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마감하는 전국대회 하이트볼 챔피언쉽 축배의 현장
일구이무...두번 다시 오지 않는 지금 이순간, 공 하나하나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던지라는 야구멘토 야신 김성근감독님의 가르침 속에 시작된 2013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전국규모의 토너먼트인 하이트볼 챔피언쉽의 최후의 승부인 결승전에 진출한 두 팀은 3회대회 모두 결승전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세운 단골손님 와콤 블래스트와 구관이 명관이라는 노장투혼을 발휘하며 마침내 첫 번째 패권에 도전하는 초례청 스왈로즈의 한판 승부로 좁혀졌다.
최고는 둘이 될수 없다! 정대원-곽봉환의 완투대결
오전 준결승전을 치루고 더블헤더로 시작된 하이트볼 챔피언쉽 파이널 매치는 준결승전에서 아껴두었던 양 팀이 자랑하는 최고의 투수자원인 정대원과 곽봉환이 팀을 최후의 승자로 이끌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면서 고양국가 대표 훈련장의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준결승전에서 초례청 스왈로즈는 좌완 조규갑을 활용했고 와콤 블래스트 역시 김범주란 필승카드를 이미 사용한 상황에서 승부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양팀 선발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길게 이닝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며 마운드를 지켜낼 수 있을지에 우승의 향방이 달려있었던 셈이다.
먼저 균형을 깨고 달아난 쪽은 와콤블래스트였다. 1회초 초레청의 선두타자 곽장식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자칫 어려운 흐름을 가져갈 뻔했던 와콤은 2루를 노리던 상대주자를 안방마님 김근웅이 멋진 2루송구로 잡아내며 첫번째 위기를 모면했고 정대원이 2회초를 삼자범퇴로 깔끔히 처리하자 2사이후에 좌전안타로 출루한 최종원을 6번타자 김동욱이 우익선상으로 흐르는 3루타를 뽑아내면서 홈으로 불러들인 2회말 기분좋은 선취점을 기록하며 한걸음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8번타자가 만든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은 초레청 스왈로즈
비록 초례청 스왈로즈가 2회 먼저 한점을 내 주며 리드를 허용했지만 8번타자 황현승부터 시작된 3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반격에 나서면서 경기의 분위기를 되찾아 온다. 하위타선인 8번,9번타자가 연속출루에 성공하면서 무사 2,3루라는 최고의 밥상을 차려놓자 리드오프 1번 곽장식이 깨끗한 중전안타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더욱이 홈으로 뛰어들 의사가 전혀 없었던 2루주자를 막기 위해 다급하게 던진 외야수의 홈송구가 포수의 가랑이사이로 빠지면서 백네트까지 흐르는 사이 다시 한점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타자주자마저 3루에 안착한 아쉬운 수비장면은 와콤입장에서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뼈아픈 실책이였다.
불의의 일격을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한 선발카드 정대원이 흔들리는 가운데 2번타자 엄성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3루의 위기를 자초하는 순간 사실상 투수교체의 타이밍으로 보여졌지만 와콤의 벤치는 선발 정대원을 계속 밀어 붙이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번 대회 최고타자에 오른 초례청의 백전노장 임정면을 병살로 처리하면서 와콤이 절대절명의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 3루주자가 귀중한 득점을 올리면서 스코어는 어느새 3-1로 벌어져 버렸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 더욱 노련해질 뿐이다.
결승전에서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며 호투를 보여 준 양팀 선발투수의 맞대결도 볼 만 했지만 실제 결승전의 백미는 초례청의 내야를 진두지휘하면서 삼-유간을 책임지며 철벽수비를 펼친 백전노장이자 베테랑 내야수 이승희와 임정면이란 이름이 빛났다. 어느새 쉰을 훌쩍 넘겨 환갑을 바라보는 58년생, 59년생 노장 콤비는 세월을 무색케 하는 멋진 몸놀림과 폭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면서 노련미를 앞세워 초례청의 내야를 이끌었고 이 두선수의 신들린 호수비에 힘을 얻은 곽봉환은 호투를 거듭하며 스코어보드에 0의 행진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1회말 발빠른 정일의 삼유간의 깊숙한 안타성 타구를 건져 올려 그림같은 연결동작과 깔끔한 송구로 상대의 안타를 훔쳐버리면서 시작된 이승희의 호수비는 4회말 승부처가 된 2사 1,2루의 위기에서 나온 김영균의 삼-유간의 내야안타를 막아낸 뒤 오버런을 하는 2루주자를 노려 지체없이 3루에 송구하는 재치만점의 플레이로 팀의 승리를 이끈 명장면을 연출했다.
유격수 이승희 못지 않게 3루수 임정면의 물샐틈없는 그물망수비 역시 대단했다. 끝까지 추격의 의지를 보이면서 공격을 시도한 와콤의 타자들이 경기후반에 날린 3루선상의 총알같은 날카로운 강습타구 4개를 모두 완벽하게 처리한 노장의 투혼 앞에 경기의 승부는 서서히 초례청 스왈로즈 쪽으로 기울어져가고 있었다.
어설픈 주루플레이, 결국 우승문턱에서 발목을 잡다.
와콤 블래스트 역시 우승을 목전에 둔 마지막 승부에서 쉽게 물러나지는 않았다. 3회말 9번타자 안종민이 끈질긴 승부 끝에 깨끗한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쳐내면서 반격의 기회를 엿봤지만 정대원이 날린 좌전안타성 타구가 다이빙을 하면서 내민 좌익수 엄성환의 글러브로 그대로 빨려 들어가면서 좋은 추격의 기회를 놓쳤고 4회말 반격에서는 장단 3안타와 볼넷 한 개를 집중시키고도 추가점을 뽑지 못했던 2% 부족한 주루플레이가 너무나 아쉬웠다.
4회말 비록 1사이후였지만 5번 김근웅이 좌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2루타로 출루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은 와콤은 최종원의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안타로 기록되었지만 적극적으로 3루를 파고들지 못한 2루주자의 주루플레이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김동욱의 타석에서 벤치에서는 히트앤런 작전이 나왔지만 적극적으로 작전수행을 시도하지 못한 타자로 인해 2루주자가 3루에서 객사하고 말았다. 계속된 공격에서 대타 김영균이 내야안타를 기록하면서 만루찬스를 만들 수 있었던 기회는 2루주자였던 최종원이 이 타구를 좌익수쪽으로 빠져나간 안타라고 미리 판단을 하며 3루에서 오버런을 하는 바람에 상대수비에 걸려들고 만 아쉬운 주루플레이가 연속적으로 거듭되면서 와콤 블래스트는 하이트볼 챔피언쉽 우승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올 시즌 악몽처럼 따라오는 준우승 징크스에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임정면-이재훈 마침내 피말리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다!
와콤의 저력을 감안하면 결코 끝날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기에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생활야구게임에서 결승전내내 이어진 2점차의 스코어는 언제든지 한번의 찬스에서 뒤집어 질 수 있는 상황임이 분명했고 선발 정대원-곽봉환이 끝까지 완투대결을 펼치며 호투를 기록한 결승전은 스코어 3-1의 상황으로 어느덧 마지막 7회에 접어 들었다.
무실책 게임을 펼치며 철벽수비를 보여준 초례청 스왈로즈에 비해 7회초 선두타자를 유격수의 송구실책으로 출루시킨 와콤 블래스트의 수비가 끝까지 아쉬웠다. 상대의 수비실책으로 얻은 기회에서 강상진의 중전안타가 이어지면서 무사 1-3루라는 도망갈 수 있는 찬스가 만들어졌다. 추가점이 반드시 필요했던 초례청의 입장과 더 이상의 실점을 내어주는 것은 사실상 승부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와콤은 극단적인 전진수비를 펼치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전진수비로 곽장식을 3루땅볼로 막아낸 와콤은 후속타자인 엄성환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위기를 모면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역시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힘을 낸 결승전의 히어로는 임정면의 차지였다. 임정면이 날린 좌측의 타구는 김대환과 김영균이 잡을 수 없는 곳에 떨어지면서 초례청이 너무나 귀중한 한 점을 도망갔고 4번타자 이재훈이 두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2루타를 날리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초례청의 선발투수 곽봉환은 경기중반부터 비가 내린 쌀쌀한 그라운드 사정임에도 상대타자의 몸쪽을 파고드는 강력한 직구와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는 날카로운 제구력을 바탕으로 수준급의 완급조절, 그리고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까지 선보이면서 7이닝을 홀로 완투하면서 볼넷 1개와 산발 6안타로 와콤의 강타선을 단 1실점으로 봉쇄했다. 마지막 순간 결승전의 승리투수로 팀을 하이트볼 챔피언쉽 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으로 양팔을 들어 올려 기쁨을 만끽하며 포효했다.
어느새 가을을 지나 이제는 겨울의 문에 들어선 11월의 중순, 2013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전국규모의 토너먼트인 하이트볼 챔피언쉽의 결승은 인천의 강호 초례청 스왈로즈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년동안 쉼없이 달려 온 야구를 향한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 보답을 받았고 우승트로피에 짜릿한 축배를 들어올리는 대세팀으로 초례청 스왈로즈라는 이름이 새겨지는 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