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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육아를 앞 둔 생활야구인에게 선배의 충고!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3.12.11 17:09
  • 조회 4059
  • 하이파이브 0
 결혼과 육아를 앞 둔 생활야구인에게 던지는 선배의 충고!
  
 
아직 생활야구는 포스트시즌 진행 중, 가을야구가 지나치게 숙성을 거듭하면서 영하의 날씨에 꽁꽁 언 손을 녹여가면서 추위라는 10번째 난적을 상대해야 하는 겨울야구를 남겨 놓은 리그들도 간혹 보입니다만 어느덧 2013년 생활야구시즌은 대부분 대단원의 막을 내려갑니다. 오늘 서울에는 출근길에 큰 눈이 내려서 집 근처에 하얗게 눈 덮힌 운동장을 바라보면서 이제 정말 하는 야구와는 당분간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시즌오프 겨울이란 계절속에 깊숙이 들어왔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하지만 만일 당신이 결혼과 육아라는 두가지 과제를 가지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생활야구인이라면 이 겨울을 마냥 방심하고 아랫목을 차지하고 누워 있다가는 다가오는 2014년 야구시즌에는 안방마님에게 험한 꼴을 당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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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평화와 야구장에서의 즐거운 취미생활을 함께 공유하고픈 어느덧 친구들과의 공놀이로 시작한 야구와 신혼일기와 육아일기를 동시에 경험해 온 생활야구 10년차의 선배로써 반드시 참고하시기를 바라는 진심어린 충고 몇 마디를 써 내려 가도록 하겠습니다. 
 
야구는 가능하면 생계의 연장선으로 인식시켜라! 
 
이제 막 신혼집을 마련하고 결혼을 한지 얼마 안 된 신혼의 달콤함(?)에 젖어 있는 풋풋한 팀원들이 가끔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와이프가 일요일 아침에 야구시합 나가려고 열심히 장비를 챙기고 있으면 “자기야, 나랑 계속 살래? 야구나 하며 혼자 평생 살래?” 라는 가슴아픈 질문으로 야구장행을 막는 바람에 갑자기 참석을 못했다며 선배님은 어떻게 10년동안 꾸준히 야구를 하셨는지요? 라는 대답하기 아주 어려운 질문이죠. 
 
일단 야구와 생계를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무조건 찾아내셔야 합니다. 물론 솔직히 내가 좋아서 주말마다 야구장을 찾는 것이 생활야구의 본질이지만 사내동아리 활동, 혹은 거래처와의 연합팀 결성, 동종업계사람과의 교류...평소 직장이나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어떠한 구실을 만들어서 강하게 어필을 하셔야 합니다. 나아가 헤드헌터들에게 나의 존재를 알리고 동료애와 애사심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스포츠 활동의 목적임을 늘 세뇌시키시고 마지막으로 야구경기야 말로 협동심을 길러주는 사회생활의 연장임을 거듭 강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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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부지런히 운동을 하고 있다는 모습으로 어필하셔요! 행여라도 오늘은 뭐 딱히 할 일도 없는데 야구나 하러갈까란 느낌으로 편한시간에 그냥 야구장에 잠시 놀러 나간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시면 절대 안됩니다! 매사에 성실하고 단체활동을 잘하는 직원이 인사고과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믿거나 말거나의 주장과 동시에 오늘은 동종업계 라이벌전이라 지면 인사고과에 큰 영향을 준다라는 허풍도 가끔은 필요합니다. 
 
평일 술자리는 금물입니다! 특히 2차는 자살행위~ 
 
생활야구를 사회생활의 연장선에 있음을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해 주는 인정많은 와이프라고 해도 평일에는 매일 업무상 친목상 잦은 술자리로 인한 늦은 귀가와 주말마다 야구하러 나가겠다면 그 걸 이해해주는 반쪽은 아마 하늘에서 내려 온 천사가 아닌 다음에는 쉽지가 않겠지요? 야구를 재미나게 즐기고 싶으시다면 평소 지나친 음주가무와 술자리는 좀 자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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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득이하게 팀회식이 있다던가 업무상 술자리가 이어진다고 해도 특히 2차만큼은 확실하게 사양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가능하시다면 연말이 아닌담에는 좋아하는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간단하게 마시치고 일찍 일찍 귀가해서 가정에 충실해야 하는 건 기본이겠죠? 그리고 토요일 오전경기를 하다보면 불금 새벽까지 달리다가 야구장으로 날아오는 팀원들이 있는데 말입니다. 체력관리와 팀성적을 위해서도 잦은 술자리는 결코 좋지 않답니다. 피곤의 이유가 모두 간때문이라고요? 아닙니다. 진짜 피곤은 바로 지나친 2차~3차 술자리 때문입니다~ 
 
철저한 피부관리는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한여름 강렬한 태양아래 얼굴이 타는 줄도 모르고 야구 한게임하고 하고 돌아오면 와이프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어디서 나 몰래 농사짓다 오냐? ㅠ.ㅠ;” 덴디하면서도 까칠한 도시 남자를 반쪽으로 꿈꾸는 사모님들에게는 까무잡잡한 수준을 넘어 야구장에서 그을린 거친 피부는 별로 좋아라 하지 않더라구요. 총각때야 돈주고도 한다는 태닝한 피부가 야성미가 넘친다고 했을지 모르지만 유부남에게 야구장에서 얻는 피부노화는 매우 큰 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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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사랑받고 싶은 생활야구인이라면 반드시 경기전 피부관리용 선크림을 뜸뿍 발라 자기관리에 철저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시즌 중 태양아래 거칠어진 피부라면 비시즌인 겨울철 세심한 관리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뽀샤시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중요한 시점입니다. 중년 남자의 피부관리도 당연히 소중하답니다.
  
나의 아픔을 아내가 절대 모르게 하라! 
 
시합중에 상대투수에게 데드볼에 맞으셨다구요? 타구나 송구에 맞아 허벅지에 심하게 멍이 들었다구요? 혹은 슬라이딩하다가 무릎이 깨져서 피가 나더라도 집에서는 절대 아픈척 하시면 안됩니다. 무엇보다도 야구하다가 다쳐서 들어오는 일은 앞으로 야구를 못하게 되는 1순위의 사유가 된다는 것을 명심! 또 명심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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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것이 바로 생활야구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동업자 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운동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행여라도 경기중에 입은 부상이나 나의 아픔을 집사람에게 알려서는 안되는 만큼 상대팀 감독님께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제발 제구안되는 와일드씽 스타일의 강속구 투수는 제 타석에서는 마운드에 세우지 말아주세요~ 
 
졸립다고 주말 절대 낮에 잠들지 마라! 
 
오전 7시 첫 경기, 전날 직장 동료들과 참이슬이나 처음처럼으로 신나게 달리고 새벽에 동틀 때 쯤 와이프 몰래 살금살금 일어나 주섬주섬 유니폼을 챙겨서 한게임 뛰고나면 온 몸이 아주 나른해집니다. 특히, 요즘같이 추운날 경기후에 집으로 돌아와 따끈한 물에 샤워하고 나오면 꽁꽁 얼었던 몸이 서서히 녹아오면서 노곤해지는데 정말 꿀 맛같은 낮잠이 쏟아져 오는 나른한 오후의 오침은 정말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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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드시 기억하세요. 아침 일찍 야구하고 돌아와서 그대로 잠들고 일어났는데 어느새 황금같은 주말이 거의 다 지나버린 늦은 시간...늦으막히 일어나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주말을 마감하곤 하던 총각 시절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었다면 분명 그건 야구하러 나가지 말라는 날벼락을 부르는 지름길입니다. 우린 수험생은 아닙니다만 야구하고 돌아온 날은 허벅지 꼬집으면서 처절하게 낮잠을 떨쳐내야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것 만큼은 절대 절대 기억하셔야만 합니다!
   
가족간의 주말이벤트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오전경기가 있는 날엔 괜시리 당구한게임 치시거나 점심식사 자리에 소맥 말아서 답도 없는 감독놀이 하시지 마시고 집으로 바로 돌아와 경기 중 더러워진 유니폼은 가지런히 벗어 세탁기에 맡기고 얼른 깨끗이 샤워부터 하신 후에 피곤이 몰려와도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동네 한바퀴 나들이+산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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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날씨가 화창하게 좋은 날은 무조건 나머지 시간을 가족들과 쇼핑 or 외출을 하면서 철저하게 봉사하는 시간으로 활용하셔야 합니다. 가능하면 저녁은 가까운 고기집이나 피자집으로 와이프와 함께 외식하러 가시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 
 
각종 기념일을 잘 챙겨주셔야 함은 기본이고 별다른 이유가 없다라도 어떻게 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이벤트를 만들어 주심 좋습니다. 정말 이유를 못 찾으시겠으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생일이라는 이유를 달아서라도 케잌에 폭죽이라도 하나 터트리면 여자는 감동합니다. 아침에 열심히 야구하고 저녁엔 또 프로야구중계까지 볼 수 있는 특혜...이런 호사를 누리면서 살아가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사실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시고 일정이 뜸한 올 겨울 동계훈련을 핑계삼아 가족들과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족여행이라도 떠나신다면 정말 금상첨화겠네요!
 
무슨 생활야구를 취미로 하면서 주의사항이 이리도 많냐라고 하시는 이슈앤대세 독자분들이 계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우리 박찬호만큼 야구로 집안에 돈다발을 안겨주실 수 있는 고액연봉자분이거나 또는 재벌2세라면 해당사항이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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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혹은 육아라는 생활야구의 최대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 엄청난 난관을 앞 둔 야구를 정말 오래도록 하고픈 평범하고 힘없는 샐러리맨 예비아빠들에게 전해주고픈 10년차 선배의 진심어린 메세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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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주옥 같은 글!! 딸 2명 둔 아빠로서 동감 팍팍 됩니다 ㅎㅎㅎㅎㅎ

    • 등급 김남영
    • 2013.12.11 18:10
    • 답글

    역시 연륜이 있는 글이네요...ㅋ..제가 아는분은 오후2시이후는 게임도 하다말고 가는..자기관리가 철저하고요. 제가 보기에 제일 중요한건 내가 야구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는걸 자꾸 어필해주는게 가장 좋은것같더군요...ㅎ

    • 등급 분조야대갈
    • 2013.12.12 02:14
    • 답글

    아~~~~~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잘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 등급 시흥야구천재
    • 2013.12.12 11:54
    • 답글

    하나도 틀리말이 없군요 완죤 공감합니다~~^^

    • 등급 원엔다투
    • 2013.12.12 16:23
    • 답글

    아파도 집에선 티내면 안된다! 공감이죠 ^^ 사진도 제대로 인데요 ㅋㅋ

    • 등급 GM수연아빠
    • 2013.12.12 18:00
    • 답글

    아파도 아픈척 할 수 없는 생활야구가장님들! 오늘도 화이팅임다

    • 등급 야남드2010
    • 2013.12.13 09:06
    • 답글

    왠지 짠하다. 이 땅의 모든 생활야구인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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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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