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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ACE 라바 한상준 MEMORIES

dugout*** (dugout***)
2015.08.18 16:09
  • 조회 4840
  • 하이파이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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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부터 가진 프로야구 선수라는 꿈. 그렇게 약 12년간 내 꿈을 위해 달렸다. 하지만 역시 프로의 세계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야구와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새로 시작한 배우라는 직업이 다시 내게 야구를 선물해주었다. 지금 나는 무척이나 행복하다.’ 현재 연예인 생활 체육 야구팀 ‘라바’에서 뛰고 있는 배우 한상준의 이야기다. 연예인으로 생활하는 것만 해도 충분히 바쁠 텐데, 대체 야구의 어떤 매력이 그를 홀린 것일까? 배우와 생활 체육 야구 선수를 병행하고 있는 한상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Photographer Ikjo Choi / Editor Jiwon Y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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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프로의 꿈

운동보다는 ‘멋’에 관심이 많았던 초등학교 5학년 한상준. 덩치가 커 보이는 야구 유니폼을 입으면 멋있고, 인기가 많아질 거라는 단순한 이유로 야구를 시작했다. 그렇게 야구를 하며 유년 시절을 지내다 배재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은 프로 진출만 보고 뛴다. 때문에, 하루 8시간 이상 운동을 하는 건 기본이다. 고등학생 한상준은 반나절을 운동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프로의 꿈을 놓아버리고 싶었다. 그렇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야구는 쉽게 그만둘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프로의 꿈에 가까워지려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텼다. 그러던 어느 날, 투수로 뛴 지 2년 만에 배재고 야구부가 봉황기 전국대회에서 8강에 올랐다. 마운드에 올라선 ‘한상준’ 그의 이름 세 글자를 외치는 팬들 목소리에 희열을 느꼈다. 힘들었지만 잘 버틴 시간에 갈고닦은 실력이 그제야 빛을 발했다. 그 순간, 한상준은 큰 성취감을 느꼈다. 힘이 빠져있던 그에게 봉황기 전국대회는 큰 동기부여로 다가왔다.

 

 

하지만 곧 슬럼프가 찾아왔다. “모든 선수에게 슬럼프는 한 번씩 다 찾아와요. 얼마만큼 빨리 빠져나오는 지가 제일 중요하죠. 야구라는 스포츠는 굉장히 애매하기 때문에 그 감을 잊으면 찾기가 힘들어요.” 한상준에게 슬럼프라는 존재는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구멍이었다. 너무 많은 욕심이 원인이었다. 제구가 되지 않거나, 구속이 조금만 떨어지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프로의 꿈이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문제 신경 쓸 시간에 해결되지 않는 점에 지나치게 집중을 많이 했다. 그렇게 슬럼프는 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그를 찾아왔다. 이 문제 때문에 그는 프로 야구단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당시 봉황기에서 활약한 기록으로 한양대학교에 진학했다. 한상준은 당시 빠른 구속을 내세우기보다는 두뇌적인 피칭을 하는 한화 이글스 정민철 투수(현 MBC SPORTS+ 해설위원)를 본보기로 삼았다. 공은 그리 빠르진 않았지만, 그는 다양한 구질로 상대 타자들을 상대했다. 그중에, 그가 제일 자신 있어 하던 공은 몸쪽 공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그보다 더 빠른 구속과 탁월한 제구력을 가진 투수들이 너무 많았다. 결국, 그는 대학에서 졸업하는 동시에 프로야구 선수라는 꿈에서도 졸업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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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배우 인생

야구와 헤어지고 나서 얼마간은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다. 공장에서도 일 해보고 인터넷 설치하는 일을 해보는 등 이것저것 해보면서 살았다. 그러다 중소기업에 들어갈 준비를 시작했는데, 시간이 남았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가 택한 것은 아르바이트였다. 그렇게 한상준은 29살쯤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엑스트라는 단순히 그냥 길을 지나가면 돈을 버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체력적으로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재밌었다. 배우라는 직업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중략)

 

작년 겨울 황정민이 열연한 영화 ‘국제시장’은 천만명의 관객을 이끌어냈다. 한상준도 그 중 하나였다. 황정민의 연기를 본 한상준은 그처럼 다양한 모습을 잘 소화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를 보면서 ‘스펀지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이 목표는 한 분야에서만 간직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더 있다. 바로 뮤지컬이다. 한상준이 생각하는 뮤지컬은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노래로 부르며 연기하는 것’이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뮤지컬을 몇 번 보러간 경험이 있다. 그럴 때마다, 뮤지컬은 그에게 가슴 벅차고 설레는 존재로 다가왔다.

 

 

이렇듯 한상준은 연기에 대한 본인만의 생각이 뚜렷했다. 자신의 미래와 연기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또한, 그는 배우를 시작한 계기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다른 연예인들이 가진 화려함 때문이 아니었다. 본래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 잠깐이라도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어서다.

 

 

여기까지 읽으면, 한상준은 야구는 완전히 버리고 배우라는 세계에서 새롭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에서 야구의 존재감 또한 엄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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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야구의 세계

슬럼프의 늪은 생각보다 깊었다.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스로 모습을 보고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접었다. 그렇게 조금은 허무하고 슬픈 마음과 함께 입대했다. 군 복무 당시, 누나의 친구가 생활 체육 야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순간, 오랜만에 다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도 두근두근 뛰었다. 그렇게 그는 다시 야구의 손을 잡았다.

 

 

처음부터 연예인 야구단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엑스트라로 활동하고 있을 당시, 수영장 광고 촬영을 했는데 그 당시 현재 라바에서 뛰고 있는 윤한솔이라는 배우를 만났다. 그 선수의 조언으로 생활 체육 야구단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선수 출신인데, 생활 체육 야구단에서 테스트라니! 처음에는 기분이 조금 묘했지만, 생각보다 생활 체육 야구단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무척이나 많았다는 것이 한상준의 말이다. 선수 당시에는 투수로 뛰었지만, 생활 체육 야구에서는 만 40세부터 투수로 뛸 수 있기에 타자로 출전하기로 했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생활 체육 야구팀의 첫인상은 ‘복잡’했다. 한 팀의 단원이 한상준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선수 출신이지만, 방망이는 약해!”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에 한상준은 자존심이 상했다. 그는 오기를 가지고 방망이를 잡았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생활 체육 첫 타석부터 홈런! 이곳에서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도는데 웃음이 났다.

 

 

물론 매 경기에서 홈런을 치진 못한다. 선수 출신인 만큼 부담감이 없진 않지만, 지금은 그냥 편안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나선다. 어쨌든 생활 체육 야구선수로 활동하면서 그는 다시 야구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야구장으로 향하는 날은 항상 설렌다. 고등학교 시절, 한상준을 그렇게 힘들게 했던 글러브와 방망이가 이제는 싫증 나지 않는다.

 

 

아버지의 응원도 한상준에겐 큰 힘이다. 현재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는 한상준의 아버지는 야구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항상 그의 경기를 보러 온다. 아버지가 한상준의 경기를 보고 뿌듯해 하면, 본인은 그 두 배로 뿌듯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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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연기, 다른 듯 비슷한 친구들

야구와 연기를 삶의 활력소로 삼는 한상준. 그에게 이 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물어보았다. “야구는 제 인생의 스트레스 해소제예요. 그와 동시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노력의 대상이고요. 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라고 말하며 한상준은 야구와 연기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 둘을 통해 많이 배운다는 것이다.

 

 

선수 출신인 그는 생활 체육을 하는 이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 준다. 그는 야구선수라면 공을 잡는 것과 칠 줄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위에 안타를 잘 못 치는데, 폼을 잡는 것에 치중하는 사람이 있으면 폼보다는 기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을 한 번 더 뒤돌아보고 스스로에게도 기본기가 제일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준다.

 

(중략)

 

보통 사람들에게 야구와 연기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으라고 하면, 아마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을 더 많이 찾아낼 것이다. 하지만, 한상준은 공통점을 훨씬 더 많이 찾아냈다. 연기와 야구는 한상준이 살아가는 이유다. 그 두 가지는 그 어떤 것보다도 한상준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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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 팀원들과 독자들에게 한 마디

라바 팀원들에게: 즐거운 팀 분위기 덕분에 항상 재밌게 야구 하고 있습니다. 늘 지금같이 서로 많이 지켜봐주고, 이해해주시고 이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바 화이팅!

 

 

더그아웃매거진 독자들에게: 더그아웃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상준입니다. 저는 누구의 2세가 아닌, 배우 한상준, 노력파 배우로 남고 싶고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 잘 지켜봐주세요.

 

 

 

못 다한 이야기

한상준이 한양대 재학중일 때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

지금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는 수창이와 한양대 시절 선수로 같이 뛰었어요. 그 친구는 지금도 그렇지만, 대학 시절에도 잘 생긴 외모로 여성 팬이 많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TV 중계하는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었어요. 너무 오랫동안 연습을 했는지, 아니면 긴장이 돼서 잠을 못 잤는지 연습 투구를 하는데 수창이가 코피를 흘리더라고요. 근데 며칠 뒤에 한 팬이 괜찮으냐고, 코피 난 모습도 너무 잘생겼다고 찾아왔었다고 해요. 저도 저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있는 편이긴 한데, 수창이는 못 따라갈 것 같아요. (웃음)

 

 

배우 초창기 시절 힘을 실어준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제가 엑스트라를 하다가 중간에는 광고에도 서브로 출연했던 적이 있었어요. 감독님께서 노홍철처럼 목소리와 행동을 크게 하라고 요청하셨어요. 근데 저는 제 성격상 그게 조금 힘들었어요. 최선을 다했긴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특이하게 연기하려니 힘들었어요. 근데 갑자기 어떤 분께서 옆에서 많이 칭찬도 해주시고 토닥여주셨어요. 보통 못하면 못한다고 혼내는 게 다반사예요. 하지만 그분은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조언을 해주셨어요. 또, 제가 잘하니까 ‘너도 하니까 되네~’라고 칭찬해주셨어요. 마지막에는, 제가 안성기 선배님처럼 좋은 배우가 될 것이라는 말도 해주셨어요. 저는 그 분께 굉장히 큰 자극과 힘을 받았고, 아직도 정말 많이 감사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5년 8월호(52)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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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등급 파죽지세
    • 2015.08.19 18:05
    • 답글

    자세가 좋으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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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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