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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Equipment] 이 맛이 쇠맛(!), 알로이 배트 MEMORIES

dugout*** (dugout***)
2017.06.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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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 컴포짓, 우드, 펑고, 알로이, 밸런스, 원피스, 투피스, 엑소그리드, 코어…. 그냥 이쁜 배트 구입하면 되는 줄 알았건만, 너무 많은 배트의 종류와 용어에 혼란을 겪던 당신. 그럴 땐 복잡한 거 말고 가장 익숙하고 친근한 걸 고르는 게 답인 거다. 배트 하나 사기가 너무나도 어려운 당신을 위한 이번 ‘더그아웃 이큅먼트’. 순도 100% 단순한 쇠몽둥이, 알로이 배트에 대해서 집중 탐구한다.

 

에디터 성지현 

 

 깡(?)소리의 대명사 


은색의 긴 쇠 몸체, 검정색 절연테이프로 감긴 손잡이, 그리고 흔히 듣던 깡! 하는 금속음. 기억하는가. 어릴 적 테니스공이나 고무공을 치던 그것. 혹은 집집마다 호신용으로 하나씩은 있던 이 기다란 방망이를 우리는 쇠빠따(?), 야구방망이, 은몽둥이(!)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렀다. 시간이 흘러 생활 체육 야구를 하게 된 우리는 보다 진일보한 형태의 배트를 접하게 되었지만, 추억 속 깡 소리는 지금도 우리 곁에 정겹게 남아있다. 이는 배트의 재질이 금속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으로(배트의 타격음은 배트 끝부분 캡의 종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는 여전히 이런 소리를 내는 배트들을 쇠몽둥이, 불빠따(?), 알루미늄 배트 등의 단어로 친근하게 부르고 있다. 정작 배트가 알루미늄으로 구성되었는가, 아닌가는 아무려면 상관없다는 듯이.

 

 알뱃? 알루미늄? 알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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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러한 쇠로 된 배트들은 정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알루미늄이 쓰이긴 하지만 배트 전체가 다 알루미늄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최근에 판매되는 금속 재질의 배트들은 알루미늄을 포함한 다양한 금속들로 이루어진 합금(Alloy)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알루미늄 배트보다는 알로이 배트가 보다 정확한 명칭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배트에 쓰이는 합금은 제조사마다 혹은 제조공장마다 부르는 명칭과 구성 금속이 각각 다르다. 합금의 경도와 강도는 배트의 내구성과 반발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기본적으로 합금이 얇을수록 반발력은 커지되 내구성은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합금을 최대한 얇으면서도 강하게 만드는 것이 업체의 기술력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배트의 합금 정보는 영업 비밀에 가까워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다 전달되지는 않는다. 맛집의 음식이 맛있다고 레시피를 다 공개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아쉽지만 합금의 성능은 직접 시타를 해보거나 입소문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우드, 알로이, 컴퍼짓 그리고 코어 


옛말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기왕 용어들 공부하는 김에 아예 배트 재질 관련 용어들을 마스터해보자. 먼저 우드 배트는 나무로 만들어진 주로 프로선수들이 사용하는 야구방망이다. 소재 특성상반발력이 강하진 않으며 파열되기가 쉽고 습기에 약하다. 단점이 많은 우드 배트를 굳이 사용하는 건 지나치게 강한 타구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생활 체육 야구인들이 우드 배트를 사용했다간 대부분의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이렇듯 모두가 프로선수들의 힘과 기술을 가질 수 없기에, 보다 큰 반발력을 위해 컴포짓 배트와 알로이 배트가 제작되었다. 컴포짓(Composite) 배트는 카본, 즉 탄소화합물로 만들어진 방망이로 반발력이 배트 종류 중 제일 좋은 데다 쓰면 쓸수록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온도에 취약하고, 내구성이 약해 쉽게 깨지는 단점 또한 공존한다. 가격대가 제일 높은 편인 것도 흠. 코어 배트는 알로이 배트의 배럴을 얇게 하여 카본 소재를 충전한 방식의 배트로 알로이 배트와 컴포짓 배트의 절충형이라고 보면 이해가 간편하다.

 

 순도 100% 


합금이라고는 해도 결국은 다 같은 쇠붙이 가족이 아닐는지. 컴포짓이니 코어니 어쩌니 저쩌니 해도 결국 이번 더그아웃 이큅먼트의 주인공은 오직 쇠로 이루어진 순도 100%의 알로이 배트! 이러한 원피스 알로이 배트는 방망이 전체가 하나의 몸체, 같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손에 전달되는 감각이 가장 정직하다. 정타가 되었을 때의 느낌도, 빗맞아서 전해지는 손의 울림도 배트 중 최고로 강렬하다는 얘기다. 일정한 타격 매커니즘이 정립되어 있어 정타를 맞히기가 수월한 중상급자의 경우 진정한 순도 100% 쇠맛(?)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입문자 또는 초급자에게 안 좋은 배트라는 얘기는 아니다. 알로이 배트는 제조 시 밸런스를 조절하기가 가장 수월하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밸런스로 제품군이 출시되어 있다. 게다가 가격대가 배트 중 가장 저렴한 편이므로 알로이 배트를 통해 먼저 자신에게 맞는 밸런스와 길이, 무게 등을 찾은 뒤 고가의 컴포짓이나 코어 배트로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질이 합금인 만큼 내구성이 가장 강하며, 낮은 온도에도 비교적 부담이 적어서 막 굴리기 십상인 팀 배트에도 적합하다. 주력 배트가 아니더라도 연습용, 혹은 낮은 온도용으로 하나쯤 알로이 배트를 구비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ditor’s CART 


‘좋아, 이제 알로이가 뭔지도 알았고, 알로이 배트가 어떤 때 좋은지도 알았어. 그런데 정작, 어떤 알로이 배트가 좋은 배트인지 모르겠다고!’라고 혹시 외칠 독자들을 위해 지금껏 정보를 모아 모아 고스란히 모셔두던, 아껴두고 숨겨왔던 에디터의 장바구니를 공개한다.

  

아래에 소개할 네 가지 배트들은 알로이 배트임에도 컴포짓 배트에 시쳇말로 크게 꿀리지 않는 반발력을 자랑한다. 더구나 네 자루 모두 생활 체육 야구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33인치 28온스, 32인치 27온스의 5드랍(-5), 2 3/4인치 풀배럴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 혹시 이 배트들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말하려고 했는가! 그렇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재야의 고수는 굳이 자신의 힘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 배트들, 진짜배기다.

 

For the Best OPS 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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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슬러거 드라곤


다크슬러거는 글러브연구소(Glove Lab)에서 새롭게 런칭한 배트 브랜드이다. 다크슬러거(Dark Slugger)라는 브랜드 네임에 걸맞게 다크블랙의 컬러를 채용하여 배트 이미지의 강렬함을 추구했다. 드라곤이라는 이름은 배트 표면의 하얀 용무늬에서 따온 것.

 

다크슬러거 배트의 지향점은 For the Best OPS Player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된다. 높은 OPS를 기록하려면 첫째, 배트 컨트롤을 통한 콘택트의 향상. 둘째, 높은 반발력을 이용한 파워의 향상이 필요하다. 드라곤은 이를 위해 적절한 밸런스를 설정, 보다 쉬운 배트 컨트롤을 가능케 했다. 그리고 합금의 두께를 얇게 하여 높은 반발력을 통한 장타율의 향상에 주안점을 두었다. 드라곤을 통해 높은 출루율과 장타율을 한 번에 노려보자.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드라곤이 리자드스킨(Lizard Skin)이 공식적으로 사용된 최초의 배트라는 점이다. 이를 상징하듯 배트의 핸들 부분에 제휴를 뜻하는 도마뱀 마크가 각인되어 있다. 리자드스킨의 최상급 그립감은 다수의 현역 메이저리거의 사용으로 이미 증명된 부분.배트 구입 후 배트 그립부터 교체하는 생활 체육 야구인이 꽤 많은 점을 감안할 때, 리자드스킨의 초기 부착은 배트 전체의 디자인과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굉장히 감각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거 하나면 충분! 

이너프2.0.jpg메이저베이스볼 이너프 2.0


이너프 2.0은 합리적인 가성비를 모토로 하는 메이저 베이스볼에서 출시한 알로이 배트이다. 2015년 선보인 이너프 배트의 두 번째 버전. 충분하다는 뜻의 이너프(ENOUGH)를 배트 네임으로 채용하여 배트의 품질과 성능에 대한 메이저 베이스볼만의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너프 2.0은 화려함보다는 심플함을 전체적인 디자인의 콘셉트로 잡았다. 다크그레이와 골드 투톤 배색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 포인트. 깔끔함을 선호하는 유저들이라면 만족스러울 디자인이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오버웨이트(Over Weight).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질량이 높은 쪽이 파워가 높다는 간단한 물리 법칙에 따라 기존 28온스 배트보다 조금 더 무게를 늘려 제작했다. 이에 따라 다소간 느껴질 수 있는 중량감은 무게 중심을 노브 쪽에 보다 더 가깝게 한 극미들 밸런스를 통해 상쇄. 실제 스윙 시 기존의 27~28온스 배트들과 큰 차이 없는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기존 33인치 28온스 배트에 무언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약간의 부족함을 느낀 유저에게 적극 추천한다. 그대여, 이너프 2.0 이 한 자루면 충분할지어다.

 

캡틴 아메리카 파워!

크러쉬.jpg히트나인스포츠 크러쉬


혹시 이 배트를 보자마자 떠오르는 게 있는가? 그렇다. 히트나인스포츠의 크러쉬 배트는마블의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를 오마주하여 디자인한 배트이다. 배트 색상으로는 흔히 보기 힘든 시원한 블루 컬러에 레드 배색을 활용해 크러쉬(CRUSH)의 어감과 어울리는 청량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정확히 배트의 중심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로고는 크러쉬의 상당히 넓은 스윗스팟을 나타내며, 시각적 인식을 쉽게 하여 보다 정교한 타격에 도움을 준다.

 

배트는 사용하다 보면 표면에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애지중지하는 멋진 디자인의 배트 겉면이 쉽게 까진다면 꽤나 가슴 아플 터. 다행히도 크러쉬는 스크레치에 굉장히 강한 아노다이징 공법을 채택하였으니, 걱정은 접어두어도 될 듯하다. 700g 중후반대의 매우 가벼운 무게와 누구나 쉽게 스윙할 수 있도록 극미들 밸런스로 설계된 점은 크러쉬의 또 다른 장점. 이를 통해 타격 시 크러쉬라는 배트 네임에 걸맞은 시원한 타격음을 느낄 수 있다.

 

겉은 나무인데 속은 딴딴! 

디아블로_레전드.jpg티라노스포츠 디아블로 레전드


꾸준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티라노 스포츠의 배트 중에서도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자리 잡고 있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스페셜 에디션. 아노다이징 공법을 통해 블랙, 실버, 골드 등을 주 컬러로 활용한 기존의 디아블로 시리즈와 차별화를 주기 위해 수전사 공법을 사용하였다. 수전사(Water Transfer Printing)란 물의 압력을 이용해 패턴 필름을 직접 덮어씌우는 공법으로 자동차의 고급 내장재 등에 사용된다. 디아블로 레전드의 얼핏 보면 마치 나무 배트 같은 독특한 우드 그레인 무늬는 이를 통해 탄생한 산물이다. 디아블로 레전드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검증된 최고 등급의 BGR Alloy를 사용, 훌륭한 반발력을 인정받고 있다. 어느덧 티라노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은 깔끔한 마감은 덤. 우스갯소리로 혹여나 나무 배트를 사용하는 선수 출신으로 오해받아 고의사구가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란다. 물론, 볼넷도 안타라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하지만 기왕이면 이 멋진 배트로 시원한 장타를 날리는 게 좋지 않겠는가. 배트 네임처럼 상대 투수들에겐 악마가, 팀원들에겐 전설이 될 당신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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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 매거진 74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7년 6월호(74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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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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