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광주 챔피언스필드~ 최고라고하기엔 아직 2%부족! 

 드디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들어낸 기아타이거즈의 새로운 홈구장, 약 1,000억원을 들여 지난달 준공한 광주광역시 새 야구장이 지난 설 연휴기간 동안 시민들에게첫 공개되었다. 새로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24일 준공에 이어 시민들의 첫 나들이를 허락했고 3월 8일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맞춰 개장식을 가지게 될 예정이다. 예정대로 순조롭게 공사가 이루어져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2014년 시즌부터 기아타이거즈 선수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며 그동안 가장 낙후된야구장중 하나로 평가받던 무등경기장이 최신식의 시설로 거듭나면서 본격적으로 야구팬들을 맞을 준비를 마친 셈이다.

 물론 기아팬의 염원과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구단의 계보를 잇는 기아타이거즈가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신축구장인 광주 챔피언스 필드는 지금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건설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제약요소로 인해 현존하는 최고의 야구장이라는 찬사를 받기에는 입지선정부터 예산확보, 설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부족함을 간직하고 있기에 아쉬움이 남게 된다.

 선수를 위한 남향?팬들을 위한 동북향? 부득이한 선택과 결정~

 목동야구장에서 한 낮에 야구경기를 해 본 경험이 있는사람이라면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수비중에 본부석 위에 걸리는 태양을 막아 줄 스포츠 선그라스! 종종 강렬한 햇살속에 야구공을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거나 수비시 집중력 저하의 요인이 되기도 하는 만큼 야구장의방위와 입지조건은 그만큼 야구경기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무등경기장을 포함해 지금까지 지어진 대부분의 프로야구가 열리는 야구장의 방향은 선수들을 위한 남향으로 건립되었으며 목동구장과 대구구장만이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을 뿐이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광주야구장은 설계당시부터 기존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남향 혹은 한국야구위원회에서 권고하는 동북향에 대해 선수들과 시민, 야구계에서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남향을 바라보고 만들어진야구장의 경우 수비수들이 해를 등지고 경기를 하게 되므로 수비수들의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반면 챔피언스 필드처럼 동북향으로 만들어진 메이저리그식의 야구장은 선수들보다는 1루측의 홈관중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어 관중친화적인 배치 방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입수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기본설계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유수위 야구장은 대부분 동북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 30개 야구장의 경우 약 24개구장이 동북향의 범위에 포함되고 6개구장이 남향에 가깝다는 조사결과를 내세워 동북향의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광주시는 관계자와 설계팀등 실무자들을 미국에 보내 LA다저스와 뉴욕양키스, 히로시마 등 야구선진국을 직접 둘러보도록 하여 실제 운영 사례를 조사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하여 최적의 야구장의 방향을 선정하였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광주 챔피언스 필드의 입지조건으로는 어쩔 수 없이 처음부터 야구장은 동북향으로 지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불편한 동행! 시한부 인생으로 형제가 된 무등야구장의 진실~

 일단 지금 챔피언스 필드가 태생부터 가지고 있던 불가피한 조건을 알아보자.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기존 광주무등야구장을 그대로 존속시킨채 종합운동장으로 활용되던 종합경기장을 허문 자리에 어렵게 끼워넣기식으로 건립이 추진되었다는 점이다. 신축구장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광주시가 스포츠토토에서 조성된 체육진흥기금 298억원을 얻어내기 위해 신설부지가 아닌 기존 체육시설의 증축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5.18상징물과 기념탑, 성화대와 같은 광주종합경기장의 역사적 가치를 가진 주요 문화재를 그대로 보존하는 방향으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였고 결국설계사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들어설 공간의 제약이 클 수 밖에 없었기에 이미 계획 초반에 정해진구장방향을 그저 관중친화적이라는 형식을 빌어 자기합리화를 시킨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여기서 한가지 더 아쉬운 점은 불편한 동행을 하고 있는 시한부판정을 받은 광주무등야구장의 운명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다. 애시당초 무등구장을 철거할 경우 기아타이거즈가 사용할 대체구장이 마땅치가 않고 유니버시아드가 열리는 특수성을 감안해 기존 야구장을 한시적으로 운영한후 철거의 수순을 밟으려 했던 광주시는 야구계의 반발로 인해 지금은 한걸음 불러나 기존야구장의 존치여부를 추후에 판단하기로 했다. 만약 노후된 시설과 보수비용을 핑계로 기존 무등야구장을 철거할 의도였다면 주먹구구식 행정편의에 따라 일단 급한대로 만들고 나중에 지켜보자라는 근시안적인 생각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백년대계를 감안한 제대로 된 부지위에 챔피언스 필드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신축야구장 계획을 시행하였음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본다. 

 몇 년후에는 어쩌면 광주 무등야구장과 기아 챔피언스필드가 나란히 자리한 흐뭇한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될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 이유는 현재 준공된 챔피언스 필드가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식과 동시에 야구팬이 몰려들게 되면 발생하게 될예상 문제점과 당장 직면하고 있는 여러가지 정황에서 포착되고 있다.

 2만2천명으로 늘어난 수용관중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

 최소규모 2만 2천명에서 장래 3만석규모까지 확장이 가능한 새 야구장은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5만 7646㎡, 관람석 2만2244석 규모로3월15일 시범경기에 이어 4월 1일 정규시즌 공식 첫 경기를 통해 화려한 데뷔를 할 전망이다.

 최근 일반인에게 공개되면서 베일을 벗은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최신식 야구장답게 좌석배치를 지그재그 형태로 구성해서 최적의 관람 시야를 확보한 것은 물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장애우 전용 관람석수를 크게 늘렸고 스카이박스, 가족석, 화장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더해 메이저리그와 같이 야구장내에서 이동을 하면서도야구를 관전할 수 있는 메인콩코스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필드와 호흡하는 열린 스탠드로 야구팬들에게 보다 익사이팅한 야구관전의 편의성를 제공하는 컨셉을 잘 살려냈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최적의 관람여건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날 신설 야구장의 주차면적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도 야구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무등야구장 주변 도로는 마치 커다란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을 지난 광주원정직관을 통해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바 있다.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지 않은 현 위치에서 2만명이 넘는 관람객에 대비한 주차장 확보 면적은 불과 1,115대에 불과하다. 애초 광주시의 수요예측결과에 따르면 최소 3,000대 가량으로 예측되었으나 시공사는 예산상의 이유를 들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보했고 이로 인해 야구장을 찾는 야구팬들의 주차난은 조만간 가장 큰 이슈로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야구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교통정체로 몸살을 앓게 될지도 모르는 현시점에서 광주시는 주차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새 야구장 인근인 임동과 운암동 4곳에 1,007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조금은 비현실적인 대안은 결국 주차공간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무등야구장의 철거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눈을 돌릴지도 모를 일이다.

 도시재생에 기여하고 과거의 흔적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공존을...!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막 문을 연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분명 잘 만들어진 아름다운 야구장이라는데에 이견을 달리할 생각은 없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력과 넉넉한 예산을 가지고 모든 구성요소를 고민하여 만든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장이라고 말하기에는 2%부족한 점이 발견되었다. 흔히 광주에 2개의 야구장이 나란히 들어선 모습에 흐믓한 아빠미소를 짓는 호남지역의 야구팬들에게는 조금 죄송한 이야기지만 아직 운명을 짐작할 수 없는 기존야구장인 무등야구장의생명력은 그리 오래가지 못 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얻으면 옛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잘못된 버릇을 가지고있는 듯 싶다. 풍족한 인프라가 주어진 미국에 비해 우리에겐 허락된 야구장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안될 것이다. 대부분의 경기가 나이트게임으로 열리는 메이저리그의 야구장은 프로야구경기만을 위해 만들어진 야구장으로동북향의 입지에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오후 6시이후 경기가 대부분인 반면 기존 남향으로 만들어진 무등야구장이이대로 사라진다면 관중친화적이자 MLB수준의 야구장이라는 챔피언스 필드에서 태양을 안고 한 낮에 텅빈 관중석을 바라보면서 학생야구와 아마추어 경기를 해야 하는 치명적인 모순에 스스로 빠져들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마저 느껴진다.

 애초부터 챔피언스 필드는 도시의 재생에 기여하고 과거의 흔적을 연결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힌바 있다. 신설야구장의 효율적인 운영은 물론 기존야구장의 관중석을 축소하는 리모델링을 통해 역전의 명수로 기억되는 광주 아마추어 전용야구장으로활용함과 동시에 야구역사공원으로 조화로운 존치대안을 제시함으로 도시와 소통한 열린 스포츠 공원으로써의 진정한 의미를 찾았으면 한다. 주말 야구장을 찾을 때는 가급적 대중교통이용을 통한 교통문제를 보란 듯이 해결해 내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이렇게 아직 산재된 이슈를 이제는 구단과 광주시가 현명한 자세로 깨끗이 잠재워서 챔피언스필드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하고 광주시민+기아팬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한국 최고의 대세 야구장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야구팬의 한사람으로 소원해본다.