가운데 있고요. 그다음에 운동 분위기가 좋아요. 선수끼리도 사이가 돈독해요. 부장님께서도 선수단이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세요. 장점이 많아서 다 열거하기 힘드네요.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질문입니다. 이용준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야구란 애완견 같아요. 제 말을 잘 들을 때고 있고 아닐 때도 있잖아요. 다른 선수들이 이야기한 걸 보니까 가족, 인생, 친구라고 하던데 저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집에 있는 강아지가 떠오르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프로 무대에서 만날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분들! 안녕하세요, 이용준입니다. 만약 제가 프로에 간다면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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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1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2호(8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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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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