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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Dream kt 위즈 조무근 MEMORIES

dugout*** (dugout***)
2016.04.2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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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있는 자신감’ 그를 위한 한마디!

 

‘야구선수’를 떠올려보자. 다부진 체격, 단단한 몸을 떠올린 독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번 ‘더그아웃 드림‘에서 소개할 선수는 키까지 크다. 그것도 198cm다. 일반인보다 키 큰 선수가 주를 이루는 야구장에서도 그는 대번에 눈에 띈다. 키만 큰 게 아니다. 그는 작년 후반기 맹활약으로 kt 위즈 차세대 ‘믿을맨’이 되었다. 조무근 이야기다. 한참 위에서 내리꽂는 위협적인 피칭에 신인임을 의심케 하는 의연함까지. 조무근은 무서운 활약으로 데뷔시즌부터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발탁됐다. 야구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웬열! 화려한 입담까지 갖고 있었다. 야구를 위해 내성적인 성격까지 바꿨다는 조무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그가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들에게 밝은 기운을 전파하고자 한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박지인  Location 수원kt위즈파크

 

인터뷰 당일, kt 위즈는 홈에서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를 가졌다. 6회에 마운드에 오른 조무근은 2이닝 동안 누구에게도 1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취재 중이던 에디터는 흐뭇했다. ‘아. 오늘 분위기 좋겠구나! 제발 역전만 당하지 말아라.’ 그 순간만큼 kt를 응원하던 에디터. 그러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바로 다음 이닝부터 불안하던 kt는 끝내 역전패를 당했고 이내 팬들의 함성이 잦아들었다. 시범경기는 큰 의미 없다지만, 분위기가 쳐지기 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터뷰를 시작하자 모든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다. “아쉽게 이기지 못했지만 괜찮아요. 시범경기잖아요. 사실 스스로 조절해가면서 던졌어야 하는데 정식게임이라고 생각하니까 저도 모르게 진지해졌어요. (웃음) 1군 마운드에서 하는 경기는 뭐든 재미있거든요. 날씨가 추워서 손이 너무 빨개지는 것만 빼고요. 추운 날엔 제가 공을 잘 못 던집니다. (웃음)”

 

 

진지해졌던 덕분일까. 조무근의 첫 단추는 성공적이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구속이 130km후반밖에 안 나와서 걱정했었거든요.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오늘은 실투도 있었고 외야 멀리까지 맞아나간 타구도 있었어요. 마냥 좋은 내용은 아니었죠. 뭐, 괜찮아요! 앞으로 좋아질 자신 있으니까요.” 우려를 넘어선 자신감을 내비친, 말솜씨마저 프로다운 그와의 인터뷰를 지금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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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한 신예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조무근은 2015년 kt에 입단한 올해로 2년 차 선수이다. 신인 조무근에게 2015년은 프로 데뷔의 해인 동시에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내보인 시즌이었다. 43경기 8승 5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이. kt가 낳은 ‘첫 스타’가 되었다. “살면서 가장 뜻 깊은 한 해였어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네요. 2015년 1월의 조무근은 2016년 1월의 조무근이 군인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대졸 신인인지라 나이가 많잖아요. 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런데 이렇게 <더그아웃 매거진> 인터뷰 중이네요. 물론 여전히 군 문제는 남았지만, 작년 한 해 너무 행복했네요.”

 

조무근은 2015년 5월 20일 NC 다이노스와의 선발 데뷔전에서 5이닝 4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장에 서면 오히려 긴장이 풀린다는 그의 말은 과언이 아니었다. 가히 kt를 이끌어 나갈 겁 없는 인재가 등장했다.

 

첫 등판 이후 주위 반응은 어땠어요?

개천에서 용났다? (웃음) 부모님은 ‘네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이라 기쁘다’고 하셨고요. 할아버지 고향이 경상북도 청도인데 마을 입구에 ‘OOO손자 조무근 국가대표 발탁’ 이라는 플랜카드가 붙었어요. 할아버지께서 야구를 많이 지지해주셨거든요. 성공한 걸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고요. 할아버지 산소가 있는 곳에 제 이름이 걸리니까. 제가 잘 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뜻 깊었죠.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질문입니다.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초등학교 4학년 점심시간이었죠. 열심히 축구하고 있었는데 야구부 감독님께서 부르시더니 ‘공 한 번 쳐봐라, 던져봐라’ 하셨어요. 당시 저는 야구부가 있는 줄도 몰랐고요. 그냥 웬 아저씨가 시키니까 그대로 했죠. 부모님 연락처를 물어보더라고요. 알려드리고 집에 왔고요. 며칠 뒤에 부모님이 제게 야구하러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아. 조무근 선수 몰래 뒤에서 얘기가 오간 거군요!

네. 운동을 좋아했지만 야구부의 엄한 분위기 탓에 겁이 났거든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야구를 굉장히 좋아하셔서, 자연스레 시작하게 됐죠. 당연히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셨고요. 야구가 좀 재밌나요? 하다 보니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이 길을 가야겠다 싶었고요. 그게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학창시절 조무근은 어떤 학생이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소심했어요. 친한 사람 아니면 말도 잘 못하고요. 심지어 물건 사야 하는데 슈퍼에서 ‘이거 얼마예요?’ 묻는 것도 잘 못했어요. (웃음) 대중교통 탈 때도 목적지 말하는 게 힘들 정도였고요. 그런데 만나본 모든 감독님들이 ‘소심한 성격은 운동할 때 좋지 않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무조건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쉽지는 않았지만 대학 들어가서 많이 바뀐 편이죠.

 

 

체격이 상당히 좋으신데 따로 비결이 있을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잘 챙겨주셨어요. 제가 이 얘기를 하면 많이들 놀라시는데, 햄버거나 피자 같은 인스턴트 음식을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먹었어요. (웃음) 아버지께서 그런 음식 먹으면 키 안 큰다고 하셨거든요.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만 먹었죠. 고깃집을 하셔서 남은 고기는 다 제가 먹었는데 그 덕에 많이 큰 것 같아요.

 

 

쉬는 날에는 보통 뭐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주로 집에서 자요. 약속 있을 때만 밥 먹으러 잠깐 나가고요. 야구를 하려면 체력이 필요하니까 쉬는 날은 그렇게 돼요. 여자 친구 만나서 문화생활도 하고요. 술자리는 좋아하는데 술을 별로 안 좋아해서 많이 안마시고요.

 

 

문화생활이라면 영화 관람인가요?

네. 영화관에서 키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 있어요. 뒷자리 여성분이 저 때문에 영화가 안 보인다고 쿡쿡 찌르시더라고요. 결국 바꿔드렸죠. (웃음) 아마 자막이 있는 외국영화였다면 그 분은 저 때문에 자막을 보지 못하셨을 거예요. 주로 맨 뒷자리에 앉는 편입니다. (근무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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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갈수록 새롭다

198cm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조무근은 고등학교 재학 당시만 해도 포수였다. 투수로 전향하게 된 것도 그의 큰 키와 관련 있었다. “고등학교 은사님인 박영진 감독님께서 ‘키가 그렇게 큰데 쪼그려 앉아있고 싶냐. 와서 공도 던져봐라.’고 하셨어요. 장난처럼 던지다가 재미를 느끼고 투수로 전향하게 됐고요. 투수를 한다고 했을 때 감독님이 많이 지지해주셨어요. 사실 포수 하면서도 투수해 대한 로망이 있었거든요.”

 

공을 던지고 받아내는 두 포지션을 모두 겪어 본 그는 둘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그에게 비교를 부탁했다. “포수는 내가 요구한 대로 투수가 던져줄 때 보람차죠. 반대로 투수는 내가 마음먹고 던졌을 때 들어가면 기분 좋고요. 투수는 공이 빠르면 좋고 포수는 빠른 공 잘 잡으면 좋고? (웃음) 두 포지션 다 매력적이죠. 사실 포수를 오래 해서 마운드에 섰을 때 소통에 유리한 점도 있는 것 같아요. 포수들이 어떨 때 사인내기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에 웬만하면 포수의 사인에 따르려는 편입니다.”

 

여기서 잠깐! 인터뷰도 좋지만 조무근에 대해 바로잡아야 할 한 가지만 이야기하고 넘어가겠다. 그에 관한 기사 중 갑상선 수술을 받았다는 기사를 볼 수 있는데 본인 확인 결과 이는 오보였다. “수술 받은 적 없는데 기사가 잘 못 나갔어요. 어느 순간 주위 분들이 갑상선 수술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투수를 시작하고 얼마 후에 운동장에 나갔는데 눈앞이 온통 노란 거예요. 한 번 쓰러지고 며칠 앓으니까 십 몇 킬로그램이 빠져있어 병원에 갔어요. 갑상선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갑상선 질환은 심한 운동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저는 운동을 해야만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약을 먹고 있어요. 아! 금지약물은 절대 아니고요. (웃음) 급격하게 운동량이 많아지고 갑자기 키가 커서 그런 것 같아요. 몸이 갑작스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 했나봐요.”

 

 

올해 첫 스프링캠프에 다녀왔잖아요. 해외에서 훈련한 소감이 어때요?

퓨처스 팀은 훈련을 추운 곳에서 해요. 솔직히 가끔 지치기도 했죠. 1군 스프링캠프는 따뜻해서 좋았어요. 확실히 스프링캠프를 가야 야구 할 맛이 더 나는 것 같아요. (웃음) 이번 캠프에서는 시즌을 대비해 몸을 만들었어요. 이제 개막에 맞춰서 페이스를 올려야죠. 해외에 이렇게 오래 나가있었던 적은 처음인데 2~3주는 재미있고 좋았죠. 한 달 지나니까 빨리 한국 가서 공 던지고 싶더라고요. (웃음)

 

 

작년 프리미어 12 대회 이야기를 해볼까요?

제가 잘해서 참가했다고 생각 안 해요. 기술위원회 분들이 가능성을 봐주신 거죠. 기회가 되면 내년 WBC도 나가고 싶어요. 대회 내내 선배님들이 워낙 잘 해주셔서 많이 배우고, 또 친해졌어요. (일본과의 준결승전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가 선발투수였죠. 그 친구가 예선에서도 워낙 잘해서 솔직히 불안했어요. 그런데 선배들은 아니더라고요. (웃음) “오늘 이기고 놀러가자”며 농담도 하셨어요. (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긴장을 풀어주신 게 좋은 결과의 밑거름 같습니다. 아, 그리고 호텔 앞 한식당에 가면 항상 이대호 선배님이 계셨어요. (항상요?) 네. 정말 항상요. 그래서 매번 얻어먹었습니다. (웃음)

 

 

작년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140km초반에서 후반으로 구속이 상승했어요. 그 비결이 뭐죠?

많은 분들이 저한테 구속 상승과 관련된 질문을 던져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면 저한테 맞는 폼을 찾고 그 폼에서 제가 가진 힘을 쓰니까 구속이 올랐던 것 같아요. 체중이 붙은 것도 한 몫 했고요.

 

 

‘근무조’, ‘노예’ 라는 별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균관대 재학시절에도 노예라고 불렸잖아요!

저는 좋죠. 사실 노예는 좀 그렇긴 한데. (웃음) 그래도 팬분들이 지어주신 별명이니까 좋아요.

 

 

훈련을 하면서 느꼈던 본인과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김)재윤 형이요. 2군에서부터 같이 있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1군 올라온 날짜도 같은데 같이 잘 됐어요. 또 재윤이 형도 포수에서 투수로 포지션 전향을 했잖아요. 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친하게 지내는 선수들은 누가 있나요?

재윤이 형, (고)영표, 제 밑에 같이 들어온 (한)상빈이, (엄)상백이, (홍)성무, (주)권이 다 친해요. (웃음)남이 나를 싫어하는 걸 싫어해서 모두와 친하게 지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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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긍정’ 사나이

강점은 어필할수록 좋은 법. 본인이 잘하는 것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패기 넘치는 조무근은 데뷔 2년 차에 구단 최고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감사한 마음과 더불어 부담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무근에게는 긍정과 자신감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구단에서 연봉을 많이 준다는 건 그만큼 잘 하라는 뜻이죠. 못할 수 없잖아요. 바꿔 생각해보면 작년만큼만 하자는 생각도 들어요. 부담이 없진 않지만 저도 기대가 되고 잘 하려고 하고 있어요.”

 

선물 같은 작년 한 해, 조무근이 기억하는 최고의 순간은 언제일까? “지난 8월 두산 전이요. (윤)근영이 형이 올라갔는데 팔이 아파서 1회에 내려오셨어요. 그리고 제가 올라가서 4회까지 던졌죠.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급하게 올라간 거예요. 비록 승리투수는 아니었지만 그날 저희 팀이 이겼거든요. 그 경기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꼭 맞은 옷을 입은 듯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조무근은 더 나아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다. 마무리 투수 장시환과의 경쟁도 마찬가지. “경쟁이라고 생각 안 해요. 시환이 형은 저보다 높은 곳에 있잖아요. 따라잡아야 할 입장이죠. 일단 (장)시환이 형과 비슷해져야 마무리를 할 수 있으니까요. 목표가 있으니까 실력이 점점 늘어가는 게 느껴져요.”

 

그렇다면 조무근이 가장 닮고 싶은 선수는 누구일까. “롤모델은 안지만 선배님이요. 프로 와서 경기 경험을 쌓아가면서 안지만 선배님 기록을 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홀드왕을 해보고 싶어요.”

 

앞선 선배 선수들을 동경하며 그들을 좇고 있는 조무근. 다만 한 가지 염려스러운 건 그가 프로 2년차라는 것이다. 자칫하면 조무근 또한 징크스에 묶이기 쉽다. 이에 불안함을 느끼지는 않을까. “그런 징크스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딱히 없어요. 애초에 부정적인 생각 안 하는 성격이라. (웃음) 제가 2년 차라는 사실 자체를 생각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되게 긍정적인 마인드죠. 그것도 결국 의식하니까 나타나는 것 같아요. 꾸준히 열심히만 하면 징크스 같은 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조무근 하면 ‘장신 투수’ 라는 임팩트가 있는데 큰 키를 가진 다른 선수, 예를 들어 더스틴 니퍼트나 랜디 존슨처럼 큰 키를 활용한 투구법이 있나요?

니퍼트 같은 장신선수들을 따라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한국인 중에 이만큼 큰 키로 성공한 선수가 없잖아요. 제가 잘 돼서 ‘장신투수 하면 조무근’이라고 떠오르도록 만드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요? (웃음) 키 큰 후배들이 저를 따라하도록요. 일본이나 미국의 키 큰 선수들을 봐도 저랑 스타일이 달라요. 그래서 제가 하나의 스타일이 되고 싶어요.

 

 

조무근 선수가 생각하는 본인의 슬라이더는?

키가 커서 다른 사람이 던지는 위치보다 높으니까 그만큼 위협적인 게 아닐까요? 선수들마다 그립도 다르고 저만의 던지는 방식이 있으니까. 제가 슬라이더 하나는 잘 던지는 것 같아요! (웃음)

 

 

정명원 투수코치께서도 장신 투수였죠. 특별히 해주시는 말씀이 있나요?

코치님이 1966년생인데 키가 188cm예요. 그 세대의 188cm면 지금의 제 키와 비슷한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의지하죠. 제가 처음에는 쓰리쿼터로 던졌어요. 릴리스 포인트가 높지 않았죠. 그걸 보신 코치님이 “키가 이렇게 큰데 왜 그렇게 던지냐”고 혼내셨어요. 그 덕분에 주위에서 “정명원 코치님과 폼이 비슷해진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요. 좋은 쪽으로 코치님을 닮아간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투수로서 본인을 평가했을 때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장점은 기존 투수들보다 큰 키? 단점은 구종이 너무 단조롭다는 것? 스프링캠프 때 포크볼 을 개발하려했는데 결정구라고 생각하고 던지기에는 아직 부족해요.

 

 

제구력이 좋다는 칭찬이 많아요! 생활 체육 야구 투수들을 위해 제구력을 높이기 위한 팁 한 가지만 알려준다면?

저는 몸으로 컨트롤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머리로 한다고 생각해요. 공을 던지는데 ‘안 들어간다. 안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계속 안 들어가요. 마인드컨트롤이 공의 컨트롤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조무근을 좋아하는 팬들도 많이 늘어났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작년 시즌 막바지에 한 아저씨께서 ‘2016년 조무근 시즌 성적’을 도화지에 빼곡히 써오셨더라고요. 승, 홀드, 세이브, 평균자책점까지 다 써서 저한테 보여주시는 거예요! 그 기록이 되게 현실적이라 기억에 남아요. 홀드 20개, 세이브 10개, 5승이었어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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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조무근

조무근은 야구선수 이전에 20대 중반의 건실한 청년이다. 선수가 아닌 일상에서의 그가 궁금해졌다.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가던 조무근은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잠깐 고민했다. “음, 딱히 이상형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가수 다비치 노래를 좋아해서 노래 때문에 가수도 좋아졌어요. 유명한 곡 외에도 ‘그런 거니’ 같은 앨범 수록곡이 좋아서 자주 들어요.”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조무근이 마이크를 잡고 있는 모습이라, 그의 손에 쥐어진 마이크는 유난히 작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방에 가서 빼놓지 않고 부르는 그의 18번 애창곡이 궁금하다. “노래방 안 간지 가 너무 오래돼서 가물가물한데, 보통 남자들이 많이 부르는 거 위주로 불러요. VOS 노래나 김장훈 ‘허니’ 부릅니다. (웃음)”

 

조무근은 현재 여자친구와 ‘공개인 듯 공개 아닌’ 연애 중이다. 얼굴이 알려져 연애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을까. “수원 kt 위즈 파크 벗어나면 다들 못 알아 보셔서 어렵진 않습니다. (웃음) 공개 연애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거든요. 어떻게 알려진지 모르겠어요. 언제부턴가 많이들 알고 계시더라고요. 사실 숨겨야 할 입장이기도 하잖아요. 두 달 뒤면 일주년인데, 제가 1군 올라올 때쯤부터 만나서 저한테는 복덩이 아닙니까? 주말 홈경기 하면 보러 와주고 항상 고마워요.”

 

 

자, 이쯤해서 센스를 테스트 해볼까요? 조무근으로 삼행시 한번 부탁드려요!

조: 조금 늦을 수 있겠지만

무: 무럭무럭 자라서

근: 근사한 시즌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삼행시 중 가히 역대급인데요? 그렇다면 갖고 싶은 남자 조무근이 가지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방어율 1점대입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배님께서 몇 년 연속 하셨잖아요. 저도 꾸준히 유지하고 싶어요. 한 번 해보니까 올해도 1점대 해야 할 것 같아요. (웃음)

 

 

kt도 조무근 선수와 같이 kbo리그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데, 2016시즌 팀이 높은 순위에 올라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희 스스로 확실히 작년보다 향상된 걸 느껴요. 특히 타격에서 많이 보강됐잖아요. 바꿔 말하면, 투수진이 조금만 버텨주면 저희도 5강에 들 수 있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 저도 더 열심히 해야 하고요,

 

 

야구선수가 아닌 인간 조무근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스물여섯 살 야구선수에게는 어려운 질문 같아요. (웃음) 아! 한 가지 꿈이 있긴 해요. 제가 대구출신이거든요. 은퇴 후 대구에 제 이름으로 된 야구 학교를 세우고 싶어요.

 

 

데뷔 2년 차 선수에게 이런 꿈을 들은 건 처음 같아요. 조무근에게 데뷔 동기 kt란?

‘삶’이요. 눈 뜨면 이곳에 와 있고 눈 뜨면 모자 쓰고 있으니까 제게는 은인입니다.

 

 

평소 많은 도움을 주셨던 정명원 코치님께 하고 싶었던 말 시원하게 해주세요!

코치님, 저 무근입니다! 항상 신경써주시고 많이 호통 쳐주시는데 저는 그걸 사랑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연차가 쌓이고 나이가 먹어도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수줍)

 

 

드디어 마지막 질문입니다. 올 시즌 기대하고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kt 위즈 조무근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좋은 활약할 수 있게 저도, 선수단도 모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기대하신 만큼 팀 성적도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야구장 오셔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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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 내내 무심한 듯 툭 던지는 그의 입담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자체 심의로 잡지에 실리지 못한 내용도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 조무근 이 남자, 야구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말솜씨까지 소유한 팔방미인이다. 단 한 시즌으로는 이 선수가 가진 실력과 매력을 발산하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작년 후반기 기운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올 한해가 되기를. 에디터가 만난 긍정과 자신감을 모두 겸비한 그라면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제2의 조무근이 될 키 큰 선수도, 조무근의 야구 학교도 꼭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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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6년 4월호(60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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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매거진, 더그아웃, 야구, kt위즈, 조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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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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