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구단 체계 휴식일은 과연 순위에 어떤 영향이?
2013년 프로야구 시즌을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프로야구 전문자들은 전체적인 순위의 판도를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로 하나같이 홀수구단 체계인 9구단체계로 인한 휴식일을 꼽았다. 9개팀 중에 한팀은 시즌중간에 예년에는 상상할 수 없는 꿀같은 3일간의 휴식일이 추가로 주어지게 되었고 분명 1,2선발이 강한팀들은 이 4일간의 휴식일이 팀의 전력을 재정비할 수 있는 좋은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였다. 약 2달간의 뜨거운 레이스를 펼친 2013 프로야구! 과연 시즌 중반에 주어진 휴식일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체력을 보충하고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 좋은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일까?
이번주 이슈앤대세에서는 그 어느해보다 상위권의 순위 싸움이 치열한 올시즌 프로야구의 돌발변수로 떠오른 휴식일이 갖는 의미와 결과를 살펴보면서 응원하는 팀이 잠시 쉬어가는 타임에서 야구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를 색다른 시각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잘 쉰 팀이 휴식일이후 좋은 성적으로 상위권 랭크의 원동력이 되다!
시즌초반의 상승세가 한풀 꺽이면서 위기의 시기를 만난 히어로즈지만 올시즌 휴식후 3연전의 승률이 가장 좋은 팀은 바로 넥센이다. 총 3번의 달콤한 휴가를 보낸 넥센 히어로즈는 휴식일 직후에 펼쳐진 3연전에서 3번을 모두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면서 7승 2패의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면서 이른바 휴식일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팀이다.
또 다른 휴식일 시리즈의 수혜자는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 라이온스이다. 삼성 역시 나흘을 쉬고 시작된 시리즈에서 5승 1무 1패를 기록했을만큼 매일 매일 쉼없이 경기가 반복되던 시즌중에 만난 달콤한 휴식을 통해 원기를 회복한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휴식이 주는 혜택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소위 말하는 “잘 쉰 팀”에 이름을 올린 두팀이 시즌초반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 두팀을 제외하면 나머지 7개구단의 휴식일 이후의 성적은 5할승부는 커녕 팀의 시즌 평균 승율보다 한참을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했던 휴식일 효과는 그다지 신통한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고 있다.
나흘간의 휴식은 결국 타자보다는 투수에게 유리하게 작용
월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똑같은 패턴의 하루를 보내는 야구선수들의 생활에서 4일간의 휴식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대부분의 팀들은 4일중 2일간은 휴식을 취하고 나머지 2일은 간단한 훈련으로 실전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써보지만 역시 휴식의 효과는 경기감각을 잃은 타자들보다는 체력을 비축한 투수들이 호투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휴식일이후 3연전이 기대보다 성적이 나지 않는 이유는 선발진이 안정된 팀의 경우 4일을 쉬고 난 휴식 이후 3연전에서 등판 로테이션을 바꿔 허약한 4,5 선발투수보다는 팀의 강력한 원-투 펀치를 다시 내보내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반면 수비보다는 공격을 앞세운 성향의 팀은 경기력이 떨어진 타자들은 감각을 찾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결국 삼성처럼 막강한 선발진을 보유한 팀은 휴식일동안 충분히 힘을 비축해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반면 나머지 팀들은 그다지 휴식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키치와 윤석민이라는 에이스가 나란히 부진을 겪고 있는 LG와 기아는 기껏 4일을 쉬고 난 뒤에도 역시 선발 등판일을 조정하기 보다는 쓰던 투수만 계속 쓸 수 밖에 없기 마련이고 한화처럼 일찌감치 선발진이 무너지는 팀은 투수들이 잘쉬고 난 뒤 상승세를 이끌어 갈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2013시즌의 휴식일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휴식일직전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충력전! 그 효과는?
당초 모구단에서 휴식일이후 매치업이 많다는 이유로 KBO에 시즌 일정을 재조정해 달라는 강력한 항의 요청을 들어 왔을 때 개인적으로 휴식일 이후의 매치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휴식기 직전의 경기수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있다. 무려 4일간의 휴식일을 앞둔 팀은 휴식기 직전 마지막 경기에서 계투진의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남은 투수들을 모두 쏟아 붓는 총력전을 펼칠 것이 분명하고 휴식일을 앞 둔 팀과의 경기는 그만큼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단기전처럼 모든 것을 쏟아붓을 수 있는 휴식일 직전의 총력전의 결과는 역시 예상대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두산은 휴식일 직전 경기에서 3승 무패의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대부분의 팀들은 휴식일 직전의 마지막경기에서 결코 나쁘지 않는 성적을 거두었고 전체 성적이 무려 16승 1무 7패라는 좋은 기록을 남긴 것으로 볼 때 휴식일 효과는 오히려 다음날의 경기에 대한 부담이 없는 팀들의 성적이 더 좋았음을 이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
아마도 여름휴가를 앞둔 직장인들이 휴가직전에 달콤한 휴식과 신나는 여행을 기다리며 평소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업무에 효율을 높이는 현상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을 듯 싶다.
다가오는 여름철 체력관리와 부상자가 발생할 시즌중반의 판도 변화
아직 본격적인 순위경쟁을 논하기에는 시즌이 다소 이른감이 있다. 휴식일 이전과 이후에 서로 다른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팀들도 자칫 휴식일 전후에도 무리수로 비정상적인 총력전이나 선발투수의 로테이션을 조정하여 등판일정을 다소 무리하게 1,2선발을 앞당겨 배정하기 보다는 정공법을 택했기 때문에 휴식일 효과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구단 관계자들 역시 시즌 초반에 벌써부터 휴식일을 감안해 무리수를 쓸 경우에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작년 LG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주키치를 불펜으로 돌린 이후에 큰 재미를 못봤고 SK도 잠시 불펜에 투입되었던 레이예스가 다시 선발투수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볼 때 총력전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분명한건 체력관리가 매우 중요한 여름철 4일 휴식 효과를 본 팀과 그렇지 못한 팀 사이에는 서서히 전력차이와 성적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부상선수로 인해 전력이 다소 공백이 생길 경우, 넉넉한 휴식일을 활용한 사령탑의 선수기용과 지략싸움이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4강싸움이 펼쳐질 시즌 막판에는 좀 더 크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시즌 중에 휴식일은 양날의 검 같다. 분명 잘 쉰 팀은 체력을 세이브하며 상승세를 탈 기회로 활용할 것이고, 잘 못 쉰 팀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하락세로 내려가며 고전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쉬느냐”에 초점이 맞추어 질 9구단 체제로 인한 기형적인 경기일정의 파장은 현재보다는 앞으로 가을야구의 판도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Refresh효과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 경기력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런지 팬들도 잠시 숨을 고르고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프로야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로 작용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